달콤 쌉싸름한 파리 산책 국민서관 그림동화 262
유키코 노리다케 지음, 김이슬 옮김 / 국민서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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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그림책이 또 한 권 나왔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달콤 쌉싸름한 파리 산책>은 맛있기만 한게 아니라 공감각적 표현이 묘미인 책이다.

'파리의 산책'이 달콤 쌉싸름할 수 있는 건 바로 파리를 배경으로 반쯤은 현실에 발을 걸치고 있으면서도 반쯤은 환상 속을 거니는듯한 풍경과 건물, 사람들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항상 그렇듯, 작가님들은 이런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떠올리시는지 늘 궁금하고 놀랍다!

주인공인 베르나르 삼촌은 매일 아침 강아지 피비와 함께 크루아상을 사러 가는 게 일상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피비가 평소와는 다르게 혼자 사라져버렸다. 그 때문에 베르나르 삼촌은 평범한 일상, 익숙한 산책 경로를 벗어나 피비를 찾아 여기저기를 다니며 특별한 파리 산책을 시작한다.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피비는 여기저기 발걸음 가는대로 신나게 돌아다니는 중이고, 베르나르 삼촌은 만나는 사람마다 피비를 본 적이 있는지 물어보기에 바쁘다. 나 역시 그림 전체를 보며 감각적인 일러스트를 감상하다가 피비를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목격자의 증언을 따라가며 피비를 찾아보았다. 찾았을 때의 그 반가움이란! 그리고 장면이 진행될수록 피비가 하고 있는 다양한 행동이나 모양새들이 익살스러워서 미소짓지 않을 수 없었다. 발레리나들 사이에서 춤 추고 있는 강아지라니! 얼마나 귀여운가..!!

사진에 다 담을 수는 없지만, 파리 곳곳을 배경으로 펼쳐진 쫓고 쫓기는 둘의 산책은 파리였기 때문에 그 감성지수가 높였던 것 같다. 많은 나라, 많은 도시 중 왜 파리인지는 속표지의 저자 소개를 보고 알았다. 프랑스 문화를 공부하다 파리 예술 전문 학교로 유학까지 다녀온 저자는 아마도 프랑스 파리를 사랑하고, 또한 다양한 디저트를 즐기는 분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림마다, 또 피비와 베르나르 삼촌의 여정마다 파리 곳곳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파리에 다녀와 본 사람은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파리에 가보지 못한 사람에게도 미디어나 책 등을 통해 만들어진 파리에 대한 이미지 등을 떠올리며 파리를 그리워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그림책이다. 그와 동시에, 디저트의 맛과 향을 떠올리며 읽다보니 배불러지는, 아니 배고파지는 책이랄까. 그래도 오감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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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을 흔들면 작은 곰자리 62
시빌 들라크루아 지음, 이세진 옮김 / 책읽는곰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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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나 겨울을 주제로 한 많은 그림책들이 있지만, 스노볼이 주제의 중심인 작품은 잘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스노볼을 흔들면>은 겉표지부터가 매우 감각적이다. 빛 바랜 듯, 오래된 컬러 TV의 화질같은 느낌으로 표현되어 있어서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하는 겨울날 의 감성을 살리고 있다.


스노볼은 하나의 작은 세상이다. 내 손 안에 담는 상상 속의 세상에서는 내가 원하는 만큼 마음껏 눈을 내리게 할 수 있고, 신이라도 된 듯이 전지적 시점에서 눈 내리는 풍경을 관망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게 한다. 윌리스와 루시는 크리스마스 전날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꿈꾸며 대모님으로부터 선물받은 스노볼을 머리 맡에 두고 잠을 청하는데,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아 스노볼을 흔드는 동시에 환상의 세계로 빠져든다. 그런 내용 전개가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는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긴장감은 없지만 평화로웁고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면 추천! 스노볼을 그리거나 만드는 활동을 이어서 하고 싶다면 그 또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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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하루가 궁금해 웅진 세계그림책 230
리처드 존스 그림, 공경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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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하루가 궁금해> 그림책은 제목부터 내 마음에 쏙 들었다. 그야말로 내 마음의 소리랄까. 워킹맘의 저녁은 언제나 분주하고 지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아이들의 오늘 하루가 궁금했다. 올해로 11살이 된 첫째는 알아서 재잘재잘 엄마를 쫒아다니며 오늘 하루의 일을 이야기하지만, 6살이 된 둘째는 엄마와 놀고 싶은 마음은 한가득인 반면 어린이집에서 오늘 하루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는 엄마의 질문에는 "몰라요."하기 일쑤이다.


블럭 놀이, 만들기, 역할놀이, 로보트 변신 놀이, 레슬링(?) 등 둘째가 좋아하는 놀이는 많지만, 엄마가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아하기에 이 책은 놀고 싶은 아이의 욕구와 아이의 하루 이야기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싶은 부모의 마음 사이에 훌륭한 연결 다리가 되어주었다.


그냥 보아도 사랑스러운, 정말 사랑스러워서 흔히 말하는 심쿵을 유발하는 고양이의 발걸음을 따라가며 고양이의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어디에 갔었고 누구를 만났고 무엇을 보았는지, 두려웠던 일은 없었는지 등 고양이에게 질문을 던지며 아이와 함께 고양이의 하루를 엿보는 것 만으로도 즐거운 그림책 읽기 시간이었다. 그리고 사이사이에 아이를 향해서도 똑같은 질문을 던져보았다. 다른 때 같으면 건성으로 대답하고 다른 걸 하고 놀자고 화제를 전환했을텐데, 그림책을 읽는 중에 아이를 향해 던진 질문에는 제법 성의있는 대답을 해주었다. 엄마와의 그림책 읽기 활동의 연장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반복해서 그림책을 읽으며 약간의 변주가 필요하다면, 그림 속 고양이 혹은 강아지들이 지금 무슨 대화를 하고 있을 것 같은지 상상해보거나, 동물들의 포즈를 따라해보거나, 소녀와 고양이의 대화 나누는 장면을 상황극처럼 연출해서 아이의 오늘 하루 이야기를 듣거나 거꾸로 엄마의 하루 이야기를 들려주어도 좋을 것 같다.


그 밖에도 그림책 자체의 매력 포인트가 더 있는데, 앞표지 안쪽의 면지와 뒷표지 안쪽의 면지 그림에 나오는 동물들의 실루엣에 담긴 이야기나, 앞쪽 면지에 들어간 책 제목에 달린 고양이의 작고 귀여운 방울 등이다. 그 밖에도 작가가 그림 속에 숨겨놓은 디테일을 더 찾아보거나 동물들의 사랑스러운 표정을 찬찬히 들여다보면서도 읽는다면 어른에게도 힐링이 되는 그림책 읽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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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엄마 안녕, 로마 웅진책마을 116
김원아 지음, 리페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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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생각을 담아 쓴 서평입니다.


미션 도서를 처음 받아보고 겉표지의 일러스트 분위기나 색감 등이 마음에 들었고, 제목의 '안녕'도 (만남의 안녕인지 헤어짐의 안녕인지는 모르겠지만) 뒤따르는 말인 '엄마'와 '로마'라는 단어가 좋아서 어딘지 모르게 해피엔딩일거라고 기대했던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아니 읽는 중간중간에도 나의 가치관과 부딪히는 부분이 나올 때마다 내가 승아가 된 듯 마음이 아팠고 답답했다. 승아의 마지막에 해탈한 듯한 독백까지도.


살고 싶어서 떠났다는 엄마의 그 말의 무게를 다 알 수는 없지만, 내가 그 사람이 되어보지 않아서 그 입장을 다 모를 뿐 누군가에게는 가족을 두고 떠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이해한다 하더라도.. 승아의 엄마는 성인도 아닌 13살 딸인 승아를 2년만에 다시 만나 너무나 불친절했다고 생각한다. 백 마디의 말로도 13살 승아가 어른인 엄마의 고민과 고뇌, 마음 고생을 다 이해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또 타고난 엄마의 성향이 그러하다 하더라도(나쁜 성향, 좋은 성향이 있다고 판단하지 않고) 본인과는 다른 성향의 딸, 그리고 아이로서 상처받았을 딸을 생각하면 좀 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진정성 있게 마음을 전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물론 2년 간 마음을 담아 승아에게 많은 손편지를 보냈고, 아빠로 인해 그게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승아가 2년의 시간을 더 힘들게 보냈을테고, 2년 만에 만난 엄마와 더 감정의 골이 깊어지게 된 영향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편지가 그동안 승아에게 전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 승아가 2년 동안 얼마나 배신감과 외로움을 느꼈을 지 알게 되었을텐데도 승아 엄마는 13살 승아에게 어른과 같은 이해를 요구하고 있었다. 그리고, 승아와 아빠는 생각의 변화를 겪고 이해하기 힘들었던 상대방에 대해 이해하고자 노력하며 한 발 양보하는 반면, 엄마는 (적어도 이 책에서는) 상대방을 위해 양보하거나 포기하며 변화한 부분이 잘 보이지 않았다.


문학 작품을 읽는 이유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에 공감해보기 위해서라는 어느 작가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책을 끝까지 읽고, 또 서평을 작성하기 위해 다시 읽으면서 승아 엄마의 삶에 공감해보기 위해 열심히 상상력을 발휘해보고 '그럴 수도 있지', '그랬구나' 하고 마음을 다잡으며 노력했다. 또, 승아 아빠에 대해서도.. 또한, 나 역시 모든 언행이 완벽한 어른이라고 할 수 없고, 오롯이 자녀 양육에만 전념하고 뒷바라지 해주는 엄마가 아닌(사실 초등학생 자녀는 이것을 원한다.) 사명감과 보람을 가지고 나의 일을 하는 것이 즐거운 엄마이기에 무조건 승아 엄마를 비난할 수만은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나는 승아의 편에 서서 승아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우선으로 들었다. 어쩔 수 없는 일에 대해 받아들이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이를 새롭게 바라보고 해석하는 건 어른에게도 힘든 일이기에. 자녀 혹은 학생들과 함께 읽는다면 토론 주제를 끄집어내기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흔한 일은 아니겠지만 없는 일도 아닌 이 가정이 겪은 일에 대해서 다루어 준 책이라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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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명랑 초등 창업반 - 기업가 정신을 기르는 초등 창업 수업
이은주 지음, 강은옥 그림 / 이레미디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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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이었을까?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담임 선생님께서 세금 교육을 하시며 학급을 경영하신 사례를 접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청소년기까지, 아니 성인이 되어서도 경제에 관련된 것은 막연하고 어렵게만 느꼈던 사람이고, 돈을 잘 관리하는 방법을 몰라 결혼 전까지는 그저 내 개인 용돈을 제외하고는 부모님께 맡기는 것이 최선이라고만 생각했던 사람이다. 그러다 결혼을 하며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고나니 경제적인 면에서의 여러 크고 작은 결정들을 내가 스스로 내려야 하고 그에 대한 책임도 고스란히 내가(우리 가정이) 져야했기에 뒤늦게 경제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제는 나의 자녀나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길 바라는 부모이자 선생님으로서, 어린 시절부터 돈과 경제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며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더 넓은 시야를 갖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자녀와는 용돈에 대한 이야기도 여러 차례에 걸쳐서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함께 결정하고, 학생들과도 기회가 된다면 경제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했다.

그러던 가운데 <도전! 명랑 초등 창업반>이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초등 창업반? 나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창업'에 대한 이야기라니 큰 호기심이 일었다. 예전에 학급 학생들과 (일회성이긴 하지만) 자선 바자회를 기획하고 추진하여 수익을 내고, 전액을 기부했던 적이 있다. 그것도 수익을 창출한 경험이긴 하지만 지속성은 없었기에 창업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았고, 이 이야기 속 학생들은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어떻게 창업을 하고 그 경제활동을 지속한다는 것일지 궁금했다.

이 책은 실제 창업 수업의 경험이 있으신 선생님께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 쓴 책이라서 학생들이 직접 읽으면서도 옆반 친구들의 무용담을 듣는 기분으로 창업 동아리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다. 또, 이야기 중간에 <어린이 창업 수업> 코너를 통해 창업 수업에 관심있는 선생님이 운영 팁을 얻을 수 있게 잘 소개가 되어있었고, 낯선 금융 용어들에 뜻에 대한 풀이도 함께 나와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고학년이라면 이 책을 스스로 읽어보며 창업에 대한 꿈을 키워볼 수도 있지만, 개인으로서는 한계가 있기에 이렇게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학급 단위로 창업의 과정을 경험해볼 수 있다면 한결 안정적이면서도 유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창업에 대해 두려움과 거부감을 가지고 있던 사람(어른 아이 할 것 없이)의 편견을 깨주는 쉽고 재밌는 책이어서 주변에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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