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이 병관이 생활그림책 시리즈의 신간, <거짓말>그림작가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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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거짓말> 이 이제 막 출간되었습니다. 느낌이 어떠신가요?
매번 책이 나올 때 마다 기분이 좋습니다.(웃음)
이번 책 거짓말은 소재 자체가 조금 무겁잖아요. 지금 세상엔 말도 안 되는 어른들의 거짓말이 난무하는데, 아이의 거짓말을 다룬다는 게 마음이 편치 않더라고요. 그래서 ‘거짓말’이라는 표지 글자에서부터 귀엽고, 가볍게 가려고 노력했어요. 배경은 집 앞 버스 정류장입니다. 이리저리 살펴보다 정류장 표지판에 ‘글 그림’ 작가 이름을 넣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해 봤어요.
참, 표지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지원이 병관이 시리즈를 위해 애써주시는 길벗어린이 직원 분들을 그렸어요. 고마움의 표시라고나 할까요?(웃음)
어릴 적, 기억에 남는 거짓말이 있으세요?
수도 없이 많아요. 우유 급식이 먹기 싫어서 그 돈을 슬쩍했는데, 누나가 일러바쳐서 엄청 맞았어요.(웃음) 제가 가게에서 다량의 초코렛을 사먹는 걸 목격했나 봐요(웃음). 이번 이야기와 비슷해요.

작업실 한 켠에 놓여져 있던 피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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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제목 글자가 정말 깜짝 놀란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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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그림을 잘 그리셨나요? 소질이 있다고 느낀 건 언제셨는지요?
어릴 적엔 축구선수를 했어요, 초등학교 6학년까지. 초등학교 3학년 때쯤 그림에 소질이 있나 하고 느꼈던 것 같아요?? 알았다가(웃음) 어느 날 6.25관련 포스터 그리기 대회에서 상을 받은 거예요. 세상에, 상이라는 걸 나한테도 주는구나 싶었죠.(웃음) 그때 선생님이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게 어린나이에 큰 위안이 된 것 같아요. 더 잘하고 싶은 마음도 생겼고요. 성함이 차승철 선생님이셨는데 얼굴도, 말투도 정확하게 기억이 납니다. 신기하죠.
자연스럽게 그림이 좋아지신 거군요?
그런 셈이죠. 잘한다니까 더 잘하고 싶었던 거죠.
첫 작품, <노래하는 볼돼지>는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으셨는지요?
누구나 노래든 연기든 뭐든지 잘 하고 싶어 하잖아요. 하지만 모두 잘하는 건 아니지요. 생각만큼 잘 안될 때 좌절할 필요 없고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나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그 당시엔 제 방에서 작업을 했는데, 철인부터 쭉 늘어놓았거든요.(피겨(figure) 수집이 작가의 취미이다) 덕분에 조카애들이 놀러 오면 제 방으로 직행했어요. 그때 ‘아이들이 방에서 뭐하고 놀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노래하는 볼돼지>가 시작되었어요.
얼마 전 출간된 <노래하는 볼돼지> 일본판을 보았는데, 볼돼지가 공연하는 부분의 글자가 일어로 바뀌니 또 느낌이 다르던데요?
글자도 그림의 일부이기 때문일 거예요. 글자모양이 바뀌니 당연이 그림도 달라 보일 겁니다. 처음 노래 가사를 그 자리에 얹을 때 노래의 리듬, 소리크기 등을 감안해서 글자로 그림을 그렸어요. 김수철님의 노래를 300번은 넘게 들은 것 같아요.

<노래하는 볼돼지> 한글 그림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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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볼돼지>일본어 그림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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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장면들은 어떻게 구상하시고 또 어떻게 구체화 시키시나요?
우선 원고를 받으면 일단 계속 읽어요. 그리고 버스정류장이나 길거리를 오가면서 주인공들이 뛰어다니는 상상을 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끄적끄적 낙서도 하고 사진도 찍고요. 예전에는 4~500장쯤 찍었는데, 요즘엔 1,000여 장 찍습니다. 이미 전작에서 사용한 구도는 가능하면 배제하고 싶어서요. 그 다음 느낌이 있는 10여 장을 뽑아요. 스케치, 채색하면서도 또 아이디어가 추가되고요. 글이나 그림도 찰흙 덩어리를 조금씩 잘라 내거나 덧붙이는 조소 작업과 비슷한 거 같아요.
<노래하는 볼돼지>의 식탁 장면은 아내가 어렸을 때 놀랐던 이야기를 듣고 구성한 건데요. 어른들이 고기를 먹고 냉면을 또 먹는 것이 참 이상했다고 하 거죠(웃음). 아이의 눈에는 신기올리면서 작"FONT-FAMILY: 바탕">이야기가 재미있으면 기억을 하게 되더라고요.
<두발자전거 배우기>의 병관이와 아빠가 자전거 고치는 장면에서 엉덩이 골이 나오는데요. 그것도 처갓집에 갔을 때 처남이 그렇게 앉아 있는 걸 본 거예요. 말도 없고, 진지한 처남이 엉덩이 골을 드러냈을 때 많이 웃기더라고요. 보통 아빠와 아들이 닮으니까 그걸 표현하면 재미있겠다 싶었어요.

<노래하는 볼돼지> 식탁장면의 일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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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자전거 배우기> 자전거 고치는 장면의 일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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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이 잘 안 될 땐 어떻게 극복하시는지요?
그 순간은 잠깐인 것 같아요. 어차피 하기 싫은 마음도 호르몬이거든요. 신나는 노래를 듣기도 하고, 기분 전환을 하려고 노력하죠.
나무 하나를 그린다고 해도 그건 그냥 나오지 않아??원에만 나가도 멋있는 나무들이 많으니 촬영도 하고 스케치도 하는 거죠. <지하철을 타고서> 할 때도 안 풀리면 카메라 들고 나가서 촬영하곤 했어요.
언제 그림책 작가가 되길 잘 됐다고 생각하세요?
제 아이에게도 추천해 줄 수 있을 만큼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즐겁게 책을 읽어주고 또 나를 만나서 즐거워 해 주니까. 강연회 가면 아이들에게 한 장씩 그림을 그려주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더라고요.
<거짓말> 김영진 그림 작가와의 만남 - ② 지원이 병관이 시리즈와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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