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드리미디어] 새로나온 책 《중국인 이야기1》

 


만화(역사만화) | 2012년 12월 10일 발행 | 170*240㎜ | 248쪽 | 값 12,000원 | ISBN : 978-89-88404-00-3

 

책 소개

 

≪중국인 이야기≫는 만화가인 저자가 자신의 삶을 통해 격동하는 중국 현대사의 현장을 생생히 담아낸 자전 만화 작품이다.

지난 60여 년간의 중국 현대사, 특히 마오쩌둥 치하 30여 년간의 역사는 오늘날에도 중국 당국이나 중국인들이 섣불리 언급하기를 꺼리는 대단히 민감한 시대다. 더구나 이 책의 저자 리쿤우는 수십 년간 국가와 당의 선전 업무에 종사해온 국가 공식 화가일 뿐만 아니라, 현재 중국공산당 당원이기도 하다. 이런 위치와 배경을 가진 저자가 정치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이처럼 민감한 소재를 다루어내기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저자는 체제나 현실에 대한 어떤 찬양도 비판도 없이,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겪었던 사실만을 있는 그대로 묘사함으로써, 그리고 평가는 오롯이 독자와 뒤 세대의 몫으로 남겨둠으로써 이 일을 해낸다.

프랑스인 친구 필리프 오티에의 도움을 받아 4년여의 작업 끝에 2009년부터 2011년에 걸쳐 3권으로 완간된 ≪중국인 이야기≫는 프랑스 출판사에서 프랑스어로 처음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그 동안 한 번도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았던 중국 현대사의 내면 풍경을 낱낱이 묘사해낸 자전 만화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1권은 프랑스 언론인비평가협회가 뽑은 그해 최고의 아시아 만화 5권 중 하나로 선정되었으며, 벨기에 국립만화센터의 그해 전시할 대표작으로 선정되었다. 또 2권은 케데불(Quai des Bulles) 만화제의 우에스트프랑스 상(LE PRIX OUEST-FRANCE)과 뛰어난 역사 만화에 대해 주는 샤토드슈베르니 상(Prix Château de Cheverny)을 수상했다.

≪중국인 이야기≫ 3부작 중 1권 ‘아버지의 시대’는 1976년 마오쩌둥의 죽음까지를 다루고 있으며, 2권 ‘당의 시대’와 3권 ‘돈의 시대’는 1980년대 개혁 개방 시대부터 2000년대인 현재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저자 자신이기도 한 주인공 소년 샤오리의 관점에서 묘사된다. 샤오리는 1955년에 윈난 성 쿤밍에서 태어난다. 1949년 마오쩌둥과 공산당이 장제스와 국민당을 타이완으로 몰아내고 공산주의 혁명을 완료한 때로부터 6년 뒤다. 주인공이 속한 이 세대는 마오쩌둥 정권 아래에서 마오쩌둥 사상에 따라 마치 거푸집으로 주조되듯이 길러져, 훗날 ‘마오의 아이들’이라 불리는 홍위병으로 자라나는 세대다.

아직 젖먹이인 아들에게 “마오 주석 만세!”라는 말을 해보라고 시키는, 헌신적인 공산당원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던 샤오리가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큰 사건은 대약진 운동(1958~1962)이다. 이 운동으로 “온 나라가 도취에 가까운 흥분 상태”에 빠져든다. 한순간에 모든 사생활이 사라지고, 온 나라의 쇠붙이를 거둬 녹이고, 땔감이 부족하자 온 산의 나무를 베어낸다. 또 전 국민이 동원되어 파리, 모기, 쥐, 참새를 잡는다. 그 여파로 땅이 황폐해지고 해충이 창궐해 3년간 흉년이 들고, 결국 기근으로 최대 1천만 명 이상이 굶어죽는 대참사가 빚어진다. 그로부터 몇 년 뒤에 문화대혁명(1966~1976)이 벌어진다. 겨우 11살인 샤오리도 저자가 “광기”라는 말로 묘사한 홍위병의 대열에 합류한다. 친구들과 전투 여단을 만들어 ≪마오쩌둥 어록≫을 들이대면서 식당, 사진관, 목욕탕, 미용실 등을 돌며 혁명 임무를 수행한다. 나아가 학교 선생님들을 고발 비판하고 욕보이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문화대혁명의 광기는 충성스런 공산당원 가족인 샤오리 일가에게도 재난의 손길을 뻗친다. 학교 친구의 폭로로 조상들의 부끄러운 과오가 드러나게 되는데…

≪중국인 이야기≫는 지난 60여 년간의 중국 현대사를 한 사람의 인생 여정을 통해 통찰함으로써, 여태껏 아무도 보지 못했던 한 사회의 내면을 낱낱이 드러내 보여준다. 그리하여 오늘날 세계 초강대국의 하나가 된 중국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되어왔는지, 그 속에서 중국인들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 소개

 

리쿤우(李昆武)

1955년 중국 윈난 성(雲南省) 쿤밍(昆明) 시에서 태어났다. 1972년 인민해방군에 입대했으며, 1979년 중국-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 1980년부터 30년간 ≪윈난리바오(雲南日报)≫사에서 일했다. 현재 중국공산당 당원이자 중국신문만화연구회 상무이사, 윈난성미술가협회 이사다. 중국 유명 만화 잡지들에 작품을 발표해왔으며, 지금까지 30종이 넘는 만화책을 출간했다. 대부분 자신의 고향 윈난 지방에 대한(그중에서도 특히 소수민족이나 역사 유적지에 대한) 타큐멘터리로 대개 자전거 여행담 형식을 취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윈난십팔괴(雲南十八怪)≫ ≪뼈에 사무치는 풍정(風情入骨)≫ ≪꽃 바람난 도시(都市花花心)≫ ≪변방의 풍정 속을 거닐다(邊疆風情游)≫ 등이 있다.
2009년부터 2011년에 걸쳐 완간된 ≪중국인 이야기(Une vie chinoise)≫는 전체 3부작으로 4년여의 작업 끝에 프랑스에서 처음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격동의 중국 현대사를 생생히 담아낸 자전 만화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2010년 우에스트프랑스 상(LE PRIX OUEST-FRANCE)과 샤토드슈베르니 상(Prix Château de Cheverny)을 수상했다.



필리프 오티에(Philippe Ôtié)

프랑스 외교관. 10년 넘게 중국을 비롯한 극동아시아에서 살아왔다. 리쿤우를 도와 ≪중국인 이야기≫의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 현재 후난 성(湖北省) 우한(武漢)에 거주하고 있다.

 

본문 중에서

 
  • 결국 우리는 중국을 나무도, 벌레도, 쥐도, 새도 없는 불모의 땅으로 만들어버렸다. …
    3년 동안 중국은 기나긴 역사상 최악의 기근을 겪었다. …
    삼촌 한 분이 소 먹이를 놓고 소와 다투다 뿔에 받혀 죽었다. 또 다른 삼촌은 흙을 먹으며 연명하다 결국 죽을 만큼 심각한 변비에 결렸다. …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죽어갔을까? 오늘날에도 역사가들은 여전히 사망자 수에서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500만, 800만, 1,000만? -p.91

  • 아… 광기에 자신을 고스란히 내맡기는 일은 얼마나 큰 쾌감이었던가!
    어제 수백만의 보잘것없는 물방울에 불과했던 우리가 오늘은 그 무엇도 거스를 수 없는 세찬 급류를 이루고 있었다. 연장자도, 세도가도, 성인(聖人)도 거스를 수 없는. -p.147

  • 부모님이 어떤 잘못을 했든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멈출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마오 주석에 대한 사랑을 멈출 수 없었다. 환멸과 재난과 죽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우리의 숭배는 당시 절정에 이르러 있었다. 어디서나 그의 말, 그의 시, 그의 글씨가 인쇄되고 있었다. 유통되는 그의 ≪어록≫은 수억 부에 달했다. 수천 톤의 배지와 메달, 그리고 포스터, 그림, 벽화, 초상화는 붉은 바다라도 하나 만들 수 있을 정도였다. -p.208


언론·전문가 서평

 
  • 이 작품은 오늘날 세계 초강대국이 된 중국의 심장 속으로 우리를 이끌고 가, 지금까지 중국이 무엇을 잃어버렸고 무엇을 얻었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가디언

  • 이 책은 때로는 장예모의 영화 인생을, 때로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논픽션으로 다시 보여주는 듯한 흥미진진하고 흡인력 있는 작품이다. -에이브이클럽

  • 이야기는 현실을 미화하지도, 멜로드라마로 빠져들지도 않는다. 그저 무정부 상태에 빠진 당시 상황이 얼마나 혼란스럽고 기괴했는지를, 있는 그대로 생생히 그려낸다. -르몽드 2

  • 리쿤우는 중국 당국이 지금까지도 직시하기를 꺼리는 시대의 초상을 과감히 묘사해낸다. -텔레라마

  • 이 책은 오늘날의 중국이 어떻게 형성되어왔는지, 그 실상은 어떠했는지를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다. -리르

  • 1949년 마오쩌둥의 공산주의 혁명 이후 중국 사회의 변화를 다룬 뛰어난 개인적 증언. -리브르 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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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야 넌 뭘 했니?
여을환 l 그림 윤지 l 발행일 2012년 12월 10일

여우가 살코기를 물고서 달아나는데 개가 쫓아와요. 여우는 바위틈으로 들어가 개를 따돌리고서, 코랑 귀랑 주둥이랑 눈이랑 앞발이랑 뒷발이랑 꼬리에게 “넌 뭘 했니?”라고 물어보지요. 꼬리는 과연 무얼 했을까요?
묻고 답하기 방식의 대화, 난세스적인 이야기, 단어의 반복 등 아이들이 열광하는 말놀이의 특징이 잘 살아있습니다.

난센스의 즐거움이 있는 엉뚱하고 재미난 이야기
여우가 살코기를 물고 달아납니다. 개가 눈치를 채고 여우를 쫓기 시작해요. 여우는 산으로 도망쳐서 얼른 바위틈으로 숨었어요. 안심이 되어 기분이 좋아진 여우가 묻습니다. “코야, 넌 뭘 했니?” 코가 대답하지요. “맛있는 살코기 냄새를 맡았지.” 귀와 주둥이, 눈과 앞발, 뒷발에게도 물어요. 제각각 개가 쫓아오는 소리를 듣거나, 살코기를 꽉 물고 있거나, 숨을 곳을 찾거나, 쌩쌩 달렸다고 대답하네요. 이제 여우가 꼬리에게 묻습니다. “꼬리야, 넌 뭘 했니?” 꼬리가 대답하지요. “개가 따라오라고 살랑살랑 흔들었지.” 코랑 귀랑 주둥이랑 눈이랑 앞발이랑 뒷발이 화가 나서 꼬리를 밖으로 내쫓았어요. 그러자 밖에 있던 개가 “왕!” 꼬리를 물어 버려서 여우 꼬리가 꼬부라졌다는 엉뚱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말도 안 된다고요? 그렇지만 혼자서 일인다역으로 역할놀이를 즐기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지어내는 아이들에게는 아주 기발하고 재미난 발상이에요. 쫓고 쫓기는 도입부와 여우의 천연덕스러운 문답, 꼬리가 꼬부라지는 상상 밖의 결말까지, 이 책은 한창 말을 익히고 노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할 거예요.

말놀이의 특징을 살려 쓴 글
아이들이 말을 배울 때, 어느 시기에는 폭풍처럼 말을 쏟아 냅니다. 새로운 말을 만들어 내거나, 말도 안 되는 말을 그럴싸하게 하거나, 허풍을 떨기도 해요. 주위의 온갖 사물과 대화하고, 어떤 때에는 혼자서 목소리까지 바꿔 가며 이야기를 주고받지요. 이 시기에는 말의 일관성이나 정확성보다는 말의 리듬과 의미 없는 말장난을 즐기며 마음껏 상상력을 펼치게 되는데, 이런 행동은 아이들이 넓어진 경험의 폭을 언어를 통해 소화하는 과정입니다. 아이들은 말놀이를 통해 어휘의 습득과 변형, 확장에 익숙해지고 창의적인 사고의 밑바탕을 기르는 거예요. 그래서 한창 말을 배우는 시기에는 아이들에게 말놀이를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하지요.
이 책의 글을 보면 묻고 답하기 방식의 대화, 난센스적인 이야기, 단어의 반복 등 아이들이 열광하는 말놀이의 특징이 잘 살아 있습니다. 이런 특징은 전래동요와 옛날이야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요소들이에요. 실제로 글 작가는 오랫동안 옛날이야기를 공부하면서 자기 몸과 말을 하는 여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이 책을 구상했습니다. 옛날이야기에 단편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의 특징에 착안하여 간결하고 인상적인 말놀이와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엮어낸 것이지요.

상상력을 자극하는 풍성한 그림
그림 작가는 글에 드러나지 않은 배경을 설정하고 크레파스, 물감, 색연필 같은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간결한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었습니다. 먼저 여우와 개가 사는 장소의 이미지를 구체화하고 아저씨가 트럭에 살코기를 싣고 오는 장면을 더하여 이야기에 현실감을 부여했어요. 여우가 살코기를 뺏어 바위틈으로 숨기까지 숨 가쁘게 쫓고 쫓기는 장면에서는 시점을 점점 멀어지게, 배경은 밝게 확장시켰고요. 그래서 여우와 개의 달리기가 간결한 글과 어우러져 훨씬 경쾌하고 속도감 있게 느껴지지요. 여우가 바위틈 속에서 이야기할 때는 여우의 상상을 배경으로 그려 말도 안 되는 여우의 행동을 그럴듯하고 실감 나게 했습니다. 꼬리가 꼬부라진 여우의 모습을 묘사할 때는 눈물을 찔끔 매단 얼굴은 작게 그리고 꼬부라진 꼬리를 크고 과장되게 그려 이야기의 우스꽝스러움과 엉뚱함을 강조했지요. 살코기를 먹으며 웃고 있는 여우의 모습과 밤중에 자기 집에서 쉬는 여우의 모습까지 그려 넣어 더욱 유쾌하고 흡족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글 여을환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딸아이에게 훌륭한 그림책과 옛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어린이의 독자적인 세계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경기도 용인에 살면서 어린이책 비평과 창작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림 윤지
대학에서 디자인을, 대학원에서 일러스트를 공부하였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대단한 방귀》가 있고, 그린 책으로 《민들레 친구들》, 《열두 살의 판타스틱 사생활》, 《너에겐 고물? 나에겐 보물!》, 《내 이름은 김신데렐라》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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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짝!
글·그림 곽상주 l 발행일 2012년 11월 25일

아이가 제법 잘 걷게 되면 폴짝 뛰는 놀이를 합니다. 낮은 곳을 뛰어오르는 것부터 시작해서 점점 높은 곳에 도전하지요. 폴짝 뛰는 동작의 긴장감과 즐거움을 표현한 아기 그림책입니다. 더불어, 작은 것 위에 큰 것이 앉는 아이러니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또한 이 책의 매력입니다.

폴짝 뛰는 동작의 긴장감과 즐거움을 표현한 아기 그림책
메뚜기가 폴짝 뛰어서 바위 위에 앉았어요. 개구리가 폴짝 뛰어서 메뚜기 위에 앉았고요. 그 위에 고양이와 코끼리가 차례로 폴짝 뛰어서 앉아요. 바위 위에 메뚜기, 메뚜기 위에 개구리, 개구리 위에 고양이, 고양이 위에 코끼리가 앉은 거예요. 그러다가 모두 함께 사방으로 폴짝 뛰어요. ‘폴짝!’이라는 말과 몸을 쭉 펴고 도약하는 동물들의 동작이 딱 맞아떨어지면서 즐거움을 주는 그림책이에요. 다 같이 폴짝 뛰어 화면 밖으로 튀어 나가는 마무리가 유쾌한 느낌을 더해 주지요.

한편, 작은 동물 위에 점점 큰 동물이 올라앉는다는 상황이 놀라움과 긴장감을 불러일으켜요. 책장을 넘기면서 ‘이번에는 얼마나 큰 동물이 나올까? 아래 있는 동물이 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과 긴장감이 커지지요. 맨 아래 있는 메뚜기는 동물들이 차례로 올라앉을 때마다 눈이 감기고 다리도 납작 눌리지만, 씩씩하게 잘 버텨 내요. 어른들보다 작고 약한 아이들 눈에는 메뚜기가 더 놀랍고 대단해 보일 거예요. 폴짝 뛰는 동작이 주는 쾌감과 더불어, 작은 것 위에 큰 것이 앉는 아이러니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에요.


정서적, 신체적 성취감을 주는 폴짝 놀이
아이가 제법 잘 걷게 되면 폴짝 뛰는 놀이를 합니다. 처음에는 낮은 곳을 뛰어오르기 시작해서 점점 높은 곳에 도전하지요. 걸어갈 때 아이의 양손을 잡아 주면 더 높이 더 멀리 뛰며 즐거워합니다. 아이는 움직이기 전의 긴장과 성공한 뒤의 성취감을 번갈아 느끼면서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을 즐깁니다. 폴짝 뛰는 것은 아주 간단한 놀이지만 아이에게 신체적, 정서적으로 만족감을 주고 자신감을 키워 줍니다. 작은 메뚜기부터 커다란 코끼리까지 여러 크기와 모양을 한 동물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큰 즐거움을 줄 것입니다.


반복적인 리듬을 살린 구성과 동작의 효과를 극대화한 간결한 표현
이 책은 폴짝 뛰는 동작과 앉아 있는 모습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메뚜기가 폴짝!”하는 글과 함께 메뚜기가 몸을 쭉 펴고 뛰는 그림이 나오고, 책장을 넘기면 “바위 위에 앉았어요.” 하는 글과 함께 몸을 웅크리고 앉은 메뚜기가 나와요. 두 장면을 다 보아야 하나의 문장이 완성되고, 폴짝 뛰어서 앉는 동작도 완성되지요. 같은 구조의 글과 그림을 반복하여 리듬을 살렸고, 등장인물을 하나씩 추가하는 점층적인 구성으로 다음 장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디테일을 생략한 간결한 그림은 인물의 동작을 효과적으로 보여 줍니다. 갈색 바위, 녹색 메뚜기, 파란 개구리, 검정 고양이, 회색 코끼리 식으로 단색을 써서 형태감을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뛰고 앉는 동작이 한눈에 들어오지요. 등장인물의 시선과 표정에도 저절로 눈길이 가서, 커다란 동작 외에 작은 변화를 읽어 내는 재미가 있습니다.



글·그림 곽상주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보이지 않는 새》, 《배가 고파요》,《폴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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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를 탄 사서
원작 가와하라 마사미 l 글·그림우메다 슌사쿠 l 발행일 2012년 10월 15일

주인공이자 직접 초안을 쓴 원작자 가와하라 마사미는 실제로 일본 최초의 휠체어를 탄 사서입니다. 차별과 편견이 가득 찬 시선을 거두고 휠체어 생활을 하는 가와하라 마사미에게 보물 같은 기쁨이 되어 준 아이들. 그 아이들과의 소중한 만남을 전합니다.

“도서관에나 들러 볼까?” “관둬, 관둬! 재미없어.”
평범한 개구쟁이 마사후미, 이치로, 겐타는 오늘도 심심합니다. 뭘 해도 재미없고 시시한 하굣길. 게다가 교실에서 시험점수로 놀림도 받았습니다. 이때 “도서관에나 들러 볼까?” 이치로가 말합니다. 도서관은 오래된 책들만 있는 재미없는 곳이라며 고개를 젓던 겐타와 마사후미도 새로운 선생님이 왔다는 이야기에 귀가 솔깃합니다. 그런 데다가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니요.
한달음에 도서관에 간 아이들은 가와하라 선생님을 만납니다. 막을 새도 없이 사서 자리에 들어와 휠체어를 만지기 시작하며 멋진 걸 타고 있다며, 정말 장애인이냐며 선생님의 발도 만져보고 손목도 잡고 흔들어 봅니다. 선생님은 선뜻 휠체어를 내어 줍니다. 하지만 느리고, 턱 넘기도 어렵고, 바퀴 돌리기도 힘들고……. 호기심 가득했던 아이들에게 휠체어 타기는 생각보다 재미가 없습니다.

조금 먼저 알아채고, 넌지시 일러주는 어른을 만난 아이들
며칠 뒤 겐타와 이치로와 작은 다툼이 있던 날, 마사후미는 혼자서 도서관에 갑니다. 싸우기라고 했느냐는 질문에 “아저씨가 게으름을 피우지 않나 감시하러 온 거”라며 뾰로통한 얼굴입니다. 그런 마사후미에게 가와하라 선생님은 고보리 할머니 집에 들러 책을 전해 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얼마나 중요하고 귀한 일을 하는 것인지도 기분 좋게 일러주면서요.
무료하고 심심하던 차에 들러 본 도서관에서 만난 가와하라 선생님은 호기심에 어린 눈으로 스스럼없이 다가서는 아이들을 기꺼이 보듬어 주는 어른입니다. 보자마자 달려들어 신기한 휠체어뿐만 아니라 팔다리 여기저기까지 만져보는 마사후미의 행동을, 멀리서 빤히 쳐다보거나 외면하는 것보다 낫다고 말하며 넉넉하게 받아 주는 어른이지요.
선생님이 아이들과 가까워지는 과정 역시 자연스럽습니다. 함께 다니던 친구들 없이 혼자 도서관에 들른 울적한 마음을 조금 먼저 알아채고, 곁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자신의 아팠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통해 넌지시 일러 줍니다. 게다가 중요한 임무를 주어 소중한 사람이 되었다는 들뜬 마음을 갖게 하지요.
스스로 무언가를 할 기회를 주고, 그 과정을 지켜보고, 이야기를 들려주고 들어주는 가슴 따뜻하고 지혜로운 누군가가 있는 공간. 도서관을 지루한 공간으로 생각했던 아이들은 그렇게 가와하라 선생님과 도서관과 친해집니다.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눈 뒤로, 뭐랄까, 내가 나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아.”
이 그림책의 원본이라 할 《휠체어 사서, 마음을 빌려 주다》의 출판기념회 자리, 가와하라 마사미를 만난 우메다 슌사쿠는 이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면 어떨지 제안합니다. 그로부터 한참 시간이 지나 가와하라 마사미는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꾸리고, 우메다 슌사쿠는 그림책으로 만듭니다. 우메다 슌사쿠는 아이들 사이에서의 집단 괴롭힘을 생생하게 다룬 그림책 《모르는 척》의 작가로, 우리나라에서도 1996년 번역 출간된 이래 29쇄를 거듭하며 사랑받고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휠체어를 탄 사서》는 평범한 세 개구쟁이와 한 사서가 가까워지고 마음을 나누는 과정을 경쾌하게 그려 낸 그림책입니다. 글은 세세한 묘사나 장황한 설명 대신에 인상적인 에피소드들을 간결하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인물들의 감정과 심리 상태의 변화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림 역시 단순하면서도 유쾌한 필치로, 장면의 특징을 잘 살려내고 있습니다. 특히 주황색과 검은색만으로 채색된 그림은 작가의 개성을 살리며 색다른 매력을 전합니다.
네 살 때 소아마비에 걸려서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는 가와하라 마사미에게 보물 같은 기쁨이 되어 준 아이들. 차별과 편견이 가득 찬 시선을 거두고 얼음이 녹듯이 품 안으로 뛰어들어온 그 아이들과의 만남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가와하라 마사미.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눈 뒤로, 뭐랄까, 내가 나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아.” 그림책 속 마사후미의 말처럼, 기분 좋은 설렘을 전하는 책, 《휠체어를 탄 사서》입니다.


원작 가와하라 마사미 (河原正実 かわはら まさみ)
1948년 후쿠이 현에서 태어났으며, 네 살 때 소아마비에 걸려서 그 뒤로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1980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휠체어를 탄 사서’가 되어 현재, 후쿠이 현 미가타 도서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1988년 베트남 정부로부터 베트남 어린이들에게 휠체어를 보내준 공로를 인정받아서 호치민 명예시민 상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 《휠체어 사서, 마음을 빌려 주다》, 《책에 둘러싸여서》 등이 있습니다.
글·그림 우메다 슌사쿠 (梅田俊作 うめだ しゅんさく)
화가이자 그림책 작가입니다. 1942년 교토에서 태어났습니다. 《모르는 척》으로 일본 그림책 대상을, 《열네 살과 타우타우 씨》로 일본 그림책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돌려 줘, 내 모자》, 《얼룩고양이와 할아버지》, 그린 책으로 《그래도 우리 누나야!》, 《잠자리 꽁꽁, 내 손 끝에 앉아라!》 등이 있습니다. 아내 우메다 요시코와 함께 쓰고 그린 《모르는 척》은 아이들 사이에서의 집단 괴롭힘을 주제로 한 책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습니다.
옮김 고대영
서울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길벗어린이 출판사에서 편집주간을 맡고 있습니다. 지원이와 병관이를 주인공으로 한 여덟 권의 그림책 《지하철을 타고서》,《용돈 주세요》, 《손톱 깨물기》, 《두발자전거 배우기》, 《거짓말》, 《집 안 치우기》, 《먹는 이야기》, 《칭찬 먹으러 가요》와 그림책 《아빠와 아들》, 《누나가 좋다》를 썼으며, 《시계 그림책 1, 2》를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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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토끼의 선물
글·그림문승연 l발행일 2012년 8월 15일

《안녕, 달토끼야》에 이은 ‘달토끼와 친구들’의 두 번째 이야기.
쥐, 뱀, 곰, 거북이와 달토끼는 각자 친구에게 자기가 가진 소중한 것을 선물하면서 선물이 갈수록 늘어납니다. 결국 '모두의 선물'로 훈이네 집에서 잔치를 하며 선물 주는 기쁨을 한껏 즐기게 되지요.
전편에 이은 석판화로 표현된 그림이 더욱 포근하고 환상적으로 펼쳐집니다

달토끼와 친구들의 행복한 선물 잔치
이 책은 《안녕, 달토끼야》에 이은 ‘달토끼와 친구들’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전편인 《안녕, 달토끼야》에서는 땅에 사는 훈이가 하늘로 올라와 달토끼와 쥐, 뱀, 거북, 곰과 함께 떡을 만들어 나눠 먹으며 친구가 되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달토끼가 친구들에게 떡을 싸서 선물로 주었지요. 《달토끼의 선물》은 여기서 시작합니다.
쥐는 달토끼가 선물한 떡을 먹으며 생각했어요. ‘선물은 참 좋은 거구나. 나도 친구에게 선물을 해야지.’ 쥐는 가장 소중한 나팔을 뱀에게 선물합니다. 뱀은 곰에게, 곰은 거북이에게, 거북이는 다시 달토끼에게 선물을 해요. 모두 친구를 기쁘게 해 주고 싶었고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친구를 보며 행복했지요. 달토끼와 친구들은 선물 잔치를 열고 선물을 주고받은 기쁨을 나누어요. 땅에 사는 훈이도 하늘로 올라왔지요. 달토끼와 친구들은 훈이에게 선물을 모두 주어요. 훈이는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고, 흥겨운 선물 잔치는 훈이네 집에서 계속되지요. 선물은 줄수록 커지고 마음을 행복하게 한다는 따뜻한 이야기예요.


가장 소중한 선물은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이에요
쥐, 뱀, 곰, 거북이와 달토끼는 각자 친구에게 자기가 가진 소중한 것을 선물합니다. 그런데 선물이 갈수록 늘어나요. 각자 선물을 하면서 다른 친구에게서 받은 선물을 자신이 갖지 않고 모두 선물로 주었기 때문이에요. 뱀은 곰에게 예쁜 꽃을 주면서 쥐한테서 받은 나팔을 함께 선물하고, 곰은 거북이에게 아끼는 북을 주면서 뱀한테서 받은 꽃과 나팔도 다 주어요. 결국 달토끼와 친구들이 각자 준 선물이 ‘모두의 선물’이 되었어요. 요즘 아이들은 값비싼 물건을 갖고 싶어 하고, 부모도 으레 물질적인 것으로 아이를 달래는 모습이 흔하지요. 그만큼 보이는 것을 중시할 뿐, 보이지 않는 것의 소중함을 느낄 기회도 드물고요. 달토끼와 친구들은 자기 것을 챙기기보다 가진 것을 전부 내주면서 큰 기쁨을 느끼고 행복해졌어요. 가진 것이 없어도 선물은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거북이는 마음을 담아 ‘쪽’ 하고 뽀뽀 선물을 하지요. 선물 잔치를 하며 “야호, 우리 선물이야!” 하고 기뻐하는 달토끼와 친구들의 모습은, 진짜 선물은 물건이 아니라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이라는 걸, 그리고 선물은 받는 것보다 주는 기쁨이 크다는 걸 알게 해 줍니다.


따뜻한 이야기와 어우러진 포근하고 환상적인 그림
전편 《안녕, 달토끼야》와 마찬가지로 석판화(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성질을 이용해 석판에 붓이나 크레파스로 그린 후 색을 입혀 찍어 내는 평판화)로 표현된 그림은 더욱 따뜻하고 풍성한 느낌을 줍니다. 선물을 하러 친구에게 가는 장면과 친구가 선물을 받는 장면이 번갈아 펼쳐지는데, 친구에게 가는 장면은 선물을 받고 기뻐할 친구의 모습을 떠올리는 듯 포근하고 환상적입니다. 선물을 주고받는 장면에서는 선물을 받은 친구가 펄쩍 뛰고 춤을 추며 좋아하는 모습은 물론이고, 선물 자체도 생동감 있게 그려져 있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힘찬 소리와 진한 향기를 뿜어내고 빙빙 돌며 춤을 추지요. 이렇게 역동적인 표현이 선물을 주고받는 기쁨을 더욱 실감 나게 전해 줍니다.
또 한 가지, 달토끼와 친구들이 훈이를 땅에 데려다 주는 장면에서 색다른 공간 표현으로 그림책을 보는 즐거움을 더해 줍니다. 달토끼와 친구들이 있는 달이 서서히 땅으로 접근하는 모습을 세 부분으로 분할해 공간감을 한껏 살렸고, 달과 인물은 실루엣으로 표현하여 은은하고 신비한 느낌을 강조했습니다.


 


문승연
1963년 경기도 부천에서 태어났습니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어린이책 아트 디렉터로 활동했습니다. 지금은 강화도에 살면서 그림책 창작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내가 처음 만난 그림 박물관' 시리즈의 기획과 디자인을 했고, 《우리는 벌거숭이 화가》, 《내 그림과 닮았어요, 장욱진》을 썼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안녕, 달토끼야》, 《무지개》, 《냠냠냠 쪽쪽쪽》, 《찾았다!》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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