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월일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북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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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 노인과 바다 옆자리, 5년 뒤 나를 위해 남긴다.



84일 동안 물고기를 잡지 못 해 바다로 간 어느 노인의 이야기가 있다. 큰 물고기를 잡았지만 결국, 청새치 떼를 만나 모두 뜯겨버린 채, 살아 돌아왔다는. 그리고 여기 또다른 노인의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싶다. 바다 대신 태양, 물고기 대신 옥수수, 청새치 대신 쥐뗴와 늑대들. 이 중국 노인은 죽었을까, 살았을까.


📖 <한국어판 서문>
인류의 종말이 다가와 이 세상에 사람 하나와 씨앗 한 알만 남게 된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 바로 그 순간, 나는 황혼의 햇빛 속에서 옥수수밭 끝이 해를 향해 환하게 밝아지는 광경을 목겼했다.


위 서문에서 저자가 말한 것처럼 이 소설은 하나의 씨앗과 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계속되는 가뭄에 모두 마을을 떠나지만, 셴 할아버지만큼은 떠나지 않는다. 왜? 할아버지의 종자에서만 싹이 텄기 때문이다. 일흔이 넘은 나이의 그는, 이 가뭄으로부터 옥수수를 무사히 키워내려 하루하루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그의 곁을 장님 개가 지킨다.


200페이지가 채 안되는 소설이지만 읽기가 참 힘들었다. 하루하루가 고난의 연속이랄까, 아니 '고난'이라거나 '역경', 그 이상을 체감하게 했다.


옮긴이의 말에서 역자는 '죽음을 이기는 방법으로서의 죽음의 수용'이라 소설을 말했지만, 나에게는 이 모든 일들이 생명과의 사투처럼 보인다. 죽음이 아니라 살아있음. 살기 위해, 살리기 위해 계속해서 살아낸 수밖에 없는 상황. 그렇다면 이 소설이 나에게 남긴 것은 무엇일까. 인간의 위대함? 극단적인 미학? 운명에 맞서는 인간?


📖 128p
"살아만 있을 수 있었으면 그걸로 된 거야."

📖 159p
"나는 끝까지 다 버텨냈어.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고."


이야기가 끝나자,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다. 삶의 완성.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 헤매지만, 어쩌면 생의 의미는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닐까. 그것으로 이미 충분히 채워진 것이니 그저 살아가보라고 말이다.


이 글을 시작할 때 노인과 바다를 언급했는데... 부끄러운 고백을 하자면 노인과 바다는 내게 오랫동안 감흥을 주지 못 하고 있다. 그리고 이책 또한 비슷한 감상을 남겼다. (위에서 말한 생각 외에는 크게 없었다... 몇몇 분들은 우셨다고도 했는데...ㅠ)
어떤 책들은 시간의 독해력이 완성시켜준다고 느끼는데, 이런 책들 아닐까. 언젠가는 책을 덮으며 경외감이 파도처럼 밀려오길 기대하며 노인과 바다 옆에 두는 걸로 이 책을 마무리해 본다.


아!!! 이 책은 절대 한 번에 읽지 마시길.



#연월일 #옌렌커 #북다 #일파만파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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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지구 타이드 네오픽션 ON시리즈 39
이경 지음 / 네오픽션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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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지구 타이드 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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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 당신이 드러낼 본성은 어느 쪽인가.



멸망한 지구를 등지고 떠나온 지 71년 11개월. 긴 세월 동안 우주선에 남은 사람들은 두 종류로 나뉘었다. 내추럴(본래의 인간) 그리고 프랑켄(기계 인간). 이들은 오랜 세월 우주를 떠돌다 타이드라는 행성에 착륙한다.


14p
그런 의미로 애로우의 사람들은 타이드에 착륙한 순간 다시 태어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미지의 세계에서 어떻게 생존하고 번영할지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고안해내야만 하는 나이 먹은 신생아들.


제2의 지구가 되어줄 거라 믿은 타이드는 그들에게 가혹한 현실을 선사했다. 진흙 같은 바다에서 폭풍이 올 때마다 사람들은 죽어나갔다. 자원은 한정적이었고, 그들은 정착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누군가 대신해야 했다, 생존 실험을. 그리고 이를 위해 "프랑켄"들을 보낸다.


두번째 행성 타이드는 우주선 애로우라는 폐쇄적 공간과 생존이 달린 극한의 행성 환경에서, 인간이 생존 위협을 받게될 때, 인간은 어떤 본성들이 발현되고 그결과, 자신의 무리 외적인 존재들에게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74p
리아가 생각하기에 그들은 단순히 두려움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가 보기에 두려움은 인격적 결함이 아니라 인간적 본성의 문제였다.

83p
사실 애로우는 어떤 위험도 감수하고 싶지 않아 했다. 그것이 또 실패할 확률이 높은 시도를 위해서라면 더더욱.


인간들을 위해 우주선 밖으로 나간 또다른 인간들. 하지만, 그들이 '프랑켄'이라 명명되고 기존의 인간들과 구분되어 목적성을 띠는 순간, 그들은 더이상 같은 인간이 아니었다. 도구가 되었다.


프랑켄들에게 내추럴의 참모들은 임무를 상기시키고, 정당한 대가에 대해 말한다. 평형과 화합을 이루고 있는 듯 하지만, 실상은 한쪽을 끊임없이 착취하는 구조에 가깝다. 이 모습을 보고 있으면, 지구에서나 지구밖에서나 다르지 않아 보인다.


27p
"우리는 미래를 선택할 수 있다!"

218p
뇌는 경험을 재료 삼아 자기 밑그림을 바꿔나갈 수 있어요. (...) 사람은 자신의 배선을 바꿀 수 있는 뇌예요.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정해진 회로는 없다고 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인간의 밑바닥만 보여주다 끝일까? 아니. 세상이 엉망이 되어도, 누군가는 선택할 수 있다고, 바꿀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던 거 같다. 그렇기에 이야기 속 어떤 인물들은 진실을 알려고 하고, 누군가를 위해 뛰어들기도 하며, 다른 이들을 위해 희생을 선택한다.


생존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과연 내가 드러낼 본성은 무엇일까.
최대한 악에 가깝지 않은 형태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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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교양서 : 인간은 어떻게 인공지능을 진화시키는가 - 베라 루빈, 젠슨 황 스토리부터 양자 컴퓨팅, 피지컬 AI, 헬스케어 AI, 중국 6대 AI 호랑이들까지
이영호.우혜경 지음 / 비제이퍼블릭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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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력을 위한 진짜 교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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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교양서 : 인간은 어떻게 인공지능을 진화시키는가 - 베라 루빈, 젠슨 황 스토리부터 양자 컴퓨팅, 피지컬 AI, 헬스케어 AI, 중국 6대 AI 호랑이들까지
이영호.우혜경 지음 / 비제이퍼블릭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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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AI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지금 이 시대를, 그리고 미래를 그릴 때 'AI'를 빼고 말할 수 있을까. 당장 서점에 가서 경제/경영, 과학/기술 매대만 보아도 AI를 설명하는 책들이 우후죽순 쏟아진다. 한쪽에는 AI력을 갖추기 위한 기술서가 가득하고, 반대쪽엔 AI에서 비롯된 문제들을 설명하는 책들이 가득하다. 그 가운데 이 책이 나왔다. 제목도 아주 담백하게 AI교양서.


책을 받고 가장 먼저 드는 의문은 부제였다. 인간이 인공지능을 진화시킨다? 바뀐거 아닌가? 어쩌면 AI가 도대체 뭐길래, 라는 질문이 더 우선일까. 이에 대한 답을 주기 위해 AI커뮤니케이터와 AI스토리텔러가 만났다.


이 책은 AI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고 있다. AI시대 피플과 여정으로 사람들이 어떤 꿈을 꾸었고 그꿈이 모인 결과가 무엇인지, 언어와 원리에 대한 설명을 통해 우리 삶에 AI가 어디까지 들어와 있는지 윤리와 철학, 교육에 대한 담론을 통해 앞으로 우리가 가져야할 시각과 태도를 말한다.


책의 시작에 저자는 AI를 '역사상 가장 특별한 도구의 등장'이라고 썼다. 맞다, 좀 특별하다. 다른 도구들이 신체의 기능을 높이는 수준이었다면, AI는 제 2 뇌의 출현과 다름 없다. 그 결과, 인간이 발전하는 영역도 무한 확장중이고, 속도 또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내 주변에서는 아직도 AI를 미지의 존재처럼 생각하며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사용하려는 시도 조차 해보지 않는 지인들이 꽤 있다.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어렴풋이 아는 건 많은 것들을 가로 막는다. 그러니 책을 읽어보길, 그리고 다시 질문하길. 나는 AI를 어디까지 받아들일 거냐고.



#AI교양서 #이영호 #우혜경 #비제이퍼블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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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아이히만 -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 한나 아렌트 탄생 120주년 전면개정판 한길그레이트북스 81
한나 아렌트 지음, 김선욱 옮김 / 한길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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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아이히만 | 한나 아렌트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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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대신 한문장 : 생각은 늘 살아있어야 한다.



✅️ 1963년 2월부터 다섯 차례로 나뉘어 《뉴요커》를 통해 기사로 게제되었다. 이 때의 글 제목은 「전반적인 보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고 되어 있었다. 이후 1965년에 이 보고서가 책의 형태로 간행되었을 떄, 아렌트는 여기에 후기를 덧붙여 지금과 같은 책을 만들었다.


1960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15주년, 이스라엘 독립 12주년이 되는 해에 아이히만은 예루살렘으로 체포되어 세계의 눈들이 주목하는 가운데 재판이 열렸다. 그리고 그곳에 한나 아렌트가 있었다.


👤'악의 평범성'
한나 아렌트의 책을 읽어보진 않았어도 한 번쯤은 지나가다 들어 봤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러했다.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그녀의 글을 읽고 나서야 알았다. 내가 오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얼핏 들으면 평범한 사람들 누구나 다 저럴 수 있지! 라고 말하는 것 같지만, 그건 한나 아렌트가 이 보고서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부분이 아니다. 사유의 부재, 인간에게 사유를 통한 '선택'이 가지는 힘이 얼마나 큰 지 말한다. 그리고 아이히만의 삶에는 이것이 없었다.


📖 151
그의 말을 오래 들을수록, 그의 말의 무능함은 그의 생각의 무능함, 즉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기의 무능함과 긴밀하게 되어 있음이 더욱 분명해졌다.


같은 말을 반복하며 상투적인 표현 뒤에 숨었던 아이히만. 자신은 직접적 가해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자신까지 기만했던 그를 보면서 영화 '어쩔 수가 없다'가 떠올랐다. 그 말에 숨어 어디까지 극으로 달렸던가. 관용적 표현과 상투어로 범벅된 말은 현실을 왜곡시키고 제대로 인지하지 못 하게 만들었고, 많은 사람들을 죽게 만들었다. 영화에서도, 현실에서도.


지금도 여전히 우리는 사회에서 이 시대의 아이히만을 만난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그것을 행하기 전에 충분히 생각한 것이냐고. 타인의 자리와 입장을 충분히 생각한 게 맞느냐고. 그리고 나에게도 물어야겠지. 나는 사유하고 있냐고. 본질을 보고 있는 것이 맞느냐고.


이제는 시대가 너무 빠르다. '생각의 외주화'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들리고,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책들이 나온다. 사유의 무능이 만들어낸 한 악인의 재판 보고서도 개정되어 나왔다. 모두가 펼쳐봐야 할 때인지도 모르겠다.



#예루살렘의아이히만 #한나아렌트 #한길사 #일파만파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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