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레 굴레
김도경 지음 / 우신(우신Books)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감출 생각은 없다. 넌…… 나를 흥분시켜. 그리고 내가 수컷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네 갈색 눈동자가 가장 마음에 들어.”
그의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시선에 다인은 전율했다. 눈빛이 아니라 뜨거운 손길이 훑고 지나간 듯, 그의 시선이 훑고 지나간 곳마다 열꽃이 피어올랐다.
“오늘 밤, 함께 있고 싶다.”
“좋아요. 하지만…… 당신이 나를 갖는 게 아니에요. 내가 당신을 갖는 거예요.”
단 한 번. 평생 후회할지 모르지만 일생에 딱 한 번만. 엄마, 언니…… 미안, 정말 미안해……. 하지만 한 번만 나, 이 남자를 가지고 싶어. 이 남자가 욕심나 미치겠어.

건의 눈이 가늘어졌다. 다인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하는지 보고 싶지 않아도 훤히 들여다보였다. 오늘 밤 한 번으로 너와 나 사이의 이 들불처럼 거센 욕망을, 감정을 갈무리하자는 것이냐? 하룻밤의 치정으로 우리 사이를 치부하자고?
건은 화르륵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차가운 이성으로 내리 눌렀다.
그래, 못할 것 없지. 어디 한번 두고 볼까? 하룻밤으로 꺼질 불인지 아닌지.

또 다시 도망칠 생각 따위는 하지 마라. 고작 며칠만으로 끝낼 인연이었으면 널 품지도 않았다. 만약 다시 너를 감추려는 자가 있다면 그 자가 누구든 용서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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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너무 기대했나봐.

이선미 님의 열병 - 비스므리한 분위기라서

왠지 왠지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음.. 나쁘지 않아. 그럭저럭 재미있어 - 정도?

그래도 작가님이 잘 쓰신 것 같고,

내용도 재미있었고,

어디하나 부족한 게 없었으나,

강간과 강간미수, 살인 등 너무 어려운 이야기들일 불편하게 연달아 향연을 이루셔서

보는 내내 심정이 편치 않았다.

 

이건 도저히 엮여서는 안될 인연들이 결국 이뤄진다는 이야기인데...

아무래도 이북 무삭제판을 읽고 나서 다시 한번 판단해봐야할 것 같다. 

 
2권의 이북을 책으로 만들어내면서,  

많은 이야기를 너무 축소하신 듯..

난 그 숨겨진 브릿지가 궁금했는데 책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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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증
황진순 지음 / 우신(우신Books)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그녀를 가지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면 그 어떤 것이라도 지불할 것이다.
같이 살며 그녀도, 그를 버렸던 과거와 내팽개쳐버린 약속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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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욱 - 식품회사 본부장이나 후계자.

아버지 하회장의 버럭버럭 성질 탓에 자신은 겉으로 성질을 부리거나 화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자란다.

딸만 위로 2명을 두고 결혼의 위기에서 겨우 낳은 외아들이기에,

태욱의 엄마인 오여사에게 하태욱은 아들이자 절대적 신이며 삶의 전부이다.
 
채서인 - 수제비 전문 식당 사장.

어릴 때 부모님을 여의고, 20살 때 길러주던 할머니까지 잃고 열살은 차이가 나는 여동생 서정을 키우며 산다.

말이 없고 크게 감정표현을 할 줄 모르지만 그만큼 지고지순한 스타일.

오여사에게 겪은 모진 시달림에 대해 단 한마디도 태욱에게 전하지 않고

자신의 사랑과 뱃속의 아이를 위해 다른 남자와의 서류상의 결혼도 마다하지 않는다.
 
오 - 내가 한국 로맨스를 이제 막 알 때 즈음에 출간된 책인데 이제는 판매되고 있지 않은 황진순 님의 갈증.
그땐 볼 생각도 없었고 관심도 없었는데, 이제 보니 너무 재미있다.

고마운 님 덕분에 래핑된 새책을 갖게 되어서 더욱 아끼고 소중하게 여길 예정이다.

 

태욱이가, 끝까지 서인만을 위해, 서인에게만 집중하여 서인의 입장에서 자신의 사랑을 지키고자 하는 태도가 너무나 멋졌다.
만약 에필로그에서든 오여사와 화해하는 태욱의 모습이 보였다면 오히려 나는 실망했을 것이다.

아무리 가족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두루뭉실하게 '피니까 가족이니까' 라는 이유로 다시 관계가 회복되었다면 그건 너무 억울할 것이다.


서인이 미쳐 말하지 못했던 그 과거의 악랄한 행위들, 아픔, 고통 등이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도 않았고 바보같다고 답답하다고 생각했으나 시간이 흐른 후에도 결코 오여사를 용서하지 않고, 자기 자리에서 여우같이 행동하며 자신의 몫을 챙기고 살아가는 모습도 너무 멋있었다.


6년간의 세월 -

너무 오래 멀리 떨어져 있어서 가슴이 아프고 아쉽지만 그래 머, 그건 충분히 태욱이가 눈물로 가슴아파 했으니까...

계속 말하지 말자.

지난 날 후회하면 무엇하리... 앞으로 둘이 더 행복해지면 되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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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연인 1
최준서 지음 / 하얀새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나는 알고 있었어.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는 걸.
너를 계속 사랑하리라는 걸. 너만 원하리라는 걸 알았어.
나는 변하지 않을 거야. 네 사랑 하나면. 하지만 너는 아니면 어떡하지,
크리스? 네 마음이 변하면 나는 어떡하지?
너도 어머니처럼 나는 떠나면 어떡하지?
나는 견딜 수 없을 거야…….
아버지처럼, 아니 아버지보다 더 망가질 거라고.”

by Jason Wayne..

 

(소개글에 닉의 말은, 좀 느끼하기도 하고 - 줄거리를 잘못 오해할 수도 있으니까 패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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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패션쇼 디렉터로서, 미국 제2의 마트 재벌의 외동딸로 한국인 엄마가 재혼 전에 낳은 딸입니다.

그녀에게는 잔소리에 참견쟁이 오빠들이 3이나 있죠.

그리고 큰오빠의 친구이자, 어릴 때 사정이 있어 오랫동안 함께 살았던,

웨인 사의 유일한 상속인, 제이슨 웨인 - 이 있습니다.

 

6살 꼬마였던 크리스틴은, 12살의 제이슨을 보자마자 사랑에 빠집니다.

소원을 빌죠.

"제이슨과 함께 살게 해주세요. 제이슨이 행복하게 해주세요."

 

그리고, 무려 22년동안 그만 바라보며 자신의 옆자리를 늘 비워둡니다.

 

제이슨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 그와 아버지를 크리스마스 이브에 버리고 떠난 이기적인 어머니와,

그 이후 술에 의지하며 회사도 나몰라라 하고 망가진 아버지를 보며 마음에 온통 빗장을 쳐둡니다.

사랑하지 않겠다고, 아버지처럼 약하게 무너지지 않겠다고 말이죠.

 

외모와 재력을 가진 제이슨에게 여자는 큰 의미가 없었죠.

어차피 사랑하지도, 결혼하지도 않을 거니까요.

그런 그에게도 크리스틴만은 참, 많이, 가까이 접근을 허락한 유일한 여자죠.

그녀를 '크리스'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유일한 남자고,

크리스틴 역시 그 어떤 남자도 자신을 제이슨과 똑같은 애칭으로 부르도록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제이슨은 사랑은 아니라고 생각하죠.

욕망? 막내 동생에 대한 보호심리? 그렇게 애써 부인합니다.

어떻게 자신이 크리스틴을 받아들이겠어요?

사랑도 안할거고, 결혼도 안할거지만, 자신의 베스트 프렌드의 하나뿐인 여동생이고,

자신에게 진정한 어머니가 되어준 레이첼의 외동딸인걸요.

그녀를 갖고싶지만 책임지지 못한다면 건드려서는 안되는거잖아요?

 

어떻게 보면 참, 소극적인 남자인 제이슨이지만 이해가 가는 부분이 많아요.

그리고 그는 자신의 기준을 매우 철저히 지키는 의지가 강한 남자이기도 하죠.

그만 보면 답답한 스토리 전개이지만,

자신의 사랑을 관철 시키려고 매우 부단히 노력하는 크리스틴이 있어 그래도 만족스러웠습니다.

먼저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계속해서 제이슨의 외면에도 설득합니다.

"나에 대한 감정, 언제쯤 인정할꺼야!? 제이슨도 나 사랑하잖아!"

 

그런 크리스틴을 바라보는, 스캇과 닉(특히 닉)의 외사랑도 또한 멋있었고,

솔직히 제이슨을 사랑했던 모델 캐롤라이나도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한 노력들이 참 멋졌습니다.

 

함께 한 시간이 20여년이나 되었던 두 사람이기에,

다양한 화법으로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하며

크리스틴과 제이슨의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해나가는 최준서 님의 스토리텔링 방식도 마음에 들었고,

꽤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는 미국의 뉴욕과 LA의 풍경들과 문화적 배경묘사도 재미있었고,

틈틈히 나열되는 시와 팝 음악의 가사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 했습니다.

보면서, "음.. 꽤 잘쓰셨다.."라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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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하 - NaVie 34
신지현 지음 / 신영미디어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바람이 머무는 들녘 과 set 라는 소리를 듣고,

우량하는 절판이 아니기에, 급하게 살 마음이 없어서

바람이 머무는 들녘 을 읽기 전에, 우량하 부터 보아야지 하고 빌려 보았던 책입니다.

 

역사물을 편견없이 좋아하는 나이기는 했지만

처음 접하는 작가님이라 그런지 아무런 기대 같은 거 없이 읽었는데 .........

 

그런데, 어멈 대박 ~

왜이렇게 재밌어?
뻔한 스토리? 그래도 누가 이야기를 풀어나갔느냐에 따라 이렇게 재밌구나 ~ 얼쑤~!

 

조금은 고집스러워 보이지만 그래도 당당하고

자신의 것, 자신의 남자, 자신의 사람들을 지킬 줄 아는 책임감이 있는 여흔이와

신분의 차이 같은 것에도 전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여인에 대해 뚝심있게 굳은 심지를 꽂아 주시는 서하 둘다  

굉장 ~히 괜츈은 캐릭터들이었습니다.

 

 

책을 보면서,

작가님 엄청 똑똑한가보다 - 그런 생각이 들었죠.

어떻게 이런 단어를, 이런 표현을 다 알지? 놀래주었으니까요.

중간 중간, 시조처럼, 노랫가락 처럼 나오는 운율들이

내용과 절묘히 잘 어울리면서

쿵쾅 쿵쾅, 직선적인 글 대신 가슴을 울려주더라고요. 

 

리사 언니가, 우량하보다 바람이 머무는 들녘 이 훨씬 더 잘쓰고 재밌다던데,

너무 너무 기대됩니다 ~^^

초큼 아쉬운 것은,

우량하에서 두 주인공의 달달함이 초큼 아쉬운 분량이었다는 것.

그래도 바람이 머무는 들녘에서 그들의 모습을 훔쳐볼 수 있으려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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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수리 중
나나 지음 / 로코코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최이원은 유지훈의 이상형이 되기 위해 머리도 바꿔 봤다.

평생 입은 적 없는 정장도 샀다.

하지만 그냥 좋은 여자일 뿐이었다.

휴대폰의 단축 번호 1번을 차지해도, 그의 집을 자신의 취향대로 꾸밀 수 있어도, 서로의 집 열쇠를 공유해도, 그에게 여자는 될 수 없었다.

우정도 아닌, 사랑도 아닌, 뭐라 정의할 수 없는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 유지훈은 공식적으로는 다른 여자의 남자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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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재미있었는데, 왜 재미가 별로라는거야? 다들~

난 기꺼이 별 세개쯤은 넉넉히 주고도 남을 만했다.

 

최이원의 '유지훈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로 발버둥 치는 것도,

유지훈의 '최이원을 물귀신처럼 끈덕지게 물고 늘어지기'하는 집착도,

그러면서 최이원을 여자친구로 두거나, 그딴 여자와 약혼을 감행한 것도 모두 이해가 되고,

 

그의 상처에 대한 진솔한 고백 한마디에

그를 모두 용서해 버리는,

마음 약한 그녀를 욕하고 이해못해라는 말로 치부하기 보다는,

그저 단순히 더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거다 , 라는 말보다

오래 짝사랑한 사람이 가지는, 

매번 사랑하는 사람의 작은 희망고문에 부질없이 매번 무너지는 마음을 절대적으로 이해한다는 말로

그녀에게 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 맞는 해석일지도..

 

짧고, 그리고 재밌는,

지훈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으면서도,

그러므로 이원의 심리적 갈등을 더욱 오래 이해할 수 있었던 책

 

요하네스버그에 살면, 나도 글이 잘 써질까?

김세희 작가처럼, 나나 작가처럼?

 

살짝 재탕의 유혹이 느껴질만큼 맛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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