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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연인 1
최준서 지음 / 하얀새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나는 알고 있었어.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는 걸.
너를 계속 사랑하리라는 걸. 너만 원하리라는 걸 알았어.
나는 변하지 않을 거야. 네 사랑 하나면. 하지만 너는 아니면 어떡하지,
크리스? 네 마음이 변하면 나는 어떡하지?
너도 어머니처럼 나는 떠나면 어떡하지?
나는 견딜 수 없을 거야…….
아버지처럼, 아니 아버지보다 더 망가질 거라고.”
by Jason Wayne..
(소개글에 닉의 말은, 좀 느끼하기도 하고 - 줄거리를 잘못 오해할 수도 있으니까 패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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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패션쇼 디렉터로서, 미국 제2의 마트 재벌의 외동딸로 한국인 엄마가 재혼 전에 낳은 딸입니다.
그녀에게는 잔소리에 참견쟁이 오빠들이 3이나 있죠.
그리고 큰오빠의 친구이자, 어릴 때 사정이 있어 오랫동안 함께 살았던,
웨인 사의 유일한 상속인, 제이슨 웨인 - 이 있습니다.
6살 꼬마였던 크리스틴은, 12살의 제이슨을 보자마자 사랑에 빠집니다.
소원을 빌죠.
"제이슨과 함께 살게 해주세요. 제이슨이 행복하게 해주세요."
그리고, 무려 22년동안 그만 바라보며 자신의 옆자리를 늘 비워둡니다.
제이슨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 그와 아버지를 크리스마스 이브에 버리고 떠난 이기적인 어머니와,
그 이후 술에 의지하며 회사도 나몰라라 하고 망가진 아버지를 보며 마음에 온통 빗장을 쳐둡니다.
사랑하지 않겠다고, 아버지처럼 약하게 무너지지 않겠다고 말이죠.
외모와 재력을 가진 제이슨에게 여자는 큰 의미가 없었죠.
어차피 사랑하지도, 결혼하지도 않을 거니까요.
그런 그에게도 크리스틴만은 참, 많이, 가까이 접근을 허락한 유일한 여자죠.
그녀를 '크리스'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유일한 남자고,
크리스틴 역시 그 어떤 남자도 자신을 제이슨과 똑같은 애칭으로 부르도록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제이슨은 사랑은 아니라고 생각하죠.
욕망? 막내 동생에 대한 보호심리? 그렇게 애써 부인합니다.
어떻게 자신이 크리스틴을 받아들이겠어요?
사랑도 안할거고, 결혼도 안할거지만, 자신의 베스트 프렌드의 하나뿐인 여동생이고,
자신에게 진정한 어머니가 되어준 레이첼의 외동딸인걸요.
그녀를 갖고싶지만 책임지지 못한다면 건드려서는 안되는거잖아요?
어떻게 보면 참, 소극적인 남자인 제이슨이지만 이해가 가는 부분이 많아요.
그리고 그는 자신의 기준을 매우 철저히 지키는 의지가 강한 남자이기도 하죠.
그만 보면 답답한 스토리 전개이지만,
자신의 사랑을 관철 시키려고 매우 부단히 노력하는 크리스틴이 있어 그래도 만족스러웠습니다.
먼저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계속해서 제이슨의 외면에도 설득합니다.
"나에 대한 감정, 언제쯤 인정할꺼야!? 제이슨도 나 사랑하잖아!"
그런 크리스틴을 바라보는, 스캇과 닉(특히 닉)의 외사랑도 또한 멋있었고,
솔직히 제이슨을 사랑했던 모델 캐롤라이나도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한 노력들이 참 멋졌습니다.
함께 한 시간이 20여년이나 되었던 두 사람이기에,
다양한 화법으로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하며
크리스틴과 제이슨의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해나가는 최준서 님의 스토리텔링 방식도 마음에 들었고,
꽤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는 미국의 뉴욕과 LA의 풍경들과 문화적 배경묘사도 재미있었고,
틈틈히 나열되는 시와 팝 음악의 가사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 했습니다.
보면서, "음.. 꽤 잘쓰셨다.."라고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