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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수리 중
나나 지음 / 로코코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최이원은 유지훈의 이상형이 되기 위해 머리도 바꿔 봤다.
평생 입은 적 없는 정장도 샀다.
하지만 그냥 좋은 여자일 뿐이었다.
휴대폰의 단축 번호 1번을 차지해도, 그의 집을 자신의 취향대로 꾸밀 수 있어도, 서로의 집 열쇠를 공유해도, 그에게 여자는 될 수 없었다.
우정도 아닌, 사랑도 아닌, 뭐라 정의할 수 없는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 유지훈은 공식적으로는 다른 여자의 남자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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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재미있었는데, 왜 재미가 별로라는거야? 다들~
난 기꺼이 별 세개쯤은 넉넉히 주고도 남을 만했다.
최이원의 '유지훈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로 발버둥 치는 것도,
유지훈의 '최이원을 물귀신처럼 끈덕지게 물고 늘어지기'하는 집착도,
그러면서 최이원을 여자친구로 두거나, 그딴 여자와 약혼을 감행한 것도 모두 이해가 되고,
그의 상처에 대한 진솔한 고백 한마디에
그를 모두 용서해 버리는,
마음 약한 그녀를 욕하고 이해못해라는 말로 치부하기 보다는,
그저 단순히 더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거다 , 라는 말보다
오래 짝사랑한 사람이 가지는,
매번 사랑하는 사람의 작은 희망고문에 부질없이 매번 무너지는 마음을 절대적으로 이해한다는 말로
그녀에게 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 맞는 해석일지도..
짧고, 그리고 재밌는,
지훈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으면서도,
그러므로 이원의 심리적 갈등을 더욱 오래 이해할 수 있었던 책
요하네스버그에 살면, 나도 글이 잘 써질까?
김세희 작가처럼, 나나 작가처럼?
살짝 재탕의 유혹이 느껴질만큼 맛난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