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을 언급하기는 더욱 어렵고, 그 주인공들을 설명하기가 참 어렵다.
로맨스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이상형을 발견하게 되면 그 캐릭터와 나름의 사랑에 빠지기 마련인데,
전작인 늪-을 읽고 한동안 우민혁이라는 캐릭터에 완전히 반해, 정말 정신없었다.
늪- 의 우민혁은 일단 말을 청산유수처럼 잘한다.
진혜린이 할말을 잃게 만드는, 더이상 어찌할 수 없게 만들게 그렇게 말을 '많이'가 아니라 '잘' 한다.
난 그렇게 말을 '잘' 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스마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스마트한 말솜씨를 가진 민혁으로 인해, 정원님의 다음 책을 너무 오랫동안 기다렸다.
사실은 그리 '너무 오랫동안'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기다르는 입장에서는 참 '너무 오랫동안' 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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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기다려 받은 '아찔한 결혼.' - 어느 검사의 결혼 이야기.
읽고 나서, 책을 덮은 다음에도 한참을 뭐랄까.
아이고, 태윤이랑 혜나랑 - 잘 살고 있구나. 덩달아 행복한 느낌.
이 책은 A-TO-Z로 알차다.
본문도 알찬데, 에필도 참 알차다.
에필이 아니라 그냥 본문의 연장으로 봐도 될 정도로 알차다.
대부분 책의 에필은 'EVER AFTER'에 대한 간략한 내용이나 그 주변인물의 '미처 본문에서 다루지 못한 이야기'를 다루기 마련인데,
이 책의 에필은 주인공인 혜나와 태윤의 그 미래를 더 '열심히' 보여줘서,
- 특정 사이트에 그 사이트 구매자에게만 열려서 짯응나게 했던 것과는 달리,
- 굳이 온라인을 통해서만 에필을 봐야하는 번거로움도 없이
- 책 한권에 별책부록까지 함께 합본인 느낌?
늪-의 민혁이 말로 사람을 올가미 매듯 매력적이었던 것과는 달리
아찔한 결혼-의 태윤은 직업적 특성상 '말'을 청산유수처럼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보는 내내 너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 게,
그 엄청나게 진지해보이는 양반집 아들내미가 무심히 툭툭 역시나 특별하게 더 진지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던지는 말들이
너무 시크하면서도 빵빵 터지게 웃겨서 미춰버리겠다는 느낌?
아 이 남자 여기서 이런 말 할 줄은 정말 몰랐어!!!!!!!!!! - 그래서 웃겨, 그래서 멋있어!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하면서 불특정한 상황에서 한번씩 풋풋- 클클클. 나 혼자 그러고 있다.
아. 정말, 에필에서 학교 특강 끝나고 '나의 혜나야, 가자~" 할 때 얼마나 폭풍 멋짐이던지.
거기서 그말이 나올 줄은 정말 전혀 몰랐는데, 이 시크한 매력덩어리같으니라구.!
무엇보다, 이 책에서 반짝이는 혜나를 예쁘다 예쁘다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말갛게 순해보이는 얼굴로 - 자기라고 부르지 말라고 선영에게 말할 때에도
오. 얘 정말 만만하지 않아 - 라고 선영이 감정 몰입해서 놀라워해줬는데
싸가지 없는 후배들한테 - 너 나랑 친해? 할 때, 나도 모르게 박수가 막 ! '대박 혜나' 라고 폭풍 놀라움과 감탄이 막 - !!
(쓰다 보니 아 일기장에나 써야할 감정들이 상하좌우 위아래같은 거 없이 막 쏟아지니.
자자, 진정! 새벽 5시에 혼자 감정에 빠져 이럼 안되잔하! 역시 새벽에 글이란 걸 쓰면 안되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태윤이는, 엄청 진지한 얼굴로 농담을 해서 농담이 아닌 것 같이 '순간' 속을 수밖에 없는,
질질 끌지 않고 강렬하게 혜나를 완전한 아내로 만들고 기대하지 않은 순간에 그 사랑을 확실히 꽂아주는 사람이며,
혜나는, 아주 착하고 멀건 표정으로 있다가 상대방에게 따박 - 따박 자기 할말 다하고 상대방이 그 할말 다 들어주게 만들고 자기 할말 잃어버리게 만드는 매우 당찬 사람이며 어리지만 태윤을 위해, 아빠를 위해 필요할 때마다 실제 나이보다 더 근사하게 어른의 모습이 되는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그렇게 내가 결론을 낸 두 주인공 캐릭터를 단순묘사정리하며,
정원 작가님 - 이번에도 대박 치셨어요! 그대 너무 멋지세요 ~ 한다.
듣거나 말거나 보거나 말거나, 그래도 꼭 말해드리고 싶었다.
"이번에도 또 나를 빠지게 만드셨다는.. 태윤이 혜나 이렇게 근사해 어쩔꺼야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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