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클로이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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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강의 끝나는 시간에 맞춰 줄리어스를 만나러 갔던 어느 날, 한 학생이 휠체어에 앉아 있는 그녀가 멋져 보인다고 말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나는 선입견 같은 거 없거든요." 그녀는 학생에게 대꾸했다. "그래도 굳이 그런 말을 나한테 할 필요는 없는데요." p159

그러니까 그렇게 너의 우월함을 나타낼 필요 없는데 말야.

#그녀클로이
#마르크레비
#작가정신


뉴욕 웨스트빌리지 5번가 12번지 9층짜리 석조 건물에는 수동으로 작동하는 골동품 엘리베이터가 있고 그것을 정성스레 운전하는 디팍이 있다.
39년동안 엘리베이터를 운전한 디팍은 이 건물 입주민들의 삶을 이해하고 존중한다.
그 중에 제일은 9층 클로이다. 사고로 장애인이 된 그녀의 놀라운 용기와 사랑 타인에 대한 배려에 저절로 웃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디팍 또한 놀라운 사람인데 인도인이다. 디팍은 계급이 다른 랄리와 사랑에 빠져 인도에 모든 것을 버리고 뉴욕에 와 있다.
그럼 자유를 찾은 디팍이 모든 차별에서 벗어났을까?
디팍의 배려를 받은 입주민들도 모두 그를 배려했을까?
그 건물에 최신식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려고 하면서 그들의 편견과 오만함이 수면위로 떠오르는데....
이들에게 생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까?
또 클레이는 어떻게 사랑을 가지게 될까?

마르크 레비는 자신만의 유머와 인물들의 이야기로 재밌고 섬세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난 그래서 마르크 레비가 좋다.
많은 대화들로 인물의 감정을 잘 살려주고 주인공뿐 아니라 주변 인물들의 생각과 감정까지 보여주어 머릿속에 한편의 드라마를 그리게 한다.

인종이 다르고 신체모양이 다르고 성별이 다른 것은 죄가 아니다. 얼마나 많은 편견 속에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좀 알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가진 다름들이 만나면 최악의 일이 벌어지는 게 아니라 더 흥미롭고 놀라운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하자.
우리 삶에 일어날 일들은 반드시 일어난다.
편견없이 받아들이고 서로를 존중하면 그저 그런 일상에도 놀랍고 짜릿한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리고 디팍의 아내 랄리는 너무 멋지다!
그녀의 용기와 지혜로움에 박수를👏🏾

🏙결코 똑같지 않은 삶을 각자 살다가 맞이하는 죽음도 각자 다 다른 것인데. 사고 전과 사고 후. 사고후를 생각하면서 줄리어스를 뚫어져라 쳐다보다 자책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p74

🏙"무슨 증거요? 산지는 길바닥에 100달러 지폐 한 장을 주우면 바로 분실물센터로 갈 사람인데. 아직도 '얼굴색이 다른 죄'를 내세워 무고한 사람을잡아들이는 짓을 하다니, 백인이 아닌 사람에 대한 편견으로 내친구를 잡아들인 것으로 볼 수밖에!"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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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 : 우연한 사랑, 필연적 죽음 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
박이서 등 16명 지음 / 푸른약국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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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자들이 펜을 들었다.
그리고 짧지만 흥미로운 자신들의 속내를 드러낸다.
그들의 뽀얀 숨결이 피부에 닿는 순간 오소소 즐거운 소름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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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안 나이트 - 천일야화 현대지성 클래식 8
작자 미상 지음, 르네 불 그림, 윤후남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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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안 나이트'란 말을 듣는 순간 이야기에 빠질 준비가 되었던 소녀는 자라서 아줌마가 되어서 샤스난과 샤리아르의 황비들의 배신에 분노하며 모든 여자를 믿을 수 없는 존재로 생각하는 형제의 모습을 한심해하고 화를 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랬으면 결혼을 하지 않아야지 왜 애꿎은 여자들과 결혼해 죽이냔 말이다!! 이 못된 바보같으니! 하며 분노를 쏟아내고 곧이어 재상의 딸의 이야기에 푹 빠진다.
역시 이야기를 재밌게하는 사람들은 어디에 있어도 좋단 말이지.
다 아는 알라딘, 지니, 알리바바, 신밧드 등등의 이야기 같지만 이 책은 원작이기 때문에 조금 다른 부분들을 찾아내는 것도 재밌다.

역시 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이 정감있고 재밌ㄷㅏ.
그런 면에서 아랍에서 전해진 작자미상의 천일야화는 우리 호기심을 끌어내고 이야기속에 빠지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거기다 100년전에 그렸다는 일러스트.
늘 보던 정형화된 그림이 아니어서 색다른 신비함과 이야기의 맛을 배가시킨다.

🔮그날 밤, 마법사는 파티마의 수도실로 찾아갔다. 그는 파티마를 죽이고 그녀의 옷을 걸친 다음 복수를 할 작정으로 알라딘의 궁전으로 갔다. ㅡ알라딘과 요술램프 中

🔮"열려라, 참깨!" 그러자 즉시 문이 열렸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中

🔮그들의 운명에 대해 결정해 달라고 하면서 약속한 대로 누구에게 누로니하르 공주를 시집보낼 것인지를 발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도 황제는 왕자들이 한 얘기를 모두 들은 후 대답할 말을 생각하면서 한참 동안 침묵을 지켰다. 그러다가 마침내 매우 신중하게 말을 꺼냈다.
"내 아들들아, 내가 공정하게 할 수만 있다면 너희 중 한 명을 선택하겠다만,
ㅡ아메드 왕자와 페리 비누 요정 이야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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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익스체인지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2
최정화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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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재산을 팔아 지구에서 화성으로 온 니키네
새 삶에 대한 기대로 왔지만 자신들을 반기는 화성인은 없다.
거기에 자신들을 마중나오겠다던 업자는 연락도 되지 않는다.
그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화성인들이 쥐고 있는 아이디얼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돌아가지도 못하고 바깥 세상으로 나가지도 못한 채 150명의 지구인에게 제공된 다섯 개의 공간으로 겨우 들어간다.
이들은 쓸모 없는, 한쪽에 치워진 골칫덩이일 뿐이다.
자유에 대한 헛된 희망을 가졌던 니키는 점점 생기를 잃어가고 그곳에서 친해진 랄라는 그 일에 지원한다.
그후 랄라는 니키에 대한 기억을 잊었다.

니키는 계속 삼촌이 했던 말을 기억하며 하루하루를 버틴다.

"사람이 널 어떻게 대하든 간에, 넌 자유롭고 존중받아야 할 인간이야, 그걸 잊지 마렴."p38

그 일을 하지 말고 함께 버티자던 니키네 가족들.
어느 날 엄마는 그 일을 하겠다고 나섰고 오빠는 자유를 향해 몸을 던졌다.
그리고 니키는....
그 비행기에 타고 온 그들은 모두 그 일을 위해 오도록 꾸며진 것을 알았다.

반다는 화성의 최하층이 살고 있는 제로화 구역에 살고 있다.수용소 같은 그 곳에서 감정까지 통제된 채 산다.
자신들을 통제하는 전파를 잠간 맞지 않은 그 밤 꿈을 꾼다.
그 꿈이 계기가 되어 자꾸 자신 안의 또 다른 이에게 관심이 간다.
그리고 그 곳을 탈출하기로 한다.
마침내 가가와 탈출한 반다는 그 곳을 향해 간다.
그리고 가가에게 자신을 니키라 불러달라고 한다.
너무나도 당연했지만 누리지 못한 아름다움을 보며 전파가주는 행복감이 아닌 진짜 평화를 느낀다.
살아있다는 것은??

도라는 메모리 익스체인지사에서 일한다.
워커홀릭인 그녀는 오로지 일만한다.
도라는 몰락한 화성인과 지구인의 기억을 바꿔주는 시술을 한다.
그리고 자신이 제법 일을 잘하고 그 일을 할 때만 안정감을 느낀다.
그런데 그가 반다가 자신에게로 온다.
혼란스럽다. 자신은 완벽한 화성인인데..
내 삶은 화성인의 그것인데...
왜 자꾸 이상한 기분이 드는지 모르겠다.
마침내 반다와 도라는 만나고 도라는 니키에 대한 이야기를 반다에게 듣는다.
그 후 반다는 도라의 기억을 들려달라하고 도라는 그녀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한다.

푸르고 아름다운 지구에 돌아가고 싶은 소망을 가졌다. 물론 더 이상 갈 수 없다.

아이디얼 카드를 들고 제도권 안의 삶을 산다.
그게 인간적인 삶이고 존중받는 삶이다.
더럽고 몰락한 그것들은 묘한 통제를 하며 약간의 만족감을 주입시켜 은혜 베풀듯 한쪽에 치워 버린다.
그들에겐 인간적이지 않다.
그들을 향한 시선, 생각 그들에 대한 처우가 인간적인 것인가?
내가 누리는 자유와 존엄은 모두의 것인가 아니면 특별히 주어진 아이디얼 카드인가?

짧지만 많은 생각이 머릿 속을 떠다니게 하는 핀시리즈 역시 좋아



이런 저런 생각을 한 후 해설을 읽는다.
그리고 말미에 작가의 말을 읽었다.
제주 난민에 대한 우리의 서툰 반응이 소설을 구상하게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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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과 기분
김봉곤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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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장 사랑했던 남자와 헤어지고(남남커플이다) 그와의 연애를 글로 써서 데뷔했다.
그와의 사랑은 끝났지만 끝나지 않은 것 같다.
그를 잃은 척 했지만 완전히 잃은 건 아니라고도 생각한다.
그와 연인이 아니지만 다시 연인이 되고 싶기도 하다.
그리고 친구같은 또는 아닌듯한 모호한 사이가 되어가고 있다.
이렇게 남은 사랑도 모호해지는가 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를 보고 있자니 어딘가 짠했고, 어딘가 못마땅했고, 그와 얼마나 오래 함께 있든 아쉽고 부족한 느낌일 것이란 예감에, 어쩌면 나를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이 이렇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버리고 말았다.p14

끝을 알면서도 남은 소수의 말을 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나는 글을 쓰며 몇개 남지 않은 말을 정리한다.
이제 그는 나의 글 안에서만 산다.
부당하다. 옹색하다. 망했다.
너무 평면적인 너를 불러 내려면 나 자신을 설득해야하고 기만해야 한다.
그렇다고 완전히 덮어둔채 살 순 없다.
다시 페이지를 열어 널 불러온다.
그날의 감정, 기분, 기억, 너의 체온, 우리의 눈물을...
그 시절의 너와 나를 불러 만나고 싶고 또 그러고싶지 않기도 하다.

💙그를 배웅하고 맞이했던 현관, 이 그 거리의 끝에 있었다. 그리고 그와 내가 꼭 한번씩 울었던 그 집이 그 너머에, 내게, 있었었다.p28

내게도 있었었다. 그런 시절이 그런 때가 말이다.
이젠 내 기억이 맞는지 틀린지조차 모른 채 남은 추억 혹은 낡은 감정이라 불리는 그것이 머릿속 한켠에 있다.
그런 감정의 티끌을 모아 책을 읽는 내내 아릿아릿하고 서툴렀고 불같았던 나와 그를 소환했다.쌉싸래한 끝맛.
그 끝맛을 알기까지 얼마나 뒤척이고 얼마나 뒤돌아봤는지.. 그런 기억들 속에 서툰 내가 귀엽다 느끼는 걸 보니... 이 작가님 글 잘 쓰네!!


ㅡ출판사에서 가제본을 받아서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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