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 십이국기 1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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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으로 주상을 맞이합니다.

어전에서 떠나지 않고, 소명을 거스르지 않으며, 충성을 맹세할 것을 서약드립니다.]

 

 

 

오래된 글이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고 새로이 출간된다는 건 왠지 설렌다.

오노 후유미의 [십이국기]도 10년만에 새롭게 출간되었다. 마침 딱 오늘이 발매일.

십이국기를 기다려오신 분들, 예약은 모두 하셨는지? 나도 선물용으로 예약해뒀다.

 

[십이국기]를 비롯해 [고스트헌트], [시귀]등 오노 후유미 원작의 미디어믹스는 많이 접해봤지만

글은 이제서야 처음으로 읽어 보았다. 여튼 (원작을 읽지는 않았지만) 친숙한 그녀의 작품 중에서도

[십이국기]는 조금 특별한데, 어릴적 한창 판타지 소설에 빠져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당시 나는 [십이국기]를 직접 읽지는 않았지만 [마성의 아이]의 표지가 워낙 강렬했어서 기억에 남았다.

 난 무슨 괴담 모음집인줄 알았다..

 

그 책이 판타지 소설이었다는건 나중에 애니메이션이 나오고나서야 알았는데,

사실 그 당시도 [십이국기]자체보다도 애니메이션의 OST에만 푹 빠져 있었다.

 

얼추 기억하고 있는 [십이국기]의 내용은 주인공인 소녀, 요코가 엄청나게 고생을 했다는 것 뿐인데,

제대로 읽어보니 정말 보고 있기 안타까울 정도로 고생을 한다.. 내가 기억하고 있던 것 이상으로.

 

[십이국기]의 줄거리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학교에서 집에서도 주위에 맞춰 살아가던  여고생 유코가

갑작스레 학교에 나타난 게이키와 서약을 맺게 되고, 마물에 쫓겨 이세계로 가서 고생하는 내용이다.

이게 어느정도냐면 앞서 말한 것처럼 정말 요코가 너무 불쌍해서, 내가 아는 영문도 모른체 고생을

제일 많이 한 여자주인공이라 생각된다. 결과적으로 어찌됐던 간에 이만큼 고생한 여자주인공도 드물지 않을까.

 

읽으면서 영문도 모른체 고생하던 요코처럼 나 또한 왜 요코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므로

조금 답답한 마음에 사실 중반까지 막힘없이 읽기는 했지만 딱히 크게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었다.

그렇지만 사람을 믿었기에 상처를 받고, 변해가는 요코의 모습은 정말 안타까웠다.

요코의 경우 좀 극단적인 상황이긴했지만 실제 사람사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않다는 생각도 조금 하고.

 

하지만 라쿠슌을 만나 조금씩 다시 마음을 여는 요코의 모습과 푸른 원숭이의 정체가 드러나면서부터

점점 빠져들며 읽었던 것 같다. 특히 요코가 마물에게 습격을 받았던 이유와 각왕의 본심이 나오면서

모든 것이 밝혀지니 여러가지로 납득이 갔다. 이를 위한 전반이 좀 길었던 느낌도 들긴 드는데

[십이국기]의 세계관 자체가 워낙 방대해서 그걸 조금씩 드러내느라 그럤던 건가 싶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는 십이국기의 세계관과 매력을 조금씩 드러내는 권이 아니였을까 싶다.

이야기의 서막이란 느낌?

실제로 마지막까지 다 읽고서 뭔가 조금 부족한 느낌? 막 재미있어 지려는데 딱 끝난 느낌이라 부랴부랴 검색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실제로 대서사시였다.. 이 부분은 앞으로 엘릭시르에서 전 시리즈를 출판할 예정이라하니 기대해보자.

나도 얼른 다음 이야기가 읽고 싶다. 지금은 뭔가 밑간만 본 느낌이다.

 

[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에 대해 좀더 이야기해 본 다면, 이 한 권자체로는 사실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든다.

[십이국기]의 매력이라면 독특하고 세밀한 설정의 세계관과 다양한 캐릭터를 꼽는 경우가 많은데, 나 또한

기린과 왕의 관계가 매우 흥미로웠다. 하지만 이 권에서는 그에 대해 깊게 안들어간 느낌이고 요코의 고생이

너무 길고 컸는지 그게 더 생각이 난다. 그리고 다 읽고나니 정말 읽을때도 생각했지만 게이키가 너무한

느낌이 들어, 사실 나는 [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에서 교의 각왕이 제일 인상깊었고 또한 안타까웠다.

각왕이 나왔던 그 잠깐의 장면과 그 장면을 보고 공감하고 고민하던 요코의 모습이 제일 인상에 남는다.

라쿠슌이나 안왕, 엔키등 매력적인 캐릭터도 나오긴 했지만 짧다!

이런 아쉬움은 얼른 다음 이야기를 읽어야만 해소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내가 읽은 이책은 사전 서평단용 가제본으로 정식 출간본보다는 완성도가 떨어지는 책이다.

그렇다고 읽는데 문제가 있다거나 하는건 아니고, 표지나 일러스트수록에 차이가 있는 정도.

그리고 문체나 명칭의 번역 부분에서 생길 수 있는 우려는 고유명사는 일본어 왜래어 표기법과

한자음 표기법을 적절히 구별해서 사용하고, 작가인 오노 후유키에게 확인을 받았다고 한다.

 

나야 애니메이션을 본지도 워낙 오래됬고 OST에 더 빠졌던지라 잘 모르고 읽어서 괜찮았지만

찾아보니 인물명등 일본 발음과 명칭의 차이가 소소하게 있던데 원작을 좋아하고 원작에 익숙한

고전 팬?들에게는 조금 갭이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 케이키→게이키 / 라크슌→라쿠슌)

이런 부분은 작가게에 확인을 받았다는거 보면 아마 정식 출간본에서도 수정되진 않을 듯 싶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OP에서 십이국의 전체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처럼 정식 출간본에는 지도도 함께 수록되면 좋을 것 같다.

읽는데 무리는 없었느나 가끔 좀 이해가 잘 안가는 단어나 상황이 가끔 있었다.


 


정식 출간본과 비교해가며 읽는 것도 재미있을 듯.

새로이 디자인된 표지에는 조금 의견이 분분한 것 같지만 그래도 내지 일러스트까지 무사히 수록된다고 하니 기대해본다.

수려한 일러스트와 100%의 완성도의 정식 출간본으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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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러스트 1 오늘의 일러스트 1
김윤경 지음 / 북노마드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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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부터 2011년 3월까지 약 1년간 네이버에서 소개된 한국 일러스트레이터의 작품과 소개(인터뷰)를 수록한 책이다.

 

모르던 우리나라 일러스트레이터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다양한 스타일의 일러스트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일러스트레이터마다 수록된 작품 수도 많은 편.

 

근데 보면서 조금 불편했다.

하나는 '한국의 어쩔 수 없는 환경'에 대한 이야기. 비교되는 안타까운 현실 (그리고 거기에 따른 개인적인 문제),

이거야 사실이니까 읽어넘기면 되는데 문제는 글.

전에 읽은 책이 인터뷰가 담백하게 작가위주의 방식이었어서 그런지 뭐랄까, 작가보다 인터뷰어의 감정이 더 많이 들어간?

혹은 지나치게 꾸며진 글을 읽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물론 그 안의 작가의 소개와 작업이념등은 잘 담겨있었지만

나는 작가의 그림을 보고 작가의 생각을 듣고 싶은데 인터뷰터가 모든 걸 얘기하는 것 같은 불편함이 느껴졌다.

내가 이런 취재방식의 글을 많이 읽는 편이라 아니라 그런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경연미 작가 플롯대로 계속 진행되었으면

이런 느낌은 안들었을 것 같다. 이 방식으로 통일을 하던가 하지 왜 하나만...?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노석미의 [최근에 괜히 슬프지 않아요?].

사실 그림을 보면서 그림속에 담긴 감정에 대해 공감을 잘 못하는 편인데 이 그림을 보는데 갑자기 왠지 울컥하더라.

메인으로 수록된 그림도 아니고 작게 한쪽에 실린 그림이었는데, 제목을 곱씹으며 그림을 보는데 기분이 묘했다.

 

권민호 작가의 그림들도 너무나 독특해서 기억에 남는다. 김영수작가와의 글도 인상깊었다.

 

 

2권도 있던데 우선 2권까지는 다 읽을 생각.

내 감상과는 별개로 정말 다양한 스타일의 우리나라 작가들의 그림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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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스케치북 - 일러스트레이터.그래픽디자이너.화가.만화가 44인의 아이디어 보물창고
줄리아 로스먼 지음, 이지선 옮김 / 아트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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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그래픽 디자이너, 화가, 만화가인 다양한 44인의 아티스트의 보물창고, 스케치북을 모아둔 책.

저자인 줄리아 로스먼의 블로그에서 연재되었던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스케치북 소개 글들을 책으로 묶은 것이다.

 

다양한 스타일의 다양한 직종의 아티스트의 스케치북과 그 안의 그림을 볼 수 있다.

그 그림들과 짧은 (하지만 군더더기 없는!) 인터뷰를 통해 그리는 사람의 개성, 이념, 생각을 느낄 수 있다.

나도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 그런지 공감가는 이야기나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좋았다. 

 

 내가 학생이었을때 인터넷에 널려 있는 놀랄 만한 에술 작업들을 보고 자주 기가 꺽이곤 했다.

그러나 그런 놀라운 사람들이 미완성작이나 실패작을 포스팅하는 일은 좀처럼 없기 때문에,

그런 멋진 작품을 만들어내기 전에 누구나 자주 실패를 겪는 다는 것을 쉽게 간과한다.

작업의 진행 과정을 볼 수 있고 그 속에서 고민과 노력의 흔적들을 보게 된다면 완성작을 더욱

제대로 감상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샘 보스마

 

아티스트당 수록된 작품 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완성작이 아닌 스케치북의 작품들을 보여주는 거라 자유분방하고 다양한 시도의 작품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아티스트마다 직종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르며, 무엇보다 스케치북의 활용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웠다.

타이포그래퍼의 스케치북 또한 수록 되어 있었는데 타이포그래피는 늘 완성작만 보아왔어서 손으로 그려진 느낌은 신선하고 또 다르더라.

 

스케치의 활용법은 물론, 잘 만들어진 기성품에서 부터 자체제작까지, 다양한 스케치북 형태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밌다.

 

내지의 편집도 마음에 들었는데 작품도 작품이지만 스케치북 자체를 돋보이게 잘 한 것 같다.

또한 어떤 페이지에서는 일부러 사용한 페이지 뒷면을 그대로 보여주는데 꾸밈없는 리얼한 느낌이라 마음에 들었다.

 

대학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단 한번도 스케치북에 작업해본 적이 없다.

나는 절취선이 있는 구식 도트 프린트 용지 더미들을 얻으러 다녔던 걸 기억한다.

그 종이위에 많은 그림을 그렸다. - 망치면 그 종이는 떼어버리고 다시 시작했다.

그림이 완벽하지 않을 땐 보관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 기억난다.

대학에서 의식적으로 드로잉하는 법을 발전시키려고 했을 때 깨달은 게 있다면 그다지 잘 되지 않은

스케치에서도 무언가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매트 레인스

 

스케치북의 중요성도 새삼 깨달았는데, 나는 그린 그림이 마음에 안들면 찢어버리거나 그 스케치북에 대한 정 또한 금방 떨어져 다 쓰기전에

다른 새 스케치북을 사용하고, 그렇게 쓰다말고 쓰다 말고 하는 편이었다. 최근에는 안그러지만 예전에는 스케치북 정리를 싹 하면서 오래된 그림,

못난 그림들을 보고 스스로가 비웃으며 그것들을 버리고 나면 뿌듯함을느끼곤 했다.

하지만 내가 버린 그 스케치가 당장은 마음에 안들어도 나중에 무언가 다른 아이디어를 줄 수 도 있는거고, 그렇게 모인 한권의 스케치북의 중요성과

의미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예전 스케치북들을 보면서 항상 무언가를 얻게 되고 더 많이 작업하고 싶어진다.

흥미로운 것은 내가 썼던 글들을 다시 읽을 때 단 한번도 같은 느낌을 받지 않는 다는 것이다.

물론 읽을 때 마다 늘 민망한 기분이 들긴 하지만.

-카텔 론카

 

 

 

한가지 아쉬운 점으로는 아티스트들이 쓰는 스케치북에 대한 정보도 함께 수록해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점이다.

스케치북의 종류 또한 다양하니까 좋은 조언이 되주었을 것 같다. (그런데 아마 많은 아티스트의 스케치북은 예의 몰스킨인 것 같지만)

 

읽다보면 정말 그림을 그리고 싶게 만드는, 자극 많이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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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페이지 미스터리
아오이 우에타카 지음, 현정수 옮김 / 포레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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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4페이지의 매우 짧은 미스터리를 모아놓은 책.

몇 편만 먼저 읽어 볼까, 하고 책을 펼치자마자 푹 빠져서 몇 편만 더- 하다가 금방 끝까지 다 읽어버렸다.

미스터리물은 좋아하지만 추리를 잘 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이렇게 짧은 구성 내에 드러나는 쪽이 더 몰입도도 좋고 재밌었다.

생각보다 편수도 많았고 소재, 구성, 분위기가 각 이야기마다 다양해서 질리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다른 이야기도 아닌 미스터리를 단 4페이지로 끝낸다는 것도 그렇지만, 이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의 상상력이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미스터리지만 이야기마다 분위기가 겹치지 않고 다른 것이 매력. 이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마주할 낯이 없다'와 '생명의 은인'.

'마주할 낯이 없다'는 결말의 의외성에 놀랐고, '생명의 은인'은 이야기자체가 인상 깊었다.

특히 마지막 '그때와 다른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마지막 문장이 제목과 어우러져 머리 속에 오래 맴돌았다.

 

짧기때문에 읽기에 부담도 없고 다양한 이야기의 구성으로 가볍게, 즐겁게 읽을 수 있을 책.

추천추천.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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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 225
후지노 지야 지음, 박현주 옮김 / 지식여행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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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B → A''

 

수업이 끝나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동생 다이고를 찾아나선 에리코.

손에는 비올거라며 엄마가 가져가라던 우산을 들고 국도 건너편 어린이공원에서 그네를 타고있던 다이고와 함께 집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도착한 곳은 어딘가 이상하다.

죽었던 친구가 살아있고, 사이가 어색한 친구와는 다시 절친이 되어있으며, 엄마와 아빠는 돌아오지 않는다.

에리코와 다이고는 원래 있던 'A'의 세상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제목의 루트 225는 15, 에리코의 나이를 의미한다고 한다.

사춘기 시절의 감성을 담고 있다고 하는데 숨겨진 의미같은 건 잘 모르겠다. 난 좋은 독자는 못되나 보다.

담백한 느낌의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다.

이야기는 에리코의 시점에서 진행되는데 처음에는 에리코의 생각이나 행동이 답답하고 납득이 잘 안가곤 했다.

하지만 읽으면서 점점 드는 생각이 나라도 갑작스레 이런 상황에 놓이면

'아 지금 이러이러한 상황이니 이렇게 분석을 해서 집으로 돌아가도록 노력하자!'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는게 아니라

불평을 늘어놓는 다거나 지금 있는 '이곳'이 원래 내가 있던 곳이라고 속이며 생각하는걸 피하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우린 세계의 중심이 아니니까, 하며 문제를 외면하고자하는 에리코의 모습이 그 나이대 모습과 잘 맞는 것 같다.

동생 다이고하고의 관계도 얘기를 들어주는 것 같으면서도 잘 안들어주고, 나보다 어리니까 하며 무시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동생이니까, 하고 함께 있는 모습에 형제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뭔가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책 뒤표지엔 '동화같이 놀라운 이야기'라고 적혀있지만 전혀 동화같지 않다.

이야기는 현실적이게, 그리고 담백하게 끝이 나버리기 때문에.

그런 결말이기에 함께 A'의 세계에서 각자 살아가야 할 에리코와 다이고를 생각하면 뭔가 막막하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A'의 세계에서 잠시 살아간다는건 어떻게보면 사춘기를 벗어나 어른이 되어간다는 의미인건가, 도 싶다.

그냥 딱! 잘라버린 끝이 아니라서  책을 덮어도 계속 이야기가 이어질 것 같은 먹먹함을 느꼈다.

 

그런데 적어도 구마노이의 관계에 대해선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고 끝날 줄 알았다.

초반의 고양이 이야기와 더불어 구마노이의 개에도 뭔가 의미가 담겨져 있는 걸까?

그리고 순수하게 궁금해지는 것은 평행이론 같은 느낌의 이야기진행이다보니 A의 세계에선 에리코와 다이고만 사라져있고,

A' 의 세계에선 에리코의 가족 전원이(와있는 건 A의 세계의 에리코와 다이고니까) 사라져있으니 과연 A'의 세계의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

B의 세계일까? 아니면 A''의 세계? 그도 아니면 전혀 다른 C의 세계일까?

 

뭔가 여운이 남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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