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트 225
후지노 지야 지음, 박현주 옮김 / 지식여행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A → B → A''

 

수업이 끝나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동생 다이고를 찾아나선 에리코.

손에는 비올거라며 엄마가 가져가라던 우산을 들고 국도 건너편 어린이공원에서 그네를 타고있던 다이고와 함께 집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도착한 곳은 어딘가 이상하다.

죽었던 친구가 살아있고, 사이가 어색한 친구와는 다시 절친이 되어있으며, 엄마와 아빠는 돌아오지 않는다.

에리코와 다이고는 원래 있던 'A'의 세상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제목의 루트 225는 15, 에리코의 나이를 의미한다고 한다.

사춘기 시절의 감성을 담고 있다고 하는데 숨겨진 의미같은 건 잘 모르겠다. 난 좋은 독자는 못되나 보다.

담백한 느낌의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다.

이야기는 에리코의 시점에서 진행되는데 처음에는 에리코의 생각이나 행동이 답답하고 납득이 잘 안가곤 했다.

하지만 읽으면서 점점 드는 생각이 나라도 갑작스레 이런 상황에 놓이면

'아 지금 이러이러한 상황이니 이렇게 분석을 해서 집으로 돌아가도록 노력하자!'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는게 아니라

불평을 늘어놓는 다거나 지금 있는 '이곳'이 원래 내가 있던 곳이라고 속이며 생각하는걸 피하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우린 세계의 중심이 아니니까, 하며 문제를 외면하고자하는 에리코의 모습이 그 나이대 모습과 잘 맞는 것 같다.

동생 다이고하고의 관계도 얘기를 들어주는 것 같으면서도 잘 안들어주고, 나보다 어리니까 하며 무시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동생이니까, 하고 함께 있는 모습에 형제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뭔가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책 뒤표지엔 '동화같이 놀라운 이야기'라고 적혀있지만 전혀 동화같지 않다.

이야기는 현실적이게, 그리고 담백하게 끝이 나버리기 때문에.

그런 결말이기에 함께 A'의 세계에서 각자 살아가야 할 에리코와 다이고를 생각하면 뭔가 막막하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A'의 세계에서 잠시 살아간다는건 어떻게보면 사춘기를 벗어나 어른이 되어간다는 의미인건가, 도 싶다.

그냥 딱! 잘라버린 끝이 아니라서  책을 덮어도 계속 이야기가 이어질 것 같은 먹먹함을 느꼈다.

 

그런데 적어도 구마노이의 관계에 대해선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고 끝날 줄 알았다.

초반의 고양이 이야기와 더불어 구마노이의 개에도 뭔가 의미가 담겨져 있는 걸까?

그리고 순수하게 궁금해지는 것은 평행이론 같은 느낌의 이야기진행이다보니 A의 세계에선 에리코와 다이고만 사라져있고,

A' 의 세계에선 에리코의 가족 전원이(와있는 건 A의 세계의 에리코와 다이고니까) 사라져있으니 과연 A'의 세계의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

B의 세계일까? 아니면 A''의 세계? 그도 아니면 전혀 다른 C의 세계일까?

 

뭔가 여운이 남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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