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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프라미스드 랜드 O.S.T.
데니 엘프만 (Danny Elfman) / SONY CLASSICAL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복잡한 주인공의 내면 세계
주인공이 천연가스가 매장된 땅 주인들과 천연가스 회사간의 많은 계약을 성사시키며 지금까지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것은 가족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농장을 잃었던 어렸을 때의 상처 때문이다. 돈에 대한 상처. (매우 검소하며 아무리 허접한 주당 내기 라도 뿌리치기 힘들다. 하지만 시골로 돌아오거나 시골 여자와 엮이기는 싫다) 그는 그가 자라온 환경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하는지 잘 안다. 그는 남들보다 저렴한 가격임 에도 땅 주인들을 계약서에 싸인하게 하여 회사에 큰 이익을 남긴다. (승진도 한다) 그에게는 대기업에게 농장을 잃지 않도록 그들을 돕는다는 초라한 자기 위안이있다. (빈약한 주인공의 도덕적 정당성은 환경 단체 로고만 봐도 솥뚜껑 보듯 민감하게 반응한다) 여러가지 기술상의 문제는 부차적인 것이다. 회사의 천연가스 추출 기술 안전도에 대한 이해도나 신뢰도는 그저 보통사원 수준이다. (시골 고등학교 선생님이지만 MIT출신 할아버지의 질문에 쩔쩔 맨다) 그리고는 쇠락해가는 농가구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라고 애써 자부한다. (그래서 누가 자신의 도덕적 약점을 건드리기라도 하면 자신이야 말로 마지막 금전적 기회를 주는거라며 소리치다 맞는다). 느슨하고 느리게 흘러가는 영화의 흐름속에서도 나름 긴장감을 주는건 이런 주인공의 내면적 갈등에서 나오는 듯한 애매모호한 표정 (마치 일부러 그런 표정을 내는듯)이다. 끝까지 회사편일까 아니면 동네 사람편이될까? 하는 긴장감 말이다.
(포스터의 주인공 자세 - 몸과 시선의 방향이 다른 -가 절묘하게 심리를 묘사 하고 있다)

영화의 주제
영화는 극적 재미를 위해 대기업의 단순 사기극을 끼워 넣는다. 대기업들의 고도의 지능적이고 합법적인 계략/음모가 영화의 주제가 아니므로 그 정도는 봐 줄 수 있다. 이 영화의 주제는 돈에 의해, 돈을 위해 굴러가는, 돈의 힘에 휘둘리는, 사람들의 대책없는 자그마한 존엄성 지키기이다. 영화는 천연가스가 묻혀있는 땅 주인과 없는자들간의 갈등 같은것에는 관심이 없다. 영화의 관심은 자본과 권력의 힘 아래 순진하게, 애써 자기합리화 또는 무지로 연명하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있다. 뭐 이런게 나쁘다는게 아니고 그냥 그렇다는 거다. 어려움이 없을 때 사람들은 아무 생각없이 즐기고 먹고 마신다. (영화 도입부에 등장하는 CFO와CEO들은 Chateau Margaux 같은 포도주를 점심때 부담없이 마시며, 고작 고민거리란 11살짜리 딸 아이가 수업 시간에 개구리 해부 때문에 우는 문제 정도로 모든걸 다 가진 자들 같이 행복해 보인다.) 그리고는 어려움이 닥치면 생각하게 되는 법이다.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되돌아 보아라 이 두 가지를 하나님이 병행하게 하사 사람이 그의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 전도서 7:14). 물론 그래도 아무 생각 없이사는 넘들도 있다. (계약 했다고 스포츠카를 당장 사는 넘을 보라)
맷 데이먼 버젼의 “돈으로 살 수 없는것들”
맷 데이먼의 뭔가 웃음기 없는, 기껏 해야 씨-익 웃고마는, 그의 표정은 자기가 하는 일과 가치관에 대해 의문을 덮어둔체 살아가는 주인공에 잘 어울린다. 게다가 주인공은 거대한 자본주의 체제 앞에서 존엄성과 자부심으로 농장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은 헛소리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 권력에 붙어서“그건 헛소리다”라고 말해 보지만 그는 뼛속부터 힘 없는 자들의 상처를 알고 있다. 그는 마이클 샌들의“돈으로 살 수 없는것들”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것이다. 어설픈 사기극과 환경 단체에서 파견나온 넘의 비아냥거림은 결국 자신이 회사의 꼭두각시임을 각성케 한다. 그리고 마을의 찬반 투표 장소에서 레몬쥬스를 파는 어린 아이로 부터 다시 한번 자신을 확인하게 된다. 한사코 레모네이드의 제값인 25센트만 받는 아이를 보며 주인공은 깨닫는다. 그 아이가 팔고 있는 것은 90억달러를 주고도 못 사는 것 이라는걸. 결국 그는“돈으로 살 수 없는 것”편에 서게 된다.
약속의 땅
문제는“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택하게 되면 매일 매일“살 수 없는”세상이 되어 가고 있는데 있다. 하지만 영화는 그 어떤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제목은 약속의 땅이다. 이 영화가 말하고 싶은것은...이 세상에서는 그 어떤 금전적 이익이나 약속된 어떤 것을 받지 못하더라도 지킬것은 지킬 수 도 있다는...것인데 그러고도 얼마나 살아 갈 수 있냐는 의문이지만 중요한건 이 세상에서 그냥 사는게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 무엇을 지키며 사느냐 라고도 말 할 수 있는 거니까. (그래도“고문 당해 봤어?”보다는“굶어 봤어?”를 더 중요시 여기는 나라도 있다) 약속의 땅하면 생각나는 건 가나안인데. 젖과 꿑이 흐르는. 그래서 거기 살고 있던 가축이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 쓸어버리고 들어가 사는 민족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수천년 전의 민족을 막연히 흠모하는 어떤 신앙인들도 있다. 성공의 신학, 자본주의 신학이 판을 치면 그 약속의 땅을 어떻게 취하는가 하는 과정보다는, 쳐들어가 쟁취 했다는것 만을 중시 할 수 있다. 히브리서 11장13절 “이 사람들은 다 믿음을 따라 죽었으며 약속을 받지 못하였으되 그것들을 멀리서 보고 환영하며 또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임을 증언하였으니”와 같은 삶은 관심 밖이다. 약속된 것을 받지 못해도 믿음으로 살았던 사람들과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소위 예수를 믿는다는 나 같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그들의 온전함을 이루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신앙이 아쉽다. (이 사람들은 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증거를 받았으나 약속된 것을 받지 못하였으니 이는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여 더 좋은 것을 예비하셨은즉 우리가 아니면 그들로 온전함을 이루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 히브리서 11장 39,40절)
그리고 반전
마지막 반전. 결국 영화가 말하는 것은‘천연가스 계발과 그로 인한 막대한 금전적 이익 보다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자긍심과 사랑과 가족들의 땅같은 뭐 그딴것들 지키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다’라고 생각하면 오해일 수 있다. 왜냐면 이 영화의 자본이 두바이로 부터 온 것이라고 여기 써 있는데? 즉 타 국가의 에너지 자원 계발을 지연 시키려는 중동의 입김이 작용한 영화 일 수 있다는 거다. 마치 영화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거나 데이먼이 디몬 같지 않은가? (이때“환상 특급”배경음악이 깔려 줘야하는데…)
하찮은 몇가지
1. 맷 데이먼이라 영화속에서 버벅거려도 저넘이 또 언제 자신이 천재이며 비밀 첩보 요원임을 드러낼까? 라는 착각을 영화 내내 하게 된다. 결국 여기선 그냥 박지성과 웃는 하관이 닮은 평범한 사람이었다.

2. 앗 저 볼륨감 있는 금발이 여자 주인공인줄 알았는데 그냥 대사도 없고 잠깐 잠깐 나오고 만다. 영화 카메라빨 인듯한 Sara Lindsey. 제작진과 친한가봐?

3. 이 영화 팀은 Good Will Hunting팀과 거의 비슷.

4. 각본에는 주인공과 일하는 직장동료가 누나뻘 되는 매력적인 여성이라고 나와 있는데 매력 있지 않습니까? 그래, 매력있지가 않다. 그래도 지적이지 않습니까? 그래 지적이지 않다.

5. 이렇게 애매모호한 표정을 짓는 여자는 참 무섭다. 어떻게 보면 꼭 속으로“너 맷 데이먼이지?”하는것 같아 영화 몰입을 방해 한다. 국민학교 (난 초등학교 다닌적이 없다) 담임선생님이 시험 못 봤을때 짓는 표정과 겹쳐서. (나만 그런거 일 수있다.)

6. 미국은 진짜로 2시간 달려서 도시를 벗어나면 어디나 켄터키라는 말이 피부에 와 닿는다. 미국 어딜가도 널려 있는 우리 동네 같은 곳. 여기서 오랫동안 살던 사람들의 정서 – 반도체나 IT 회사 같은데 다니는 사람들에 대한 정서 - 가 어떤 것일까 알기 두렵다.

7. 참고로 90억 ($9B)달러 회사라는데 그건 그 바닥에서 별로 크지 않은 회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