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던 시대의 기독교 윤리 우리시대의 신학총서 3
윌리엄 슈바이커 지음, 문시영 옮김 / 살림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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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도덕을 이야기 할때 신의 존재를 당연시 한다. 존재증명에 연연하지 않고 논리를 시작하는 현명함을 보인다. 저자에게 있어서 존재론은 비존재론과 논리상 같은 의미를 가지므로 그 증명에 시간을 뺏기지 않고 각 이론이 실제 삶에 미치는 영향을 논한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실재이며 도덕이란 인간이 만든 허상이라는 도덕 비실재론은 환원주의에 갖힌 세계이다. 이 물질세계, 자연세계만이 존재하는 전부라는 가정하에 그 허상으로 보이는 비실재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힘이라는 환원주의 해석이 팽배한 이 시대가 바로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이다. 

     짜임새 있는 책의 구성이다. 1부는 포스트모던 시대현상을 2부는 이에 반하는 보수적이고 정통적인 도덕실재론의 입장을 그리고 3부는 1부와 2부를 아우르는 현상과 그 해석에 관한 기독교적 입장을 통하여 삶의 통전성을 이루고자 한다. 그러면서 또한 각 부의 장들 역시 첫장은 현상을 두번째장은 설명을 세번째장은 앞의 두장을 묶어서 결론을 내는 구성으로 되어있다. 구성은 좋지만 말이 너무 어려운듯. 특히 통전성...
     저자에게 있어서 도덕비실재론이란 결국 허무주의로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근거가 없다는 점에서 자기모순적이며 궁극적으로 삶의 통전성에 실패할 수 밖에 없다. 비실재를 실재로 움직이는 것은 인간의 힘, 자연의 힘이라는 입장과 하나님 이라는 입장사이에는 화해의 여지가 없다. 해석에 따른 도덕적 책임과 삶에의 적용에 따라 두 입장의 가치는 달라진다. 그리고 하나님을 배재한 힘의 논리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실재의 범위를 자연주의에 국한시킬 근거는 없다. 우리는 초자연성, 하나님의 타자성, 도덕적 실재를 인정 할 수 있다. 아니 인정 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이기 때문이다.    

     본성과 양육에서 인간을 유전자와 환경의 산물에 국한시키는 관점은 흡사 도덕 비실재론과 비슷한것 같다. 그곳에는 하나님이 존재할 틈이 없다. 뇌에만 존재하는 하나님은 하나님이 아니기 때문이다. 유한한 인간에게 무한한 하나님이 접촉하실때 그것이 진정한 영원성에로의 통로인지 아니면 갇힌 세계에서 그냥 벽에 그려져 있는 문인지는 부딪히며 열려고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삶의 통전성을 향한 길이다. 그리고 그 부딪힘은 어떤 사람에게는 한 순간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 평생 계속되는 부딪힘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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