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토익 만점 수기 - 제3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심재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고백컨데 정말 운이 좋아서 토익이 무슨 약자인지도 모르고(만점이 990점이라는 것도 얼마전에 알았다) 살아왔고 토플은 딱 한달 학원에 다녀봤다. 그것도 공부하기 위해서가 아니고 연애시절 조금이라도 더 얼굴 보려고 억지로 한달간^^

그런데 이 나라의 청년들은 토익 만점은 눈이 두개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에 불과한 나라에 살고 있다. 토익 점수가 신발싸이즈와 비슷한 이는 정상적인 사람이 되지 못한다. 아무런 빽이 없는 주인공은 비교적 저렴한 호주로 어학연수를 떠나 백인과의 대화라면 무조건 'sure'를 외치며 토익에 목을 걸다 바나나 농장으로 위장한 대마초 재배꾼의 인질이 되고 너무나 열심히 인질일을 하다보니 매니저를 거쳐 파트너까지 된다. 물론 네이티브 스피커의 첨삭지도를 받으니 토익점수는 일취월장 ..... 하지만 이 소설은 코미디가 아니기에 희극의 껍질을 쓴 비극이기에 마지막 대목에서 저자의 의도대로 싸대기를 맞고 눈물을 짓게 만든다.

바나나( 아무리 노란물을 들여도 속은 하얀 바나나처럼 아무리 번데기 발음을 잘하고 r 발음을 잘해도 결코 속은 노래질 수 없는 )는 죽어라 미국의 식민지를 추구하는 우리의 현실을 비추는 상징인데 속과 겉이 함께 노란 네이티브 스피커는 '너희 나라는 얼마나 영어를 잘해야 네 나라의 국민이 되냐고 묻는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 견고한 일루미나티(소설속 이상한 여자 요코가 말하는 지구를 정복하려는 파충류, 아마도 거대 자본)가 지배하는 이 체제에 틈을 만들 수 있을까? 저주받은 걸작인 영화 '지구를 지켜라'가 떠오르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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