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동지역 소도시에서 봉직의 생활을 할 때에 출퇴근 길이 아주 좋았습니다. 작은 야산을 15분 정도 걸어서 넘어다녔는데 계절에 따라 주위에 작은 꽃들이 피고 풀숲을 뒤져보면 예쁜 벌레들이 숨어있었습니다. 가끔은 예쁜 노래를 부르는 새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산책하는 기분으로 구경만 하고 다니다가 우연한 계기로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하여 이것저것 사진을 찍어보니 제가 찍은 꽃, 나무, 곤충들의 이름이 궁금해졌습니다. 그 전에 사용하던 수동식 필름카메라로는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없었지만 디지털 카메라의 장점이 부담없이 찍을 수 있고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데다가 쉽게 인터넷에 올려 좀 더 지식이 많은 사람들에게 질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주위의 생명들에 대해 공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로 시작하는 김춘수의 시인의 시처럼 이름을 모르는 꽃은 그냥 야생화에 불과했지만 하나하나 이름을 알기시작하자 살아있는 꽃으로 변했습니다. 이때 제 궁금증을 제일 많이 풀어준 책이 현암사에서 나온 ‘쉽게 찾는’ 시리즈입니다.

순수과학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분류학쪽으로 공부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 드물어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학창시절 생물 공부를 했다지만 몇가지 나무와 풀 이름을 빼면 정말 우리를 에워싼 많은 생물들에 대해 아는 지식이 없습니다. 처음 꽃 이름을 알기위해 이리저리 알아보던 중에 처음 눈에 들어온 책은 현암사에서 나온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시리즈로 나온 책인데 이 책은 자세한 정보를 전해주는 장점이 있지만 현장에서 모르는 이름을 확인하기에는 부피가 크고 분류가 너무 학문적으로 되어있어서 이름을 찾기 위해 몇 권의 책을 처음부터 뒤져봐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쉽게 찾는 시리즈는 기초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쉽게 찾아 볼 수 있도록 배려했고 책 크기도 작아서 들과 산으로 쉽게 가지고 다니면서 참조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꽃을 예로 들면 계절별로 봄, 여름, 가을&겨울로 세권의 책으로 나뉘어져 있고 꽃을 색깔별로 분류되어 있어서 쉽게 이름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와있는 시리즈는 우리 꽃(봄,여름, 가을-겨울, 3권), 우리나무(도시나무, 산나무, 4권), 우리 곤충(2권), 우리 버섯, 우리 약초(2권), 우리 나물, 내 고향 민물고기, 우리 새(2권), 우리 산(지리산)가 나와 있습니다. 이 책은 일반인들의 ‘들생활에 활용도가 높은 책입니다. 산에 가거나 들에 나가거나 개울에서 물고기를 잡거나 동물원에 갈 때도 손에 들고 나가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날이 풀리고 봄이 오면 아이들 손을 잡고 들로 나가 하나씩을 꽃이름을 찾아보며 이야기를 나누면 살아있는 생태교육이 저절로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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