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해경은 중국의 대표적 신화.지리서라 할 수 있는 책인 데 한문과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입니다.(그림이 많기 때문에... 상상할 수 있는 이상한 동물과 식물은 다 있습니다.) 아마도 서평에 이끌려서 구입했을 것 같은데 책장을 펼쳐 처음 나온 남산경(南山經) 1장에 있는 다음 대목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남산경의 첫머리는 작산이라는 곳이다. 작산의 첫머리는 소요산이라는 곳인데 서해변에 임해 있으며 계수나무가 많이 자라고 금과 옥이 많이 난다. 이곳의 어떤 풀은 푸른 꽃이 핀다. 이름을 축여(祝餘)라고 하며 이것을 먹으면 배가 고프지 않다. 이곳의 어떤 나무는 생김새가 닥나무 갈은데 결이 검고 빛이 사방을 비춘다. 이름을 미곡(迷穀)이라고 하며 이것을 몸에 차면 길을 잃지 않는다.

축여라는 풀을 먹으면 배가 고프지 않고 미곡이라는 나무를 몸에 지니면 길을 잃지 않는다니... 지금보다 수천년 전의 사람들도 나하고 같은 고민을 했구나 하는 안도감도 들었구요. 길을 잃고 헤메는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군!

미곡은 와이프가 사군자를 배우던 시절에 낙관으로 쓸 호를 정해야 한다기에 미곡으로 적극 추천해서 와이프의 호가 되었습니다.

보르헤스의 상상동물 이야기와 비교해 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아쉽게도 이책은 절판된 상태군요.

가장 믿을 만한 주해서는 정재서 교수가 쓴 민음사판이 제일 좋은 것 같은데 이미 알라딘은 품절이고 예스24에는 남아 있네요. 연구서로는 서경호교수가 쓴 산해경연구가 있습니다.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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