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해경은 중국의 대표적 신화.지리서라 할 수 있는 책인 데 한문과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입니다.(그림이 많기 때문에... 상상할 수 있는 이상한 동물과 식물은 다 있습니다.) 아마도 서평에 이끌려서 구입했을 것 같은데 책장을 펼쳐 처음 나온 남산경(南山經) 1장에 있는 다음 대목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남산경의 첫머리는 작산이라는 곳이다. 작산의 첫머리는 소요산이라는 곳인데 서해변에 임해 있으며 계수나무가 많이 자라고 금과 옥이 많이 난다. 이곳의 어떤 풀은 푸른 꽃이 핀다. 이름을 축여(祝餘)라고 하며 이것을 먹으면 배가 고프지 않다. 이곳의 어떤 나무는 생김새가 닥나무 갈은데 결이 검고 빛이 사방을 비춘다. 이름을 미곡(迷穀)이라고 하며 이것을 몸에 차면 길을 잃지 않는다.

축여라는 풀을 먹으면 배가 고프지 않고 미곡이라는 나무를 몸에 지니면 길을 잃지 않는다니... 지금보다 수천년 전의 사람들도 나하고 같은 고민을 했구나 하는 안도감도 들었구요. 길을 잃고 헤메는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군!

미곡은 와이프가 사군자를 배우던 시절에 낙관으로 쓸 호를 정해야 한다기에 미곡으로 적극 추천해서 와이프의 호가 되었습니다.

보르헤스의 상상동물 이야기와 비교해 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아쉽게도 이책은 절판된 상태군요.

가장 믿을 만한 주해서는 정재서 교수가 쓴 민음사판이 제일 좋은 것 같은데 이미 알라딘은 품절이고 예스24에는 남아 있네요. 연구서로는 서경호교수가 쓴 산해경연구가 있습니다.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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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영동지역 소도시에서 봉직의 생활을 할 때에 출퇴근 길이 아주 좋았습니다. 작은 야산을 15분 정도 걸어서 넘어다녔는데 계절에 따라 주위에 작은 꽃들이 피고 풀숲을 뒤져보면 예쁜 벌레들이 숨어있었습니다. 가끔은 예쁜 노래를 부르는 새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산책하는 기분으로 구경만 하고 다니다가 우연한 계기로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하여 이것저것 사진을 찍어보니 제가 찍은 꽃, 나무, 곤충들의 이름이 궁금해졌습니다. 그 전에 사용하던 수동식 필름카메라로는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없었지만 디지털 카메라의 장점이 부담없이 찍을 수 있고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데다가 쉽게 인터넷에 올려 좀 더 지식이 많은 사람들에게 질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주위의 생명들에 대해 공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로 시작하는 김춘수의 시인의 시처럼 이름을 모르는 꽃은 그냥 야생화에 불과했지만 하나하나 이름을 알기시작하자 살아있는 꽃으로 변했습니다. 이때 제 궁금증을 제일 많이 풀어준 책이 현암사에서 나온 ‘쉽게 찾는’ 시리즈입니다.

순수과학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분류학쪽으로 공부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 드물어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학창시절 생물 공부를 했다지만 몇가지 나무와 풀 이름을 빼면 정말 우리를 에워싼 많은 생물들에 대해 아는 지식이 없습니다. 처음 꽃 이름을 알기위해 이리저리 알아보던 중에 처음 눈에 들어온 책은 현암사에서 나온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시리즈로 나온 책인데 이 책은 자세한 정보를 전해주는 장점이 있지만 현장에서 모르는 이름을 확인하기에는 부피가 크고 분류가 너무 학문적으로 되어있어서 이름을 찾기 위해 몇 권의 책을 처음부터 뒤져봐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쉽게 찾는 시리즈는 기초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쉽게 찾아 볼 수 있도록 배려했고 책 크기도 작아서 들과 산으로 쉽게 가지고 다니면서 참조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꽃을 예로 들면 계절별로 봄, 여름, 가을&겨울로 세권의 책으로 나뉘어져 있고 꽃을 색깔별로 분류되어 있어서 쉽게 이름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와있는 시리즈는 우리 꽃(봄,여름, 가을-겨울, 3권), 우리나무(도시나무, 산나무, 4권), 우리 곤충(2권), 우리 버섯, 우리 약초(2권), 우리 나물, 내 고향 민물고기, 우리 새(2권), 우리 산(지리산)가 나와 있습니다. 이 책은 일반인들의 ‘들생활에 활용도가 높은 책입니다. 산에 가거나 들에 나가거나 개울에서 물고기를 잡거나 동물원에 갈 때도 손에 들고 나가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날이 풀리고 봄이 오면 아이들 손을 잡고 들로 나가 하나씩을 꽃이름을 찾아보며 이야기를 나누면 살아있는 생태교육이 저절로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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