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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기원 (起源) / 丁 明

 

위로의 꽃은 눈물에서 피어났죠.

 

한때는 슬픔이나 아픔으로부터 달아나려 했죠.

그러나 눈물과 상처가 없는 곳이란

하늘 아래 어디에도 없었답니다.

 

눈물과 상처를 감춘 사람은 보았어도

정녕 그것이 없는 사람은 아무 데에도 없었어요.

눈물을 감추느라 속으론 피가 맺히고

상처를 감추느라 속으론 멍이 들죠.

 

애써 그것을 감추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위장한

무표정의 삶이란, 호흡과 맥박이 멈춘 듯 황폐한 것이었어요.

거짓의 모래성

과장된 우정

 

슬픔이 없는 곳에는 위로가 없고

고통이 없는 곳에는 치유도 없답니다.

 

슬픔을 감추고서가 아니라 슬픔 위에서

고통을 감추고서가 아니라 고통을 넘어

나는 슬픈 당신을 위해 꽃을 피우고

당신은 아픈 나를 위해 노래를 부르죠.

 

아름다운 꽃들은 모두 상처 위에서 피어났죠.

 

(200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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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족한 삶  / 정명

 

한여름 열기가 가라앉자 

세상엔 평온이 찾아왔지 

 

굶주리는 이도 없고 헐벗은 이도 없고 

우는 이가 없으니 웃는 이도 없고 

그러자 바람은 더이상 불지 않으며 

세상은 적막해졌던 것이다. 

 

물줄기는 갈 곳 몰라 흐름을 멈추고 

시간이 멈추자 낙엽도 지지 않는다. 

 

아아, 충족이란 무서운 것이로다 

 

찾는 이 없는 꽃들은 말없이 피었다 지고 

아무도 연모하지 않는 달은 홀로 머물다 가네.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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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 정명

 

서울을 가려다가 나도 모르게 

발걸음 고향으로 향했네 

 

눈앞에는 붉은 노을 스러져가고 

등 뒤로는 하얀 달빛 서리 내릴 때  

 

(200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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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부처 / 정명 

 

잔잔한 미소 하나로 희망을 주고 

견고한 가슴 하나로 위안을 주네 

 

차가운 돌 하나의 사랑이 이러하거늘  

 

200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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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녘 일몰 / 정명

네게도 힘겨운 하루였나 보다
참혹한 핓빛으로 스러지는 해
 
안개 속에서 시작한 아침
숨 막히는 노동의 하루를 보내고
지는구나,
그예 으깨진 포도알처럼
들판에 쏟아놓은 흑자줏빛 한숨
 
네게도 봄 감기는 혹독한가 보다 

2009.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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