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기원 (起源) / 丁 明
위로의 꽃은 눈물에서 피어났죠.
한때는 슬픔이나 아픔으로부터 달아나려 했죠.
그러나 눈물과 상처가 없는 곳이란
하늘 아래 어디에도 없었답니다.
눈물과 상처를 감춘 사람은 보았어도
정녕 그것이 없는 사람은 아무 데에도 없었어요.
눈물을 감추느라 속으론 피가 맺히고
상처를 감추느라 속으론 멍이 들죠.
애써 그것을 감추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위장한
무표정의 삶이란, 호흡과 맥박이 멈춘 듯 황폐한 것이었어요.
거짓의 모래성
과장된 우정
슬픔이 없는 곳에는 위로가 없고
고통이 없는 곳에는 치유도 없답니다.
슬픔을 감추고서가 아니라 슬픔 위에서
고통을 감추고서가 아니라 고통을 넘어
나는 슬픈 당신을 위해 꽃을 피우고
당신은 아픈 나를 위해 노래를 부르죠.
아름다운 꽃들은 모두 상처 위에서 피어났죠.
(200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