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 丁明
아침 눈 뜰 때마다
내 영혼 함께 눈을 떴으면
몸 일으켜 움직일 때마다
영혼 먼저 일어나 손 이끌어주었으면
홀로 졸며 떠다니는 육신은
허수아비
그의 말과 글은
잠꼬대
내 영혼 깨어났으면
아침마다 상쾌하게 일어났으면
(2011 丁明)
나의 밤이 시(詩) 되어 / 丁 明
나의 밤이 시(詩) 되어
하늘에 머무네
하늘은 그대에게로 이어진 바다
시는 별이 되어 밀려가고
노을 붉은 아침 해변에 닿으면
그대는
치맛자락 적시며
나의 밤을 건져 올리네
(2010)
조각달
반쪽으로 여윈 달 차가운 칼날처럼
산마루 가르며 돋아나더니
중천 너른 품에 이르러 둥실
쪽배가 되네
스산한 운명에 날 세운 삶도
어느덧 裕餘하는 날이 오나니
(丁明 2012. 10)
시간의 힘
무엇이 흘러 과거가 된다는 것은
얼마나 큰 위안인가
지금은 견딜 수 없을지라도
과거란 얼마든지 혹은 너그럽게
견딜 수 있는 것이므로
그래서 기원하는 것이다
견디기 힘든 시간에게
"얼른 지나가 과거가 되어라"
아무리 사나운 운명도
이 呪文 감히 피하지 못 한다
(丁 明, 2012)
한날 한시 태어나
은행에서 헤어진 지폐 두 장이
오랫만에 은행에서 해후했다지
어떻게 지냈니
손을 마주잡으며
오만원짜리가 대답하길
뻔하지 뭐
하루는 도박장, 하루는 룸살롱
그러는 너는 어땠니
천원짜리 대답하길
나도 늘 그래
교회에서 절, 절에서 교회
복을 향해 흐르는 인심
인심 따라 기우는 정성
神은 언제쯤이나
주색보다 따뜻한 위안이 될까
로또보다 분명한 희망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