卓秀珍 탁수진 2003-10-14
전여옥 ‘독설’에 조선닷컴 ‘들썩’ 전여옥 ‘독설’에 조선닷컴 ‘들썩’ 독설가로 이름난 방송인 전여옥씨가 13일 ‘조선닷컴 칼럼’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기쁨 못 준 대통령 물러나길>이라는 제목의 이 칼럼에서 전씨는 시종일관 노 대통령의 ‘실정’과 재신임 결정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으며, “무기력, 무책임, 무원칙을 넘어 무능력이 노 대통령의 문제”라고 일갈 했다.
전씨는 ‘재신임카드’를 제시한 노 대통령이 “가장 대우 안 해 주면 이혼할래”라고 투정을 부리는 ‘철부지 남편’과 “다름 없다”며 거세게 비난했다.
“어떻게 재신임을 묻느냐는 탁상공론으로 ‘국력’과 ‘세금’을 낭비할 수 없으니” 국민들이 나서서 하야를 종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혼란을 부추기는 무책임한 언동이라는 비판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듯, “만에 하나 노무현 대통령이 물러난다 해도 ‘취임이후 8개월’보다는 혼란스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전씨는 “국가의 혼란을 걱정하며 ‘어쩔수 없는 재신임’을 할 것이 아니라…(중략)…지금이라도 과감히 ‘손절매’를 결정해야될 시기”라는 호소로 장문의 글을 끝맺음 했다. 칼럼이라기 보다는 격문에 가까운 독설의 연속이었다.
13일 오후 2시 30분께부터 조선닷컴에 게재되기 시작한 이 글에 대한 독자의견(100자평)은 14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2,240여건을 기록하고 있다. 단일 기사로는 보기 드물게 뜨거운 반응이다.
조선닷컴의 독자들의 특성이 반영된 탓인지, 기사보기 화면 바로 아래 ‘추천수’ 기준으로 나열된 의견들은 전씨의 주장에 공감하는 독자의견 일색이다. 추천수 1,200여건을 기록해 1위에 오른 권혁명씨는 “이 글을 전 국민이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남겼다. 470건의 추천을 얻은 김성주씨는 “잘 키운 전여옥 하나, 열 유시민 안부럽다”는 의견을 남겨, 전씨와 개혁성향 네티즌을 대변해 온 유시민씨 사이에 대립구도를 설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씨의 칼럼이 게재된 직후부터 일정기간 동안은 전씨의 논조에 전폭적인 지지를 표하는 의견이 다수였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반대 의견도 만만찮은 세를 형성하고 있다. “전여옥씨께서는 80년대 언론인으로 일하시면서 ‘국민에게 기쁨 못 준’ 전직 대통령들에게 무슨 직언을 하셨습니까?”(이항모), “전여옥님의 저널을 애독하지만 이번의 글은 너무 자의적이고, 대안없는 글로 보이는군요. 인신공격에 가깝구요”(황인수).
이처럼 독자의견의 양상이 미묘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은 성향이 다른 네티즌들이 시차를 두고 이 글을 접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즉 보수 성향이 대세를 이루는 ‘조선닷컴 토박이’ 독자들이 비교적 일찍 글을 접하고 지지의견을 활발히 개진해 독자의견 리스트의 윗부분을 선점한 반면, 개혁성향의 네티즌들은 뒤늦게 칼럼 게재 소식을 듣고 찾아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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