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사 산책 1권 - 개화기편, 천주교 박해에서 갑신정변까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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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이 얘기하길 강준만처럼 사람과 안 어울리는 사람도 없단다. 실명비판을 위해서도 그렇고, 실명비판을 한 마당에 어디 쉽겠냐는 거다. 그가 교수연구실에 틀혀박혀 하는 일은 분명하다. 책을 쓴다. 다작 강준만 선생이라 할 만큼 그가 쏟아내는 책의 분량은 방대하다. 최근에 <미국사 산책>도 썼다니 그가 넘나드는 영역 또한 혀를 내두를 정도다.

한국 근,현대사에 대해 이렇게 무지할 줄 몰랐다. 대강의 이름들과 연도들을 외면서 시험을 친 세대이긴 하지만, 역사란 자고로 해석이 중요하다. 이 책의 장점은 1권 서론에도 밝히고 있지만 역사에 대한 여러 해석을 공정하게(?) 다 실고 있다는 점이다. 책의 뒤 쪽에 참고자료의 양 또한 방대하다.  

책을 쓰기 위해 이렇게 많은 양의 서적과 논문, 신문기사와 학회의 자료들을 참고하는 것도 참 대단하다. 혹시 누가 이런 논문을 찾아주고 정리해줄 비서가 있다고 의심(외국에는 이런 작업을 해주는 게 체계적으로 잘 되어있다고 하던데...)할 정도로 대단하다. 정말 이런 양을 다 소화하면서 책을 쓴거라면 이 책 정말 신뢰할만 게 아닐까?

조선말기의 시대상황과 근대화의 과정이 이토록 비참한 과정이었는지는 몰랐다. 역사를 번호찍기 객관식 4지선다로 외워왔으니 배경과 상황에 대한 이해가 있었을리 만무하지만 이토록 무지할꺼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시대인식은 결국 역사인식으로 말미암는 것인데 아찔하다. 현대사는 그나마 정리하도 하고 있는데, 근대사에 대해서는 완전 까막눈이다. 

특히 갑신정변과 그에 관련된 인물들에 대한 좀 더 심도있는 책 혹은 자료들은 좀 더 찾아봐야 겠다. 조선의 근대화가 이렇게 일본과 미국, 러시아에 의해 비참하게 진행되었을 줄이야, 그리고 그 과정에서 희생된 농민들과 평민들, 그리고 동학혁명과 관련된 민중 봉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어쩜 지금 대한민국의 역사는 저주의 수레바퀴를 여전히 반복해서 굴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10권, 갈길이 멀긴 하지만 한동안 작은 목표가 생겨서 기쁘다. 그리고 거기서 파생되는 독서를 생각하니 절로 배부르다. 상반기 읽어야 할 책이 참 많은데 걱정이긴 하다만, 작은 과제가 생긴거 같아 뿌듯하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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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나를 위한 하나님의 디자인
보언 로버츠 지음, 박지연 옮김 / IVP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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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시작  

복음을 서술하는 다양한 이야기와 방식들이 있다. '사영리'는 하나님이 당신을 사랑하신다고 시작을 하며, 브릿지(네비게이토 간)라고 불리는 하나님의 선물인 영생은 '당신은 죄인입니다'라고 시작한다.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복음을 소개할 수 있겠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복음의 시작은 창조가 되어야 한다. 

많은 이들에게 복음을 소개할 기회를 가지면서 두 시작의 한계를 느끼고 고민하던 차에 창세기를 연구하게 되었다. 창세기1~11장은 연속으로 잘 다루어지지 않는 본문이다. 주로 성급하고 아브라함 스토리부터 시작하는 게 쉽고, 기껏해야 노아 스토리 정도를 다루는 게 전부다. 그리고 결혼식에서 창세기의 2장을 잠깐 언급하거나, 창조론을 이야기하면서 1장을 참고 본문으로 삼곤 한다.     

 

창세기 1,2장의 실용적 강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차에 아주 반갑게 읽은 책이다. 지난 겨울 수련회를 비롯, 여러 곳에서 창세기 1,2장을 강해할 필요를 느꼈고, 강해하면서 내가 고민한 사실들에 대한 지지를 받는 기쁨을 선사해준 책이다. 이 책은 창세기 1,2장을 통해 '창조'를 새롭게 조명한다. 

하나님이 창조주 하나님이란 사실(1장)에 담겨있는 풍부한 의미에 대해 설명한다. 그 선포가 그 당시 모세공동체가 직면하고 있었던 고대의 세계의 다른 가치관과 세계관을 어떻게 전복하는 메시지였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단정적이고 너무 단편적이라 아쉽지만, 1장의 행간을 읽을 수만 있다면 이것으로도 충분히 밥값, 아니  책값을 한다.    

 

가이드와 입문서로서 딱!!

이 책을 통해 전체적인 윤곽을 잘 잡고, 각자 관심있는 분야들에 대한 더 심도있는 독서를 할 수 있겠다. 일단 이런식으로 창조의 의미에 대해, 창조의 목적으로서 각 부분에 대한 이해를 어느 정도 가지고 각 부분의 좋은 책들을 참고해서 더 공부해 갈 수 있겠다.  

적당히 정리가 되면서도 적당한 아쉬움을 남겨 좀 더 알고 싶고 읽고 싶은 마음을 적당히 부채질하는 아주 적당한 책이다. 맘만 먹으면 서너시간이면 적당히 읽을 수 있는 분량이기도 해서 가볍게 정리해 두면 아주 적당한 책이다. 적당한 때에 적당한 맘으로 적당히 정리해두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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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적 상상력
월터 부르그만, 김기철 / 복있는사람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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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와 선지자가 필요한 시대

시대마다 그 시대의 철학적, 역사적 이면을 통렬하게 드러내고 고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힘을 가진 자들이나 권력을 가진 자들이 아니라 권력이 만들어낸 지배와 체제에 용기있는 질문을 한 이들이고, 권력의 회유 혹은 탄압의 과정에서 의문을 품게 된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전사가 되는 시대는 암울한 시대다.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지만 난세는 많은 이들의 눈물과 피를 요구한다.  

 

MB정권이 들어서고 많은 이들이 전사가 되고 있다. 고등학생들이 학교를 뛰쳐 나왔고 딸아들자식 잘먹이고 남편을 뒷바라지하던 어머니들이 거리로 나왔다. 예언자를 필요로 하고 선지자들을 만들어내는 시대는 어두운 시대다. 선지자나 예언자가 불필요한 세상, 그 세상이 잘 돌아가는 세상이다. 시대가 수상하니 곳곳에서 선지자의 외침이 들린다. 그들의 외침은 준엄하고 통렬하지만 무언가가 부족하다. 월터 브루그만은 그걸 '상상력'이라고 이 책에서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선지자가 넘쳐나도...

월터 브루그만은 구약의 모세와 이스라엘 공동체를 이집트 왕권에 대한 선지자적이고 예언적인 개인 혹은 집단이라고 예기한다. 그 공동체의 중심에 선지자 모세가 있다. 모세가 속한 이스라엘 공동체의 선지자적 비판은 이집트 지배체제에 대한 문제제기와 불만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브루그만은 "비판이란 트집을 잡고 비난을 퍼붓는 것이 아니다...진정한 비판은 애통할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덧붙인다. "애통은 자기연민의 표현일 수도 있고, 탄원인 것은 확실하나 결코 체념은 아니다" 

그래, 이 시대와 우리에게 선지자는 많지만 무엇이 부족한지를 알았다. 그런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참으로 선지자(?)였다는 생각이다. 그는 울 때를 알았고(울보 김대중), 제대로 울었다. 브루그만은 계속해서 말한다. "아픔을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일은 해체하는 비판의 중요한 첫걸음이 되고, 이러한 비판은 신학적이고 사회적인 면에서 새로운 현실을 연다. 역사의 문을 두드리는 이러한 울부짖음을 하나님께서 들으시고, 역사는 힘을 얻게 된다" 아~ 애통과 눈문을 잃어버린 내 모습, 그리고 한국교회여~~ 

 

새로운 선지자의 세대를 기대하며...

이 책은 그동안의 '선지자적 비판'을 돌아보게 하게한다. 애통이 빠진, 눈물이 빠진 비판은 예언이 될 수 없고, 사람을 움직일 수 없으며 시대와 역사의 새로운 문을 열 수 없다. 그러나 브루그만은 선지자의 역할과 책임을 거기에 국한 시키지 않는다. 그는 '선지자적 활성화(enerzing)'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또 이렇게 말한다. "애통의 언어가 무감각의 언어에 맞서듯이, 경탄의 언어는 절망의 언어와 맞선다" 그래 우리에겐 경탄의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명랑하고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정치인이 필요하다. 좀 더 재미나고 신나고 상상력이 넘칠 필요가 있다. 우리를 선동하는 이들에게 이게 부족하다. 이게!! 

지배체제를 향한 파토스 넘치는 애통의 언어(비판)가 담긴 비판은 이제 공포와 절망으로 고개숙인 백성들을 향한 활성과 경탄의 언어(대안)가 되어야 한다. 브루그만은 활성과 경탄의 언어의 특징은 곧 송영과 노래 혹은 시로 나타난다고 한다. 그리고 그걸 이 책의 제목 <예언자적 상상력>으로 삼았다. 브루그만의 얘기를 이 시대의 버전으로 다시 말하면 활성은 우석훈이 얘기하는 '명랑'과도 일맥상통하고, 송영과 노래 혹은 시는 그 자체로 시나 뮤직비디오, 혹은 영화가 될 수 있겠다. 그리고 가장 상상력 넘치는 언어는 그렇게 살기를 몸부림치고 그리 살고 있는 이들의 '고백' 그 자체가 아닐까? 

 

이 책을 '함께' 꼭꼭 씹어 '삼켜라'

이 책은 선지자들이 활동했던 고대의 제국들의 특징과 모습을 보여준다. 그 모습이 이 정권과 얼마나 똑같은지. 그들의 방식과 특징을 아주 잘 요약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시대에 저항하고 견뎌냈던 선지자들의 모습을 '선지자적 비판과 활성'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그 두 가지의 속깊은 정의와 해석은 두고두고 묵상할 꺼리를 제공한다. 이는 이 시대의 진보진영이나 시민운동가들 그리고 무언가 새시대를 갈망하는 평범한 이들이 깨달아 알아 갖추어야 할 시민의식이다.  

 

개인의 필요로 인해 새해를 열고 책이 다들 있을텐데, 이 책은 지인들이 함께 새해를 시작하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혼자서가 아니라 2010년에 '더불어 함께' 읽는(그것이 스터디건 떨어져 있지만 같이 읽자고 약속하건) 첫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혼자서도 꼭 읽어야 하는 건 물론이고. 이 책이 담고 있는 근원적이면서도 현실변혁적인 에너지를 모두가 다 충분히 들이켰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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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으로 승리하라
존 파이퍼 지음, 전의우 옮김 / IVP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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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으로 여는 새해

새해 벽두에 2009년에 걸쳐서 3권을 읽었다. 그 중 새해 시작해서 하루만에 가뿐하게 끝낸 책이 <말씀으로 승리하라>란 책이다. 시심이 책이 되기까지 원고를 3번이고 4번이고 한자도 빠짐없이 반복해서 읽어야 한다. 매일 묵상 본문을 비롯 병행성경, 그리고 묵상의 길잡이와 묵상을 돕는 질문까지 종이 위에 새겨진 까만 글자는 한자도 빠뜨림없이 꼼꼼하게 읽고 또 손봐야 한다. 

자칫 묵상지를 다루며 내가 묵상을 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근데 이 말씀에 관한 책을 접하며 새해를 시작하게 된 건 어쩜 다행한 일이다. 이 책은 106쪽에 작지만 무겁고 기운찬 메시지로 가득한 책이다. 존 파이퍼의 확신에 차서 들려주는 강력하고 우렁찬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책이다. 

편집을 해서 다시 낸 책이긴 하지만...

한 참 읽다가 너무 익숙해서 존 파이퍼는 늘 하던 이야기를 하는게 아닌가 하다가 살펴보니 이 책은 존 파이퍼가 이전에 쓴 <하나님을 기뻐할 수 없을 때>(IVP,2005)라는 책의 7장과 8장을 재편집해서 펴낸 책이였다. 이럴수가....이래도 되는건가? 잠시 황망했다....ㅋㅋㅋ근데 낼 만한 책이고 이렇게 따로 묶어도 손색이 없는 책이란 생각이다. 새해 벽두에 다들 올해는 성경을 일독하리란 결심과 다시 큐티를 시작해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들 할텐데, 이 책은 그 결심을 지지하고 그 이유를 분명히 해준다. 

1장은 성경의 가치, 우리가 왜 성경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분명한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2장은 묵상, 암송, 필사, 성경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3장은 진지한 영적독서, 성경을 그 방법론에 따라 읽으며 주의하고 집중해야 할 점에 대해 잘 설명해 준다. 4장은 공동체와 말씀, 말씀을 읽고 그 말씀에 순종하며 살기 위해 공동체가 얼마나 절실한지를 말해준다. 

누구나 부담없이...

고등학생들도 읽을 정도로 부담이 없는 분량에 글자크기에 내용도 충분하다. 고등학생들이 읽어도 된다는 말은 쉽고 가볍기만 하다는 게 아니라, 너무 쉽고 명쾌하면서도 누구나 알아 들을 수 있도록 명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각 장의 분량이 적당해서 한 호흡에 1장씩 읽기가 충분하고 30분정도 투자한다면 4일이면 다 읽을 내용이다. 

새해 말씀으로 시작하고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말씀따라 살기로 결단했다면 일독을 권한다. 새해 보름이 지나고 있다. 작심삼일의 무너지는 결심을 겨우 버티고 있다면 그 결심에 힘을 불어넣어줄 책이다. 부담없이 이 책을 읽고 다시 한번 말씀을 향한 결심과 결단을 새롭게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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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드라마다 - 지금 우리의 자리에서 생동하는 성경 이야기
마이클 고힌 외 지음, 김명희 옮김 / IVP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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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을 기다리던 책이 드뎌 발간되었고 고대했던 만큼 작년 말부터 새해 벽두에 읽은 첫 책이 되었다. 이 블로그의 게시판이 Story(이야기)인 이유와 궤를 같이하는 책이다. 처음에는 읽으면서 알게된 사실로 인해 흥분했다면, 이제 내가 생각한 것과 유사한 책을 만날때의 기쁨은 이루말할 수 없다. 고민을 시작하게 하고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는 책도 좋지만, 내가 고민하고 생각했던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책은 활력과 격려를 준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성경을 '이야기'로 읽도록 격려한다는 점이다. 성경을 이야기(드라마)로 읽도록 격려하는 것은 최근의 성서신학과 기독교 세계관의 아주 중요한 전환이다. 이 책은 그래서 이야기에 대한 댄 알렌더(나를 찾아가는 이야기, IVP)톰 라이트(신약성서와 하나님의 백성, 크리스챤다이제스트의 2부 2장 3절에 대한 성실한 적용이다. 

드라마보다 재미난 이야기를 보았는가? 성경을 드라마나 뮤직비디오처럼 설교하고, 영화처럼 읽어낼 수 있다면... 드라마에 대한 진지하고도 성실한 해석과 성찰이 넘쳐나는 사이트와 카페도 많고, 영화에 대한 리뷰와 관람기도 넘쳐나는 데 성경에 대한, 성경의 인물에 대한, 성경의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는 왜 맥을 추지 못할까? 이 시대는 성경을 이야기로, 드라마로 읽어내주길 요청할 뿐 아니라, 원래 성경은 이야기로 드라마로, 영화처럼 빛과 소리로 그려진 책 아니던가?

이 책은 성경 66권에 대한 이야식 개관이다. 저자는 세익스피어와 톰 라이트 6막 연극의 구조를 성경이야기 전체의 구조와 틀로 삼고 성경을 개관한다. 저자는 성경을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땅과 그 백성과 통치, 그리고 벌어지는 전쟁에 대한 아주 거대하고 신뢰할만한 이야기라고 주장한다. 그 이야기의 신빙성은 지금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에 대한 들을만한 이야기를 제공하며, 우리가 듣고 있는 모든 이야기는 이 이야기에 의해 검증되고 조정되어야 한다고 한다. 

어떤 사람에게 이 책의 내용은 별반 새로울 게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이들에게는 이 책의 성경에 대한 큰 흐름을 정리해주는 것 자체가 굉장한 소득일 수 있다. 늘 각권의 몇 장과 몇 절만을 가지고 고민하고 씨름했다면, 이 책이 보여주는 성경 66권 전체에 대한 큰 그림을 몇 번이고 궁금할 때 마다 찾아서 정리하는 게 굉장한 유익이 될 것이다. 처음에는 한 번 정도 다 읽고, 나중에는 성경을 대할 때 마다 그 성경의 위치를 큰 이야기 속에서 훎어보는 가이드로 사용하면 좋을 듯하다. 

이 책의 성경개관으로서의 실용성보다 중요한 것은 성경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의 변화다. 성경을 어떤 이야기로 어떻게 읽느냐는 지금 내가 살아가며 쓰고 있는 이야기, 내 삶과 얽혀 이 사회가 지금 내게 해대고 있는 이야기를 분별하게 한다. 성경에 대한 태도와 인식의 변화는 그 이야기들의 홍수 속에서 내가 어떻게 반응하며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아주 차원이 다른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누구의 손에 들려 지느냐에 따라 180도 달라진다. 누구에게는 성경개관의 진부한 이야기의 반복으로 전락할 수도 있고, 제대로 된 주인에게는 세계관을 전복하는 아주 강력한 무언가가 될 수도 있다. 절대반지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이 책, 제발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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