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음식 여행 - 레시피가 있는 프랑스 집밥 이야기
배혜정 지음 / 오르골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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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는 영토가 굉장히 넓은 나라이다. 전 세계 중 유일하게 자급자족을 할 수 있을만큼 축복받은 자연환경을 지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풍요로운 곳이다. 남프랑스 특히 프로방스 지역은 여러 이유로 내가 애정을 가지고 있는 곳인데 못가본 지 오래되어 다시금 추억을 꺼내보고자 선택한 책이다. 이야기는 대부분 저자와 남편이 프랑스 유학 시절을 담았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프랑스 레스토랑과 쿠킹 클래스를 운영했다는 것을 보면 프랑스 음식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감각을 지녔던 것 같다.


   한꼭지 정도의 짧은 이야기 속에 당시 먹었던 음식들의 레시피가 더해지고 그와 어울리는 와인에 대한 추천으로 구성되어 있다. 맘 먹고 해야하거나 요리에 대한 감각이 있어야 하는 것들은 당연히 제외. 하지만 재료 손실정도의 성의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간단한 샌드위치 정도는 사먹지 말고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지만 엘리베이터만 타고 내려가면 1층 상가에 위치한 진짜 맛있는 빵집의 유혹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지 않을까.


   책의 전반적인 톤이 잔잔하다. 저자의 강의를 들어본 적은 없지만 실제 말하는 톤도 이렇게 조곤조곤 잔잔한 스타일이실 듯. 보통 우리가 프랑스 요리를 떠올리면 사치스럽고 엄청난 고급요리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물론 그런 요리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정성이 들어가지만 소박한 요리들이 많다. 나는 특히 프로방스 지역 호텔이나 숙소들의 아침식사를 좋아하는데 갓 구운 여러 종류의 빵들과 다양한 잼과 버터, 계란과 샐러드, 여러 종류의 치즈, 그리고 커피와 주스, 요거트 정도인데도 풍성하고 대접받는 기분이 든다. 동남아 호텔들의 엄청난 스케일의 보기만 해도 질리게 되는 조식과는 대조적이다.


   재료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재료도 있기는 하지만 책에 실린 대부분의 식재료는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 같은 재료를 가지고 다른 음식을 만드는 재미를 느껴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해본다. 모든 음식이야기가 담긴 책이 그렇듯 책을 읽고 나면 무척 허기진다. 1층 빵집에 가서 디종 씨있는 머스터드가 듬뿍 발린 장봉뵈르나 사가지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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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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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엄청 대박 반전! 막 이런 작품은 아니다. 예전에는 추리 소설이 독자가 범인이 누구인 줄 알아채지 못하게 꽁꽁 숨기는 것이었다면 어느 순간, 처음부터 범인이 누구인지 알려주고 왜, 어떻게 살인을 했는 지에 방점을 찍는 작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누가' 했는지 보다는 '왜'에 초점을 맞춘 심리를 다루는 작품들이 더 스릴감이 느껴졌다. 그러다가 묻지마 살인 같은 것이 등장하면서 '왜'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고 사이코패스니 소시오패스니 하는 자들이 등장했으나 내 취향은 여기까지는 아닌 듯 하다.

이 소설은 위 세가지 요소를 모두 섞어 놓은 듯한 느낌이다. 처음에는 클래식 추리 소설의 구성을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 추리소설 전문 서점을 운영하는 주인공이 어느 날 FBI의 방문을 받는데, 누군가가 주인공이 아주 오래 전에 서점 블로그에 올린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을 다룬 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살인을 모방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 그래서 주인공은 과거 그가 그런 내용의 블로그를 올리게 된 이유를 회상하면서 그가 인용한 여덟 편의 작품이 등장한다. 아가사 크리스티 작품을 제외하면 나는 읽어 보지 않은 작품들이다. 클래식 작품들에 대한 저자의 개인적인 선호도 같은 걸 엿볼 수 있다(오마쥬라 하기에는 좀 약한 듯)

주인공과 FBI는 여덟 편의 작품들을 읽으면서 거기에서 힌트를 찾아보기로 하는데 여기서부터 두번째, 누가 살인을 했는지를 알려줘 버린다. 근데 일부만. 그러니까 살인자가 한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다. 추리소설 스포는 몰매맞을 일이니 더 이상 자세하게 이야기는 하지 않겠지만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 이 살인자들이 소시오패스들이 아닌가라는 매우 강한 느낌이 든다.

독창적인 작품이긴 한데 약간 애매한 느낌? 저자의 전작들을 보니 제목들이 다 특이하고 인터넷 서점 둘러보다가 나의 추천마법사에 여러 번 등장했던 작품들이 많았다. 전작들 몇 권을 더 읽어보고 나서 작가의 작품을 계속 읽어볼 지 말 지 생각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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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은하수 - 우리은하의 비공식 자서전
모이야 맥티어 지음, 김소정 옮김 / 까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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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 제목이 별로다. 뭐가 사적이라는 건지. 원제 그대로 번역하는 편이 나을 것 같은데. 원제는 번역판 부제와 비슷한 The Milky Way : An Autobiography of our Galaxy 인데, 우리은하의 자서전을 왜 굳이 '비공식' 자서전이라고 했는지도 의문.


   암튼 그건 그렇고, 이 책이 왜 우리은하의 자서전이냐. 바로 화자가 우리은하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영리하다. 만약 저자가 화자이면서 이런 식으로 썼다면 약간 응? 하는 면이 있었을 듯 한데, 거의 신과 맞먹는 우리은하가 인간들을 까대는 건 어딘지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럴 권리가 충분하다는 것처럼. 우리은하가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광대한 존재들을 인간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쓴 자서전이니 인간들은 겸허한 마음으로 우리은하에게 고마움을 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까칠한 우리은하가 아주 기분나빠할 것이다.


   저자는 무려 하버드 대학에서 천체물리학과 신화학을 공부하고 콜롬비아 대학에서 천체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래서인지 아무리 우리은하인척 하면서 쉽게 설명한다고 했지만 과알못인 나로서는 여전히 어렵게 겨우 겨우 완독했다는 사실. 그래도 배운게 있기는 하다. 얼마 전 읽은 <삼체>에서 우리 우주의 종말을 '빅 크런치'로 묘사했었는데 우주의 죽음이 빅 크런치 이론만 있는 건 아니었다. 빅 립, 빅 프리즈, 빅 바운스, 빅 슬러프 같은 다양한 이론들이 있었다. 사실 웃긴 건 인류는 현재 우리 우주가 종말을 맞이할 때 즈음이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예정인데(인류 뿐만 아니라 아마도 태양계 전체가) 인간들은 왜 우주의 종말에 그렇게도 많은 관심이 있는지 모르겠다. 아마 순수 호기심일까? (그래서 SF를 사랑하는지도) 우리은하도 그 점을 궁금해 한다.


   어려웠다고는 했지만 마냥 어려운 것은 아니다. 재미있는 부분도 있다. 우리은하는 옆 은하인 안드로메다 은하를 사랑한다. 견우와 직녀는 일년에 한번이라도 만나지만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가 서로 만나려면 40억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우리은하에게 40억년 쯤이야. 불행인지 다행인지 우리는 그 극적인 만남을 볼 수 없지만 걱정하지 말자, 인간에겐 무한한 상상력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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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카페 테일 하프카프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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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 카페인 신박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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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카페 테일 하프카프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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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고소한 맛을 좋아해서 산미 낮은 새로운 커피 나올때마다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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