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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를 맛보다 - 스타 셰프의 피렌체 감성 가이드
파비오 피키 지음, 김현주 옮김 / 심포지아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이탈리아에 갔으니 이왕이면 원조 파스타나 피자, 기타 이탈리아 각 지방에서 맛있다고 하는 음식들을 놓칠 수야 없지. 그래서 '스타 셰프의 피렌체 감성 가이드'라는 부제를 단 요 아이를 골라보았다. 저자 파비오 피키는 피렌체에서 자신의 레스토랑 '치브레오Cibreo'와 카페 그리고 음식을 먹으면서 음악을 듣거나 연극을 관람하는 복합문화공간까지 운영하고 있는 셰프이다.
사실 이 책을 골랐을 때는, 메뉴판을 보았을 때 대략적인 판독이라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음식 관련된 이탈리아 용어랄지, 피렌체만의 독특한 음식 문화랄지, 거기에 더해 저자가 사랑하는 우리 수준에서도 갈만한 소박한 가정식을 하는 장소에 대한 소개랄지...뭐 이런걸 기대했는데, 그런 이야기들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이 책은 셰프가 사랑하는 피렌체에 대한 에세이 가까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중간중간 이탈리아의 계절 요리의 레시피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아니라서 좀 실망했다는 건 안비밀.
그래도 관광객의 시선이 아닌 피오렌티노의 시선으로 바라본 피렌체 곳곳의 풍경들에 대한 묘사는 아름다웠다. 일정에 쫓기다보면 놓치기 쉬운, 피렌체가 르네상스 시대에 누렸던 영화들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골목길들에 관한 이야기도 마음 속에 잘 담아두었다. 특히 마지막에 파비오의 친구들이 추천하는 자기만의 소중하거나 잊지못할 장소나 카페, 베이커리, 젤라테리아, 레스토랑에 관한 부분은 조금은 참고할만했다. 피오렌티노는 절대 될 수 없지만 느긋한 마음으로 공원 벤치에 앉아 젤라토를 먹으면서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있는 여행이 되길 바래본다. 서두르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