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읽는 시간 - 처음 만나는 고양이 세계문학 단편
에드위나 스탠턴 밥코크 외 지음, 지은현 옮김 / 꾸리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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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묘가라면 솔깃할 책이 등장했다. 12명의 작가가 쓴 고양이에 관한 세계문학 단편 27편을 모아놓은 바로 이 책! 평소 단편보다는 장편소설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서로 다른 시대와 공간에 존재했던 작가들이 쓴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들은 장편 못지 않게 흥미진진했다. 흔히 고양이를 돌보는 인간을 집사라고 하는데, 그만큼 고양이는 도도하고 위풍당당하고 인간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엄청난 능력을 지닌 존재처럼 여겨지는데, 작품 속 고양이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작품들을 읽다보면 고양이들 역시 어딘지 어리숙할 때도 있고 늘 따뜻한 곳이나 풍족한 음식이 존재하는 인간들 옆에만 있고 싶어하는 것도 아니며 나름 뛰어난 유머감각을 지니기도 하다는 점에서 우리 인간들과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마도 작가들 역시 고양이를 통해 인간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된다.


   여기에 등장하는 작가들은 애묘가로 유명한 작가들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애묘가라고 해서 고양이들을 마냥 고고하고 예쁜 존재로만 그리지는 않았기에 훨씬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탄생한 듯 하다. 에드가 앨런 포우의 '검은 고양이' 수준에 가까운 호러물도 한편 있고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에 관한 몇편의 이야기들은 고양이라는 존재가 사랑받는 존재임과 동시에 신비롭거나 요물에 가까운 존재이기도 했다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한다. 발자크나 마크 트웨인, 에밀 졸라 등 널리 알려져있는 작가들이 쓴 고양이에 관한 단편들도 의외의 즐거움을 가져다 주었지만, 처음 접한 작가들의 작품에서 발견한 예상치 못한 위트나 뜻밖의 재미가 작가들의 다른 작품에 대한 탐구로도 연결될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 모두 좋았지만 특히 마음에 들었던 작품들은 우드하우스의 작품 네편과 에드위나의 '어느 고양이의 일기 중에서', 그리고 데이몬 러니온의 '릴리안', 러브크래프트의 '율타르의 고양이들'이다.  이 책과 같이 구입한 <개를 읽는 시간> 역시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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