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주시대
네이선 로웰 지음, 이수현 옮김 / 구픽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현재까지 여섯 편이 발표된 <태양 범선과 무역상 이야기>의 첫번째 작품으로 원제는 'Quarter Share', 즉 반의 반 명 몫이라는 뜻이다. 반의 반 명 몫이란 우주선에 탑승하는 특별한 재주가 없는 초보선원의 역할을 지칭하는 것으로 임금도 보너스도 반의 반 명 몫만 받게 된다. 그러다가 경력이 쌓이고 승진을 하게 되면, 반 명 몫, 한 명 몫 등으로 올라가게 되는데, <태양 범선과 무역상 이야기> 여섯편의 원제가 바로 Quarter Share, Half Share, Full Share, Double Share, Captain's Share, 그리고 Owner's Share이다. 2007년도에 첫 작품이 나왔음에도 우리나라에는 이제야 첫번째 권이 번역되었고 나머지는 언제 번역될지 몰라 안타깝다. 시리즈를 다 읽고 리뷰를 쓸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제목에서 짐작했듯이 이 소설은 SF임에도 (일단 첫번째 작품에서는) 기존의 SF 장르의 단골로 등장하는 외계인과 지구인의 전쟁이랄지, 지구의 멸망에 관한 우울한 서사 같은 이야기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이미 인류는 우주의 삶에 적응하고 있고 행성과 행성 사이를 운행하는 범선의 대우주 무역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어떤 행성에는 흔하디 흔한 물품이 다른 행성에서는 값비싼 물품으로 취급받고 우주선의 공식 무역 뿐 아니라 우주선 선원들에게 직급에 따라 다르게 할당된 질량의 범위 안에서 암암리에 허용된 개인 무역 이야기까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엄마와 함께 엄마가 적을 둔 회사 네리스의 행성에서 살던 이스마엘은 엄마가 사고로 돌아가시자 더 이상 회사 행성에 있을 수 없게 되어 어떻게 해서든 행성 밖으로 나가는 배를 타야하는데 배를 타는데 드는 비용이 본인이 가지고 있는 돈보다 많이 든다는 것을 알게된다. 즉 배를 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행성에 그대로 머물게 되면 가장 가까운 비회사 행성으로 강제 송환되는데, 그 모든 비용은 이스마엘의 빚으로 남는다. 이스마엘에게 남은 선택은 군에 입대하거나 무역선과 계약을 맺는 것인데, 군에 가기는 죽어도 싫고 그렇다고 아무 재주가 없던 이스마엘이 무역선과 과연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인가. 익숙하지 않은 무역 용어들과 비현실적인 우주라는 배경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자체는 굉장히 현실적이고 이스마엘의 우주선에서의 행보 역시 우리가 흔히 '모범생'이라는 정의의 범주안에 넣을만한 그런 캐릭터의 성향이라 읽다보면 약간은 우연의 연속으로 인한 지루함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내가 읽고 있는 건 겨우 1권이라는 사실이 안도감을 준다. 어서 나머지가 모두 번역 출간되어 이야기 전체를 읽고 리뷰를 쓰게 될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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