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마신 소녀 - 2017년 뉴베리 수상작
켈리 반힐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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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만에 마법을 동경하는 마음으로 돌아가서 내내 미소 지으며 읽은 책이다. 마법이나 판타지 같은 소설은 보통 아이들이 보는 장르로 취급되지만 아마도 해리포터 이후로 그런 시각이 많이 바뀌지 않았을까? 그렇더라도 주위 사람들을 보면 이런 판타지 소설을 다 큰 어른이 재미있게 읽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한다. 딱히 내가 동심이 남아있어서가 아니라 마법이나 판타지의 세계는 현실의 팍팍함을 상쇄시키는 카타르시스 같은게 있어서 마음이 답답할 때 읽기 좋은 장르이지 싶다.


   <달빛 마신 소녀>도 글밥이랄지 책의 내용은 딱 어린이, 많이 봐줘서 청소년용이다. 복잡한 스토리 전개나 꼬아놓은 인물 설정은 거의 없고 에피소드들도 '마법'이라는 효과를 십분 살려 고구마 백만개 이런 거 없이 초고속으로 쭉쭉 진행된다. 보호령이라는 숲과 습지 사이에 끼어있는 마을이 있는데, 이 마을을 좌지우지하는 자들은 마을 장로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고 마을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의문을 제시하는 일은 꿈도 꾸지 못하게끔 마녀의 존재를 지어내고 매년 보호령에서 태어나는 아이들 중 가장 어린아이를 마녀를 달래기 위한 제물로 바친다. 물론 그들은 자신들이 마녀의 존재를 만들었기 때문에 마녀에게 바쳐진다는 명목으로 버려진 아이들이 들짐승에게 죽임을 당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마녀는 실제로 존재하고 있었고 매년 버려지는 아이를 거두어 자유도시로 데려가 좋은 가정에 입양시킨다. 숲에 버려진 아기를 자유도시로 데려가는 긴 여정을 매년 수행하는 마녀의 이름은 '잰'. 이미 오백살 먹은 할머니 마녀이다. 아이를 데려가면서 배고픈 아이에게 별빛을 마시게 하는데, 어느 날, 여느 때처럼 한 아이를 데려가던 잰은 별빛을 먹인다는게 실수로 달빛을 먹이게 된다. 하지만 달빛은 바로 마법으로 가득 찬 존재! 잰은 자신의 실수를 깨닫지만 이미 달빛을 마셔버린 아이를 인간 세상으로 보낼 수 없어 잰이 자신의 아이로 기르게 된다.


   바로 이 달빛 마신 소녀, 루나가 자신의 근원을 찾아가는 여정과 슬픔으로 가득 덮힌 보호령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내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책 속에 주연 급 조연으로 등장하는 습지 괴물 글럭과 작은 용 피리언의 존재도 이야기에 깨알 재미를 더한다. 마법은 마법으로 읽어야 한다. 루나의 뒤를 쫓아다니며 루나가 흘리고 다니는 파랗고 은색으로 빛나는 마법을 주울 준비가 된 사람들이라면 책을 펼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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