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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스
앤디 위어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마션>의 작가가 돌아왔다! 사실 난 '마션'을 영화로만 보고 책은 읽지 않았지만 SF라는 장르를 어느 정도는 '마니아'에서 '대중'으로 옮겨놓은 공로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과학 공식이 가득 들어가 있지만 전부 이해할 수 없어도 작가의 긍정적이고 유머러스한 성격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읽는 독자마서 통쾌, 유쾌, 상쾌해지는 그런 소설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로 짐작컨대 그렇다는 이야기다. <아르테미스> 역시 '달에 사는 수학 천재의 기발한 범죄 프로젝트'라는 부제와 발랄한 표지만 보아도 마크 와트니만큼 통통 튀는 주인공이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읽기 전부터 절로 상승!
이번에는 화성보다 지구에 더 가까운 달이 배경이다. 닐 암스트롱이 1969년 7월20일 아폴로 11호로 최초로 달에 발자국을 찍은 이래 얼마쯤 지났을까. 어느덧 인간은 달에 버블이라고 부르는 거대한 구 다섯개로 이루어진 최초의 도시 '아르테미스'를 건설한다. 닐 암스트롱의 이름을 딴 암스트롱 버블이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고 그 주위를 올드린, 콘래드, 빈, 셰퍼드 버블이 둘러싸고 있으며 각각의 버블은 터널로 연결되어 있다. 그렇다면 버블 바깥은? 당연히 우주복 없이 다닐 수 없는 우리가 알고 있는 '달'의 모습이다. 버블 이외에는 아폴로 11호 관광안내소가 있고 관광안내소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소극적 체험에 만족하지 못하는 관광객들을 위해 EVA 마스터들에 의해 운영되는 달 체험 관광코스도 운영한다.
그렇다면 달에는 누가 살까? 당연히 지구에서 달까지의 여행은 돈이 많이 필요하다. 하물며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은 오죽할까. 하지만 어느 곳에나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면 부자들이 직접 자기 손으로 하고 싶어하지 않는 일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필요하고 우리의 주인공 재즈는 용접공인 아빠를 따라 여섯살부터 달에서 살기 시작한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화끈한 여성이다. 그녀가 하는 일은 지구에서 오는 화물들을 배달하는 짐꾼인데, 본업 이외에도 아르테미스에 반입 금지품목들 중 몇가지를 밀수하여 추가 수입을 올리는 범죄자이기도 하다. 어느 날 그녀의 큰 고객 중 한명이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며 엄청난 일을 도맡아 해줄 것을 제안하면서 그녀의 본격적 범죄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작가는 서문에서 이 소설이 '수많은 자료 조사와 수학적 계산을 거친 결과물'이지만 퇴고 과정에서 많은 부분을 잘라내야 했다고 말한다. 휴우~ 독자로서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그렇더라도 엄청난 화학 공식이 등장할때는 모든 걸 이해하려 하지 말고 넘어가자. 공식 이해보다 더 중요한 사건들이 독자의 즐거움을 위해 곳곳에 포진하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