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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음식 속 조선 야사 - 궁궐부터 저잣거리까지, 조선 구석구석을 우려낸 음식들 속 27가지 조선사, 2018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송영심 지음 / 팜파스 / 2017년 9월
평점 :
음식은 그 모양이나 형태 혹은 불리우는 이름 등이 시대상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각종 스트레스로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현대인들에게 '엽기' 혹은 '마약'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분식이라던지, 1인가구 500만 시대에 혼자 먹는다고 해서 혼밥, 혼술이라는 용어가 생겨나고 단짠단짠, 찍먹부먹 등 먹는 방식과 맛을 표현하는 신조어도 심심치 않게 생기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0년 뒤에 누군가 21세기의 음식문화에 대한 야사를 쓴다면 우리가 지금 이 책을 읽는 느낌이지 않을까.
조선 시대에 먹었던 각종 다양한 음식들의 유래와 그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들, 음식의 이름에 담긴 그 시대 사람들의 애환까지 약 40여가지의 음식들에 담긴 27가지의 이야기를 주막에 들른 선비가 주모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형식으로 담아내고 있다. 주막은 수많은 나그네들이 허기를 채우거나 하룻밤 묵어가기 위해 들르기도 하고 각종 소문들과 소식들이 모이는 장소이기도 해서 가끔 민심이 궁금한 양반 혹은 왕족이나 암행어사 같은 이들이 들러 귀를 쫑긋 세우던 곳이기도 하다. 야사를 논하는 장소로 주막만큼 적당한 곳이 있을까. 이제 막 개업한 주막으로 우리도 국밥 한그릇 먹으러 가볼까라는 배고픈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게 된다.
저자는 약 40여가지의 음식을 총 5개의 큰 카테고리로 분류하는데, 조선의 정치사에 이름을 올린 음식들, 당시의 시대상에 맞추어 탄생한 음식들, 조선인들의 일상을 담은 음식들, 신분에 따라 달리 먹었던 음식들 그리고 조선 각 지방의 향토사를 담은 음식들이그것이다.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본 숙주나물과 간장게장에 담긴 정치적 비극 이야기는 다시 들어도 안타깝고 지금도 먹고 있는 정월대보름 오곡밥과 삼계탕 등이 조선 시대에도 먹었던 음식이라고 생각하면 신기하기도 하고 지금은 분식으로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는 순대가 조선시대에는 반갓집에서 먹던 고급음식이었다는 새로 알게 된 사실까지 먹방이 유행하는 지금의 트렌드에 딱 맞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여러분도 주막에 들러 장터국밥에 막걸리 한잔 마시면서 선비와 주모의 대화에 귀를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