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암 박은식 평전 - 국혼의 지사
김삼웅 지음 / 채륜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가 아무리 승자의 기록이고 기록된 시기의 상황에 맞추어 편리하게 기록된 것이라 해도 여기저기 뒤지다보면 진실의 조각은 발견되기 마련이다. 박근혜 정부가 국정교과서를 빙자하여 감히 대한민국 수립의 날을 왜곡하려 했지만 국민의 힘으로 막아낸 것만 보아도 그렇다. 물론 앞으로도 그러한 시도는 꾸준히 있겠지만 김삼웅님처럼 독립운동사와 친일반민족사를 알리려 부단히 노력하는 분들이 있는 한 어림없는 소리라고 믿겠다. 저자의 인물평전 저서들은 잘 알지 못했던 독립운동가들의 행적과 역사의 진실을 파악하는데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한다.


   백암 박은식 선생은 글로 일제에 항거한 인물이다. 안중근전을 비롯 독립운동가들의 전기를 기록하고 언론인으로 각종 신문과 잡지에 사설과 논설로 국권회복운동에 앞장섰으며 <한국통사> <한국독립운동지혈사> 등의 역사서를 집필하면서 독립운동의 도구로 삼기도 했다. 직접 몸으로 독립운동을 실현하는 거사도 위대하지만 당시 진실로부터 차단되어있고 일본의 거짓 선전에 노출되어있던 국민들의 계몽을 위한 그의 글과 저서들이 얼마나 큰 위안과 힘이 되었을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비록 일제에 '백'을 빼앗겼지만 민족의 '혼'만 잃지 않는다면 완전한 국망이 아니기 때문에 언젠가 꼭 나라를 다시 되찾을 수 있다는 '혼백론'의 역사관을 주장하기도 했는데 실제 <한국통사>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국교.국학.국어.국문.국사는 국혼에 속하는 것이요, 전곡.군대.성지.함선.기계 등은 국백에 속하는 것으로 국혼의 됨됨은 국백에 따라서 죽고 사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국교와 국사가 망하지 아니하면 국혼은 살아 있으므로 그 나라는 망하지 않는다. - 박은식 <한국통사> 중.


   이승만의 무책임하고 독선적인 태도로 분열의 위기에 처한 임시정부의 제2대 임시 대통령으로 추대되어 3개월동안 내각책임제 개헌을 단행하여 권력을 분산시키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던 그의 태도는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비록 자신은 1925년 향년 67세의 나이로 나라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서거하였지만 그가 독립에 기여한 공헌은 존중받아야 할 것이다. 이제 나라는 독립하였지만 여전히 국혼이 위협받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보신다면 아마 호통을 치실지도 모르겠다. 피 흘려 쓴 독립운동사가 친일파들에 의해 교묘하게 가려지지 않도록 깨어있는 것이 후손들의 본분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