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인문학 여행 × 파리 -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파리의 예술문화답사기 아트인문학 여행
김태진 지음, 디디에 앙사르게스 사진 / 오아시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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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2년전, 같은 저자가 쓴 <아트인문학여행, 이탈리아>를 굉장히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르네상스의 대가들과 함께 했던 여행은 아직까지 실천에 옮기지 못하기는 했지만 이탈리아 일주를 꿈꾸게 했다. 이번에는 파리로 옮겨왔다. 늘 로마를 동경하고 로마가 되고 싶었던 파리가 결국 로마를 추월해서 예술의 중심지가 되기까지, 그 시대에 순응했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자 시대를 거스르며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고 온갖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달려온 시대의 혁명가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로마 예술을 동경하고 경외하던 파리의 예술가들이 어떻게 성공의 바로미터였던 아카데미를 부정하고 자신들만의 확고한 예술 세계를 구축하여 세계 예술의 중심이 될 수 있었는지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들고 파리로 가야한다. 게다가 이번에는 사진작가인 디디에 앙사르게스의 파리 곳곳을 촬영한 사진들이 더더욱 우리를 선동한다.


   이번에도 등장인물들은 너무나 유명한 이들이라 그들에 관한 새로운 사실이 더 이상 남아있을까 싶기도 했다. 특히 마네, 모네, 고흐와 같은 인상주의 화가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예술가들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뻔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담아내는 재주를 가졌다. 마치 300살 정도 되는 노화가가 파리 역사상 가장 파란만장했던 시대를 회상하며 이런저런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 것 같은 느낌이다. 거기에는 루이14세, 루이16세, 나폴레옹 등 한때 프랑스의 왕으로 군림했던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도 있고 왕들이 사랑했던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을것이며, 하마터면 혁명의 물결에 휩쓸려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질뻔한 모험담이 우리의 마음을 서늘하게 할지도 모를일이다 . 당시 시대적 주류이던 아카데미 품평에서 낙선한 화가들의 작품만 모아서 전시한 낙선전에서 보았던 도발적 그림들과 도무지 무엇을 그린 것인지 알기도 어려운 괴상한 그림들을 기억해낼 지도 모른다. 산업혁명의 상징인 기차를 처음 타보았던 떨림에 대해 이야기하고 파리의 멋진 풍경에 갑자기 생겨난 요상한 철탑에 관한 이야기를 해준다면 그게 에펠탑임을 우리는 눈치챌 것이다.


   파리가 가장 아름답던 시절인 '벨 에포크'의 시기의 번영이 가져온 파리의 매력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은 우리를 설레게 한다. 마치 호우시절처럼 우리의 건조한 마음을 적시면서 기억 속 어딘가 잘 묻어놓았던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의 싹이 다시금 올라올 수 있도록 일깨우기 때문이다.


난 감탄하는 그림을 그리지 않습니다

내 그림 앞에서 누군가 생각에 잠겨

자신의 내면과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

그것이 내 그림에 줄 수 있는 가장 큰 찬사입니다 - 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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