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독서 (리커버 에디션)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지식소매상'을 자처하는 유시민작가는 굳이 자기 소개가 필요없을만큼 공인이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정치인, 방송인, 작가 등 다양한 타이틀을 가졌지만 지금의 '지식 소매상'이 가장 어울리는 분이다. '썰전'을 가끔 보기는 했지만 이 분 책을 좀 더 읽어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었는데, '알쓸신잡'을 계기로 출연자들의 저서와 그들이 언급한 책들을 읽거나,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춘의 독서>는 2009년, 그러니까 유시민 작가가 여전히 정치인이었을 때, 본인이 지나온 여정들을 위대한 책들에 기대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썼다는 집필동기를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전혀 정치적인 책이 아니다.  끝까지 읽지 못할 것 같아 쉽사리 시작하지 못했던 책들에 대한 갈증을 여전히 지니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을 완충재로 삼아 놀라운 고전의 세계로 발걸음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총14권의 책을 다루는데, 푸시킨의 <대위의 딸>이나 최인훈의 <광장>,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같은 쉽게 읽을 수 있는 책들도 포함하고 있으니 <청춘의 독서>-<고전>-<청춘의 독서> 이런 순으로 읽어보아도 좋겠다. 단, 이 책은 2009년에 쓰여진 책의 리커버 에디션이라 내용 수정은 없는 에디션이다. 그래서 2009년에 작가가 찾기 어려웠던 번역본도 지금은 나와있을 수도 있고 작가가 읽었던 판본의 책들이 더 이상 없을 수도 있다는 걸 참고하자.


   작가가 살아온 삶의 지도를 함께 따라가다보면 우리가 왜 위대한 책들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게 된다. 도대체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왜 읽어야 한다는 것일까. 1860년데 제정러시아 때의 이야기가 오늘날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길래 읽어야 한다는 것일까. 이미 사회주의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시기에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이 우리에게 가르쳐 줄 것이 무엇일까. 위대한 고전들은 우리 삶의 근원적인 물음들에 스스로 답을 내릴 수 있는 질문을 던진다. 과거의 역사에 현재를 비추어 보게 해주고, 역사에는 종말이 없으니 지나간 과거라고 방심하지 말라는 따끔한 경고도 해주고 편협한 나의 생각에 일침을 놓기도 하며 여전히 현재에 존재하는 부조리에 순응하지 않도록 해준다. 즉, 우리가 길을 잃었을 때 외롭지 않도록, 그래서 결국 다시 지도에 표시된 지점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이 위대한 책들의 보이지 않는 능력이다. "좋은 책은 그 자체가 기적이다"라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하며 '좋은 책'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해준 저자에게도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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