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농장 (그래픽 노블) 동물 농장 (만화)
백대승 지음, 조지 오웰 원작, 김욱동 해설 / 아름드리미디어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은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출간된 노골적인 정치성향을 띤 작품이다. 미국과 소련의 본격적인 냉전 시대 이전에 출간되었기는 했지만 누가 봐도 사회주의의 불합리성을 성토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정도인데, 지금은 굳이 공산주의라는 정치이념을 갖다 붙일 필요없이 인간사회의 풍자로도 여전히 유효한 작품이다.


   내용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어서 설명할 필요는 없지만, 한 조직에서 또라이가 사라지면 나머지 조직원의 누군가가 다시 또라이가 되는 또라이 질량 보전의 법칙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보통 그런 경우 예전에는 그 또라이가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거기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순응하는 다른 이들 역시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이 요즘의 관점이다. 그러니까 현실의 부당함을 회피하고 자신을 희생해서 동료들을 돕는 것이 해결책인양 생각하는 복서같은 존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당한 현실에 동조하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은 <동물 농장>을 그래픽 노블로 편집한 작품이다. 물론 모든 내용이나 대사 등은 그래픽 노블에 맞게 편집되었지만 작품의 의도나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변함이 없다. 그림체와 색감이 강렬해서 책의 내용과 잘 어울린다. 특히 살이 뒤룩뒤룩 찐 나폴레옹 돼지가 압권이다. 각 동물들이 상징하는 인간의 본성에 맞추어 어찌나 잘 표현되었는지 사실 웃으면 안되는 작품인데도 공감하는 웃음이 절로 나왔다. 특히 눈빛 표현이 예술이다. 그래픽 노블 하나로 문학 작품 하나를 완독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린이용이나 청소년용으로 대충 편집된 책보다는 이런 그래픽노블 하나가 진짜 문학작품을 읽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시도는 환영할만하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나폴레옹의 궤변 중 가장 인상적이다. 본문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