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을 설렘으로 - 구구킴 그림 에세이
구구킴 지음 / 리스컴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구구킴 - 유명한 아티스트이시던데, 죄송스럽게도 저는 처음 뵙습니다.


   그림 그리는데 뭐가 필요할까요? 물감, 붓, 종이! 네, 땡입니다. 여기 붓 없이도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가 있다. 바로 구구킴 작가님. 구구킴 작가는 손으로 그림을 그린다. 일명 핑거 페인팅이라고 한다. 이 책은 작가의 그림과 (직접 쓴) 글을 함께 담은 그림 에세이인데 나는 그림에 좀 더 집중해 본다. 첫번째 그림부터 와~ 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게 진짜 손으로 그린 그림이라고? 한장 한장 계속 넘겨본다. 계속 감탄하다가 갑자기 응? 이건 뭐지?라는 그림들이 등장한다. 클림트의 그림을 모작한 듯 한 그림도 있고 만화 같은 그림도 있고 마치 어린 아이들이 그린 듯한 그림일기 스타일의 그림들도 있다. 구구걸스는 어딘가 익숙한 캐릭터들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작가의 스타일을 정의하기가 어려운데 작가 스스로가 서문에서 자신의 그림을 '장르 안에 규정할 수 없는 작품'이라고 하던데 정말이다. 그리하여 '구구이즘'이라는 말이 탄생했는지도.


   중간중간 QR 코드가 있는 그림들이 있는데, QR 코드를 리딩하면 작가의 전시 장면이나 언론에 소개되었던 유투브 방송으로 연결된다. 작가 본인의 채널인 듯 한데 영상이 다섯편 정도밖에 되지 않아 아쉽긴 했다. 작가님 채널 관리 좀 하셔야 할 듯 ㅎㅎ. (너무 바쁘셔서 그런가) 직접 손으로 작업하는 장면이 영상에 잠깐 나오는데 열손가락 지문이 다 없어졌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그림마다 구구(99)를 형상화한 사인이 들어있는데 그림 보면서 그거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에세이지만 글밥은 많지 않다. 글보다는 아무래도 그림이 더 좋은데, 이 책은 글에 포커스가 더 맞추어져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그림의 순서나 배열에서 통일성이나 일관성을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아쉬움이 있다. 관객이 그냥 마음가는대로 보고 느끼는 것도 감상의 한 방법이지만 어떤 의미나 주제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그림들(특히 작가가 한국적인 것을 표현했다고 하는 흑백의 그림들)은 설명이나 작가의 의도 등이 보충되었으면 좋았을 것 같지만 그게 또 작가가 이 책에 담으려고 했던 의도가 아니었을지도 모르니 그건 나의 생각인 걸로.


   암튼 새로운 작가를 알게 되고 핑거 페인팅이로 표현된 멋진 그림들을 감상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무려 뉴욕 맨해튼에 개인 미술관을 갖고 계시다니 놀라울 따름. 제주도 서귀포에도 상설 미술관이 건립되었다고 하니 어디든 바다만 한번 건너면 작품들을 볼 수 있지만 바다를 건너지 않아도 볼 수 있도록 근간에 전시회가 열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