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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의 여행 - 과학은 미래를 어떻게 바꿀까요?
모이라 버터필드 지음, 파고 스튜디오 그림, 박여진 옮김 / 애플트리태일즈 / 2021년 8월
평점 :
4차산업혁명이니 메타버스니 증강현실이니 하는 용어들이 언젠가부터 누구나 들어봤을만큼 친숙한 단어가 되어버렸다. 과거 SF에나 등장했던 상상 속 세계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들이 모양이나 완성도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을 지 몰라도 더 이상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게 된 것들이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과거에 미래를 다루는 영화나 소설 같은 창작물이 구닥다리처럼 보이는 것들도 있다. 그만큼 우리가 알게 모르게 인류는 과학적, 기술적 진보를 조금씩 이루어 가고 있는 것이다.
<미래로의 여행>은 지금 현재 진행형으로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있는 사항들을 기반으로 하여 곧 실현될 일들이나 아직 실현까지는 멀었지만 가능성을 탑재한 아이디어들이 구현된 가상의 미래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독자들 대상이 아이들인지라 설명 자체는 간략하지만 그림이 실감나게 그려져 있어 실제 아이디어가 구현된 후의 세상에서 인류가 살게 될 삶을 훈수를 두며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집안 일을 해주는 로봇은 기본이고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청소와 요리를 해주는 로봇!) 인공지능이 적용된 집은 나의 기분에 따라 원하는 모양과 색으로 인테리어를 바꿀 수 있고 거울만 봐도 나의 몸 상태를 분석하고 건강을 체크해주기도 한다.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가상현실의 세계는 4D를 넘어서 촉각까지 경험할 수 있고 브레인터넷(브레인 + 인터넷) 기술은 동물과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해준다. 공중이나 수중에 설계된 미래 도시, 그리고 달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같은 기술은 하드 SF 소설에서도 많이 봐왔던지라 낯설지 않지만 나의 삶에서는 실제 이런 세상이 펼쳐지기는 어렵다고 생각하니 많이 아쉽다.
인류의 삶을 윤택하게 해 줄 과학적, 기술적 진보는 그것이 희생시킬 대가가 무엇인지, 그로 인한 결과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신중한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늘 그렇듯 인류는 이기적이고 공정하지 못하다. 이익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게 되어 있다. 나는 사실 지구가 인류를 참아내지 못한다면 언젠가는 어떻게 해서든지 인류를 멸종시킬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지구가 참아줄 수 있는 만큼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 지 함께 고민해 보는 것도 의미있는 시간이겠다. 비록 내 세대는 아닐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