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의 실루엣 - 그리스 비극 작품을 중심으로 빠져드는 교양 미술
박연실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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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 비극 3대 작가는? 아이스퀼로스, 에우리피데스, 소포클레스! - 학교 다닐 때 그들의 작품은 단 일도 읽어보지 않았으면서 무조건 이름만 외웠었는데, 그 때 외운 이름이 절대 안잊힌다. 그리스 비극은 신화에서 주 스토리 중의 하나임으로 내용은 모르는 것이 없으나 그리스 신화의 내용과 (물론 그리스 신화도 버전마다 내용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그리스 비극의 내용이 다른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니까 영화의 원작과 영화가 다른 것과 비슷하다. 작가들의 비극은 실제 공연을 염두에 두고 쓰여진 시나리오인지라 아마도 관객이나 시대와 맞게 각색한 부분이 있다는 뜻이다.


   그리스 비극의 스토리는 문학이나 미술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매력적인 소재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그리스 로마 문화의 고전적 양식에 대한 새로운 관심에서 시작된 신고전주의 미술 사조는 추구하는 방향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고대 그리스나 로마 예술이 보여주던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목표했던지라 그리스 신화를 주제로 한 그림들이 많다. 책의 제목에서는 짐작하기 어려우나 (그런 면에서 제목이 아쉽긴 하다) 이 책은 위에서 언급한 3대 비극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비극의 장면들을 다룬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신고전주의 화파들의 작품이 압도적인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 신고전주의는 미술사에서 그렇게 높은 평가를 받는 사조가 아닌지라 (물론 이름난 화가들이 있기는 하지만) 작품성보다는 그리스 비극을 당시 화가들이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했는지에 방점을 두고 감상하는 것이 좋다. 다양한 버전의 그림들을 화가의 소개와 함께 자세하게 다루고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신화와 비극작품의 다른 부분도 짚어주고 있어 도움이 된다. 비극은 말 그대로 비극적 결말이라는 공식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결말이 훈훈하게 끝나는 것들도 있어 놀라웠다. 물론 훈훈하다는 뜻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해피엔딩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운명 속에서 그리 불행한 결말은 아니라는 점에서 비극이 사람들에게 주었던 카타르시스나 위로 등을 짐작하게 한다.


   신화와 미술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전반적으로 흥미있게 읽은 작품이다. 하지만 몇가지 너무나 분명하게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어 남겨본다.


* p25 아벨 드 푸졸이 그린 <이피게네이아의 희생>에 대한 설명에서 '이피게네이아를 대신하여 희생할 수사슴은 주변에 보이지 않지만'이라고 했는데, 그림 제단 위에 사슴이 아주 분명하게 떡하니 놓여있다.

* 트로이의 왕 이름이 Priamos 즉 프리아모스인데 프라이모스라고 함. PRI를 프라이로 발음한다고 하더라도 프라이아모스가 되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읽는 내내 거슬려서 검색해 봐도 프라이모스라고 하는 곳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 p289 <시녀들>을 그린 바로크 시대의 화가는 요한네스 베르메르가 아니라 디에고 벨라스케스이다.

* p298 이건 사소한 부분이긴 하나 그래도 거슬려서 ㅎㅎ 이올라오스가 데모폰에게 자신과 헤라클레스의 자녀들의 안위를 부탁하면서 '언젠가 이승에 가서 테세우스와 헤라클레스에게 자신들을 환영해주고 보호해준 일을 세세하게 고하며 칭송하리라'라고 되어있는데, '이승'이 아니라 '저승'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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