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품격 - 착하게 살아도 성공할 수 있다
양원근 지음 / 성안당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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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계발서를 읽지 않게 된 지 20년은 넘은 것 같다. 그런데 저자가 출판 기획사의 대표라는 점이 눈에 띄었다. 날마다 책을 선택하고 읽는 독자로서 출판 기획사의 대표가 추구하는 '부의 품격'이라는 것이 궁금했다. 답을 먼저 말하자면 저자는 '선의지'가 바로 그것이라고 한다. '선의지'의 개념을 저자는 칸트에게서 찾는다. 칸트에게 선의지란 행위의 결과와는 상관없이 그 자체로서의 가치를 지니는데 저자는 여기에 '실천적이고 능동적인 의지'까지 포함하여 좀 더 적극적인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저자는 책 전체를 통해 일관되게 '선의지'를 강조한다. 추상적인 개념을 전달하기 위해 자신의 경험과 거기에서 얻은 선의지의 법칙을 매칭하여 기술하는데, 내가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 바로 저자의 경험 파트이다. 출판 기획사는 국내외 출판물을 중개하는 저작권 에이전시이다. 출판사는 잘 팔릴 책을 원하고 에이전시는 잘 팔릴만한 책을 기획하거나 발견하여 소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언뜻 생각하면 책을 소개해주거나 해외 작품인 경우 판권을 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에 어떤 선의지가 개입되는지 의아해 할 수 있으나 아까 말했듯이 저자의 선의지는 단순한 착함이 아니라 '의지'를 포함하는 것이다. 그러니 거래가 성사되기 위해 기울이는 저자의 노력이, 그리고 그 노력이 방아쇠 역할을 하여 일의 성공 뿐만 아니라 연쇄적인 선의지의 발현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저자가 기획한 많은 책들의 분야가 자기계발서라 사실 베스트셀러라 할지라도 나에게 직접적인 감흥은 없었지만 책의 제목과 디자인에 관한 철학에는 공감할 수 있었다. 다만 '따라하기'는 적정한 선을 유지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나오는 신간들의 제목들이 유행어를 기반으로 한 것들이 많은데 내 취향과는 좀 거리가 멀다. 물론 저자의 말대로 잘 팔릴 수는 있겠다.


   저자는 선의지를 설명하기 위해 '잘 팔리는' 책을 무대에 세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잘 안팔리지만 신념을 가지고 소수의 독자를 위해 우직하게 꾸준히 책을 출간하는 출판사들이야말로 진정한 '선의지'를 지닌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선의지가 부나 성공의 도구가 될 수도 있지만 신념의 온전한 가치로 작용할 때 그 본질이 잘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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