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노블] 밤으로의 자전거 여행 - 라이언 앤드루스

밤으로의 자전거 여행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2022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 2021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ㅣ 에프 그래픽 컬렉션
라이언 앤드루스 지음, 조고은 옮김 / F(에프) / 2021년 3월

우리는 간단한 규칙 두 개를 지키기로 약속했다

규칙1 : 아무도 집에 돌아가지 말 것

규칙2 : 아무도 뒤돌아보지 말 것

- 본문 처음에서

원제(This was Our Pact)가 알려주는 것처럼 이 그래픽 노블은 '약속'을 메인 테마로 삼고 추분 축제의 등불 띄우기에 얽힌 전설을 덧입혀 그 나이 때의 아이들만이 가진 상상력과 모험심을 환상적인 그림들로 그려낸 일종의 성장소설이다. 에프의 그래픽 컬렉션은 꽤나 볼만한데다 소장가치도 있어 에프에서 새로운 그래픽 노블이 출시될 때면 기대가 된다.

주인공 벤과 친구들은 추분 축제 때 강물에 띄우는 등불들의 운명이 궁금하다. 옛날 노래 가사처럼 정말 하늘로 날아가 별이 되는 걸까? 아니면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사라지는 걸까? 그것도 아니면 그저 강에서 가라앉아 끝이 되는 평범한 운명인 걸까? 그래서 올해에는 꼭 등불들을 따라 그들의 마지막을 지켜보겠다고 약속한다. 나도 어렸을 때 곧잘 하곤 했던 친구들과의 수많은 약속들이 떠올랐다. 그 중 하나라도 지켰던 것이 있던가. 그 수많은 맹세들은 어디로 가버렸을까.

벤과 친구들을 멀리서 뒤따라오는 너새니얼은 한마디로 왕따를 당하는 아이인데 벤의 아버지와 너새니얼의 아버지는 친한 친구이다. 벤은 너새니얼이 신경 쓰이면서도 너새니얼에게 말을 걸면 자기까지도 왕따를 당할까봐 거리를 둔다. 하지만 꼭 끝까지 등불을 따라가지고 철썩 같이 맹세했던 친구들은 하나 둘 씩 핑계를 대며 집으로 돌아가고 결국 벤과 너새니얼만이 이 모험을 계속 하게 된다.

중간에 말하는 곰을 만나기도 하고, 길을 잃기도 하고, 지도를 얻기 위해 마법사의 집으로 가게 되는 등 나도 어렸을 때 책을 읽으며 상상했던 많은 일들이 벤과 너새니얼에게 일어난다. 이게 그냥 글로만 쓰인 이야기였다면 흔한 성장소설이었겠지만 책 속의 환상적인 그림들은 나의 어린 시절을 거쳐간 수많은 애니메이션들이나 동화를 추억하게 하면서 펼쳐진다. 특히 동굴 속 장면은 압권이다. 나에게 벤과 너새니얼이 했던 동굴 속의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면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물론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이런 말을 마구 내뱉는 어른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 우울하지만).

벤과 너새니얼은 과연 등불들의 운명을 알게 될까? 말하는 곰은 처음 물고기 잡기라는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임무를 완수하게 될까? 호수마을을 방문하는 '깨달은 자들'은 은하수를 따라 호수마을을 잘 찾을 수 있을까? 이 세가지의 이야기는 모두 개별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사실 모두 연결되어 있다. 마지막에 벤과 너새니얼은 새로운 규칙을 세우며 신나게 자전거 패달을 밟는다. 그 새로운 규칙이란,

결코 집으로 돌아가지 말 것

결코 뒤돌아보지 말 것

- 본문 마지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