렝켄의 비밀 올 에이지 클래식
미하엘 엔데 지음, 유혜자 옮김, 베른하르트 오버디에크 그림 / 보물창고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미하엘 엔데의 대표작은 '모모'이다.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안읽어본 사람 있을까? 그 정도로 유명하다는 뜻이다. 나는 출간된 지 2년 정도 지난 후에 읽었다.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말로 회자되었었는데,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말 자체가 좀 이상하다. 동화가 어른용 어린이용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암튼 <모모>를 읽은 후, 마음 속에 모모 한명을 키우면서 살았다고 해도 좋을만큼 인상적이었다. 이후 미하엘 엔데의 다른 작품을 읽겠다는 건 책을 구입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지금까지 잘 모셔놓았다.


   출간된지 15년이 지난 <렝켄의 비밀>은 11편의 동화가 실려있는 단편집으로 표제작 '렝켄의 비밀'은 '마법의 설탕 두조각'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는데, 엄마 아빠가 자신의 말을 잘 안들어주고 하고 싶지 않은 일만 시키는 것이 불만이었던 한 꼬마가 요정을 찾아가 엄마 아빠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을 때마다 키가 절반씩 작아지는 마법의 설탕 두조각을 받아 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내용이 어떻게 진행될 지 짐작할 수 있다. 이솝우화만큼 노골적인 교훈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책에 실린 많은 단편들은 우화의 성격을 지닌다. 하지만 '혀 꼬이는 이야기'나 '리룸 라룸 빌리 바룸'처럼 말장난이나 아이들이 많이 하는 말꼬리 잡기를 소재로 순전히 읽는 재미를 위한 작품도 있으니 우화가 썩 내키지 않은 독자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혀 꼬이는 이야기'는 마법의 주문보다 더 어려운 발음 덕에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만한 이야기가 될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모모> 보다는 덜 매력적이었지만 마법이나 판타지 같은 애정하는 소재들로 이루어진 작품들이라 이미 퇴색해가는 상상력을 조금이나마 반짝이게 해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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