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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 - 책덕후가 책을 사랑하는 법 ㅣ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데비 텅 지음, 최세희 옮김 / 윌북 / 2021년 1월
평점 :
완전 취향 저격 감성 카툰 에세이를 만났다. 모르겠다, 내가 진정 책 덕후인지는 모르겠으나 책을 좋아하는 건 사실이니 덕후에 가깝다고 해두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앗! 이건 내 이야기 아닌가! 라고 킥킥대며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카툰이다. 책 읽는 기쁨은 언제 알게 된걸까 생각해본다. 어렸을 때는 책을 정말 좋아했다. 세계 명작 전집을 읽고 또 읽고 했던 기억이 난다. 중학교 때에도 책을 많이 읽었던 생각이 나고 고등학교 와서부터는 책 읽는 기쁨에서 서서히 멀어졌던 것 같다. 그러다 30대가 되어서야 다시 책 읽는 기쁨을 되찾았다. 책 읽는 즐거움이 없었다면 지금 무슨 재미로 하루하루를 보낼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책덕후인 저자의 모든 생활이 어떻게 책을 중심으로 돌아가는지 심플하지만 정곡을 제대로 짚어주는 카툰이 아주 제대로다. 고개를 크게 끄덕끄덕하면서 대박 공감!을 외치기도 하고 아..난 이 정도는 아니네 라면서 아직 책덕후의 수준이 되려면 멀었군 하며 나름의 위로를 해보기도 한다. 왜 책이 좋을까? 저자의 말처럼 책은 '순수한 기쁨'과 재미를 주고 '엄청난 여운'을 남긴다. 내가 가보지 못한 세상을 보여주고 살아보지 못한 삶을 상상하게 해준다.

책 읽는 즐거움을 논하는 것 이외에도 책덕후라면 공감할만한 컷들이 많아 몇 페이지 소개해보자면, 우선 '책덕후가 공포를 느낄 때'는 언제일까라는 부분이다. 나 역시 책을 빌려주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편인데 (차라리 한권 사주는 게 맘 편하다), 유일하게 여동생에게만 빌려준다.

책 덕후는 책을 구입할 때도 비이성적이고 막무가내이다.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이 나오면 무턱대고 구입하기도 하고 같은 책을 판본이 다르거나 리커버 한정판이라는 이유로 여러권 구입하는 마케팅의 희생양이 되기 일쑤다.


나는 지금 읽지 않을 책을 구입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한다. 미래에 내가 더 이상 책을 살 수 없는 처지가 될 때를 대비하여 살 수 있을 때 사놓아야 한다고. 노후를 대비한 일종의 책연금이라고나 할까. 세상의 책덕후들을 '혼자가 아니다'라고 위로하는 감성 카툰 에세이가 주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어디에도 책만한 세상은 없'고 날이 좋아,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책읽기 좋은 날'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