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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술관에 간다 - 전문가의 맞춤 해설로 내 방에서 즐기는 세계 10대 미술관
김영애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1년 1월
평점 :
하늘길이 막혀 가장 아쉬운 점 중 하나는 유럽에 널려있는 미술관들을 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래서 세상만사 모든 일이 할 수 있을 때 해야하고 갈 수 있을 때 가야한다고 하는가보다. 책으로는 온전히 달래지지 않는 아쉬움이지만 책이라도 있어 다행이라 여기며 세계 10대 미술관 투어에 나서본다. 마로니에북스에서 나온 미술서적은 언제나 신뢰를 준다. 저자가 김영애님이라는 것도 마찬가지.
사실 '세계 10대 미술관'을 선정한다는 것 자체가 결정장애가 있는 나 같은 경우 어림도 없을터이다. 거기에 각 미술관에서 대표작 10개만 뽑는다는 건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수천점 수만점의 작품 중에서 겨우 100개를 꼽으라니, 불가능하다. 나한테 그 일을 하라고 하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저자가 선택한 10대 미술관은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박물관, 영국의 내셔널 갤러리,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뉴욕 현대미술관, 이탈리아의 우피치 미술관, 스페인의 프라도 미술관,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과 반 고흐 미술관, 그리고 러시아의 에르미타슈 미술관이다. 개인적으로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에르미타슈 미술관은 가보지 못했다. 바티칸 박물관과 오스트리아의 빈 미술사 박물관, 런던의 코톨트 미술관과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 등이 포함되지 않아 아쉽기는 했지만 좋아하는 미술관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으니 저자가 중간중간 포함하지 않은 미술관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만족해본다.
미술에 관한 여러 저서를 쓴 저자답게 이번 책도 만족스러웠다. 선정된 100점의 그림은 대부분이 책의 양쪽 면을 모두 할애하여 고화질의 도판으로 실려있고 참고 그림들도 풍부하게 실려있어 100점이라는 숫자의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저자의 전문적이면서도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풀어낸 해설도 최고임은 물론이다. 대부분이 이미 보았던 혹은 알고 있는 그림들이었지만 신기한건 볼때마다 전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무언가가 보인다거나 그 때는 느끼지 못했던 감동을 새롭게 느끼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미술서적이나 그림을 끊임없이 찾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오타가 아니라 단어를 잘못 쓴 듯한 부분이 있어 명시해본다.
p27 : 나폴레옹은 황제로부터 왕관을 받지 않고 스스로 관을 썼다. -> 황제가 아니라 '교황'이어야 맞다.
p35 : 그녀도 왼손을 높이 올려 자유의 횃불을 들고 있다 -> 자유의 여신상은 왼손이 아니라 '오른손'에 횃불을 들고 있다.
p119 : 1888년 여름, 고흐의 방문을 기다리며 그린 두 작품 중 -> 고흐가 아니라 '고갱'이어야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