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크리스마스 캐럴 - 1843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찰스 디킨스 지음, 황금진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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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두쇠의 대명사는 누구? 그렇다, 바로 스크루지 영감! 찰스 디킨스의 이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해서 아마 모르는게 이상할 정도이지 않을까. 6학년 때 반 연극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을 무대에 올렸던 기억도 난다. 그 때 난 무슨 역이었는지는 생각 안나는데 누가 스크루지 영감 역을 했는지는 지금도 기억난다. ㅎㅎ 하지만 딱 그 시절에 읽고 이후론 읽지 않았던 작품인데 이번에 더스토리에서 또 일을 냈다. 1843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으로 나온 것이다. 거기에 1843년 최초의 크리스마스 카드까지!


   내용은 너무 널리 알려져 있으니 말한다고 스포라고 할 것도 없겠다. 지독한 구두쇠에 성격도 까칠하고 심술궂은데다 남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생각하지 않는 스크루지 영감이 크리스마스에 7년전에 죽은 동업자였던 말리의 유령을 만나 경고를 들은 뒤 세 유령을 차례로 만나 진정한 크리스마스 정신을 깨닫는다는 내용이다. 사실 '구두쇠'는 스크루지가 가지고 있던 성향 중 한가지에 불과한데 우리는 그를 기억할 때 단지 구두쇠로만 기억한다. 이 역시 물질만능주의 시대가 낳은 유산이 아닐까. 스크루지는 사회부적응자, 아니 스스로 사회에 적응하고 싶어하지 않는 존재인데 그가 태어날 때부터 이랬던 건 당연히 아니다. 스크루지가 만난 세 유령은 그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며 그가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고 크리스마스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역자 해설을 통해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사실은 찰스 디킨스의 이 작품이 발표되기 전에는 크리스마스가 모든 이들이 즐기는 축제가 아니라 교회의 공적 행사였을 뿐이였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기원이 이교도의 태양신을 숭배하는 축제에서 왔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당시 청빈함을 강조했던 청교도 정신을 생각해보면 그랬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찰스 디킨스의 이 작품으로 인해 가족끼리 모여 한해를 마무리하고 감사하는 마음과 다른 이들을 생각하는 크리스마스 정신을 축제화 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하니 단순히 성격 까칠한 구두쇠 노인이 개과천선한 이야기로만 간주하는 건 불경죄 내지는 명예훼손으로 고소 당하지 싶다.


   난 크리스마스를 그저 하나의 빨간 날로만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크리스마스에 <크리스마스 캐럴>을 읽으니 좀 특별한 느낌이었다. 스크루지가 만났던 세 유령들이 나에게도 찾아온다면 나는 나의 어떤 모습을 보게 될까라는 약간은 오싹한 생각도 들면서. 아..그리고 이번에 새삼 느낀건데 찰스 디킨스의 유머 감각도 상당하더라는. 스크루지의 남의 속을 빡빡 긁는 말들을 유령이 다시 스크루지에게 되갚아 줄 때 느껴지는 그 섬뜩함에서는 와..진짜 말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년 크리스마스에는 <크리스마스 캐럴>을 읽는 습관을 만들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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