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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언젠가는 쓸모있는 과학상식
팝카로 지음, 줄리앙 솔레 그림, 김병배 옮김 / BH(balance harmony) / 2020년 10월
평점 :
아..정말 이렇게 (좀 지난) 유행을 따르는 개성없는 번역 제목은 별로야 라면서 원 제목이 뭔지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놀라지 마시라. 원 제목은 Zeropedia : all you need to know about all you need to know 이다. Zeropedia는 백과사전을 뜻하는 Encyclopedia 내지는 Wikipedia를 비튼 듯한 제목이고 그 뒤의 길고 긴 말장난을 우리말로 번역하려니 <알아두면 언젠가는 쓸모있는 과학상식>이라는 제목이 탄생한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방점은 Zeropedia에 두어야 할 듯 하다. 그러니까 이 책은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혹은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거나 또는 별로 알고 싶어하지 않을만한 과학 지식을 6컷짜리 만화로 풀어낸 것이다. 그러니 진지한 제목보다는 뭔가 유머러스하고 개성있는 제목이 어울릴 것 같다라는 뜻이다.
또 쓸데없이 장광설을 늘어놓았지만 이 책 재미있다. 가끔 프랑스 사람들만 이해할 것 같은 유머가 있기는 하지만 빵하고 웃음이 수시로 터지고 어딘지 고풍스러운 느낌의 만화가 완전히 내 취향이다. 아래와 같은 질문에 예외를 두지 않고 무조건 6컷짜리 만화로 답을 하는 것이 과연 쉬울까?
블랙홀은 무엇일까?
점묘주의란 무엇일까?
전자레인지는 어떻게 음식을 데울까?
극저온학이란? 등등
이 책에는 이런 질문들이 52개가 있고 그에 대한 6컷짜리 만화로 이루어진 답이 52개가 있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질문 하나만 시식해보자면, '적외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래와 같다.

이 외에도 목욕하다가 부력의 원리를 발견한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에서는 '아르키메데스가 샤워까지 했더라면 만유인력의 법칙마저 발견했을지도' 모른다고 응수를 하기도 하고 복어에 관한 이야기에서는 재치있는 만화컷들이 낄낄거리게 만드는 등 순식간에 어느 새 마지막 페이지에서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과학 질문만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서프라이즈' 프로그램에 나올법한 현상이나 테이블 대화용 소재로 삼을만한 상식도 제법 있어서 주식은 아니지만 깜짝 간식으로 활용하면 좋을 듯 하다. 이 책을 읽다가 수록된 질문들에 대한 좀 더 진지한 버전의 답을 원하게 되는 놀랄만한 일이 일어나게 될 줄 누가 알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