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플라스의 마녀 라플라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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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만에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이다. 서재 정리를 하고 났더니 이제 웬만한 책들은 눈에 바로 보이는데다가 쉽게 빼낼 수 있게 정리되어 있어 구입해놓고 읽지 않은 책들을 마음 내킬 때 한권씩 꺼내 읽기 수월해졌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들은 작가별 정리로 되어있어 이제 모두 한곳에 모이게 되었다. 뿌듯뿌듯.


   지금까지 읽은 대부분의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들은 진정한 악인이 없었다. 그러니까 살인 등을 저지른 범죄자가 있기는 하지만 그들의 인간적 고뇌나 갈등이 함께 그려져 있어 추리 소설임에도 독자는 범인의 입장을 한번쯤은 생각해보게 되는 작품이 많았다. 그렇다고 범죄를 정당화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절대 악인이 등장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게다가 이번에는 뇌과학과 관련된 의학이 접목되면서 <인어가 잠든 집>에서처럼 과학과 의학에 관한 개인의 욕심이 윤리의식을 넘어설 때 오는 위험성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게 한다.


   이야기는 무작위로 뿌려지는 것처럼 보이는 단편적인 떡밥들로 시작한다. 제목 <라플라스의 마녀>는 수학자 라플라스의 가설에서 온 것이다. 라플라스는 만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원자의 현재 위치와 운동량을 파악해내는 지성이 존재한다면, 그 존재는 물리학을 활용해 그러한 원자의 시간적 변화를 계산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고 미래까지 완전하게 예지가 가능하다라는 가설을 세웠다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지성을 가진 존재에게 '라플라스의 악마'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소설에서는 바로 그 지성을 가진 존재의 첫 출현을 다루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그러한 능력을 가진 존재에게서 인간의 보편적 감정이 배제되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그려낸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리 저리 검색하다가 <라플라스 마녀> 프리퀄인 <마력의 태동>이 작년에 번역되어 나왔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라플라스 마녀 사건의 1년전 이야기로 시작하여 라플라스 마녀 사건까지를 마도카의 시선으로 바라본 이야기인 듯 하다. 오호..'라플라스 마녀' 시리즈를 기대해도 될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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