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라이브러리 - 유혹하는 도서관
스튜어트 켈스 지음, 김수민 옮김 / 현암사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요즘 서재를 정리 중이다. 13년 전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왔었을 때 벽의 한쪽 면을 책장으로 만들면서 나의 로망이 실현되었다며 좋아했었다. 그 이후로 책장이 4개쯤 더 생겼고 그것도 모자라 바닥에 산더미처럼 쌓아두기 시작했다. 오래 전에 구매한 책을 찾으려고 하면 어디있는 줄은 알지만 빼낼 수가 없다. 볼때마다 이게 뭔짓인가 싶어 드디어 정리하기로 결심했다. 서재 책장 반대편에 있던 안쓰는 책상을 빼고 슬라이딩 책장을 넣기로 했다. 책상과 그 옆 책장에 가득 쌓여있던 책들은 현재 거실과 안방에 쌓여있고 슬라이딩 책장이 배송되기만을 기다리는 중이다.


   내 서재 하나에 있는 책들도 이러할진대 도서관 사서들은 어떻게 책들을 관리하는지 궁금했다. 지금이야 체계적인 방법도 있고 컴퓨터도 있다고 하지만 아주 옛날에는 어땠을까. 최초의 도서관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가끔 도서관을 무대로 한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보면 도서관이라는 장소가 주는 신비감과 경외감이 한몫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애서가들의 서재 또한 동경의 대상이다. 제본사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을 읽을 때는 충격과 동시에 제본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다.


   이 책은 나와 비슷한 독자라면 재미있게 읽을만하다. 책이 없는 도서관(책이 없는 도서관!이라니.. 이야기와 노래를 구전으로 전승하는 원주민에 관한 이야기이다)부터 시작해서 최초의 기록으로 여겨지는 점토판을 모아놓은 도서관, 그 유명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진실, 완벽한 필사를 향한 노력과 그 노력을 수집하는 애서가들. 비열한 애서가들의 수집벽과 책도둑들의 활약, 화재 혹은 방치로 인해 소멸되거나 손상된 책들, 정치적 목적을 위한 분서 행위들, 도서관에 얽힌 비밀스러운 이야기들과 도서관이 소장한 개방되지 않은 보물들. 그리고 책을 관리하는 사서들 이야기까지, 도서관과 책에 관한 이야기의 집결판이다.


   단, 저자의 박식함으로 인해 무수히 인용되는 이름들과 저자만 알 것 같은 (혹은 저자가 속한 문화권에서만 통할 것 같은) 뜬금없는 유머코드, 그리고 가끔 만나게 되는 저자의 의식의 흐름 속 이야기 같은 것들만 잘 극복하면 더없이 재미있는 책과 도서관의 역사를 만나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