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묻고 베네치아로 답하다
김영숙.마경 지음 / 일파소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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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때문에 여행을 갈 수가 없으니 몸도 마음도 들썩거린다. 이럴 땐 여행과 관련된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혹은 책이 대체품이다. 이미 가본 곳은 가본 곳대로, 가보지 못한 곳은 못한 대로 마음을 설레게 한다. 책장에 수많은 여행 관련 책들이 있지만 이번에는 이 아이를 골라봤다. 영화 속 베네치아와 현실의 베네치아를 적절하게 버무려 놓은 책이다. 영화 속에서 만난 장소를 실제 가서 보았을 때 실망한 적이 아마도 몇번은 있을 것이다. 카메라 앵글 속 장소는 스토리와 결합하면서 훨씬 더 아름답고 로맨틱하게 혹은 더 애잔하게 보이는 법. 그래서 이 책은 저자가 두 사람인데, 한 사람이 영화 속 베네치아를 이야기하면 다른 한 사람은 현실 속 베네치아로 바로 현타를 날린다.


   나는 사실 베네치아를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도시 자체를 좋아하지 않다기 보다는 그저 관광객들을 등쳐먹으려는 사기꾼들이 베네치아에 특히 많은 것 같아 별로다. 관광객들이 그 도시를 망쳐놓은 것도 사실일테지만 마음놓고 아름다운 도시를 둘러보지 못한다는 것도 안타깝다.


   책에서는 총 7편의 영화가 등장한다. 베로니카/리틀 로맨스/섬머타임/카사노바/돈 룩 나우/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베니스의 상인인데, 아쉽게도 가장 최근 영화가 2005년작 <카사노바>이고 대부분이 1900년대 중후반의 영화라 지금 찾아보기는 어렵다. 실제 영화에 등장하는 베네치아를 볼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테지만 책에 수록된 사진들로 만족해본다. 나의 예전 앨범들을 들쳐본다면 아마도 비슷한 풍경 속에서 영화 속 장면들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미션은 다음에 도전해보는 걸로.


   영화 이야기가 먼저 나오고 영화의 시대적/공간적 배경 속에 등장한 인물이나 장소에 대한 역사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리고 또 하나의 보너스 샷은 베네치아와 관련된 화가들과 그림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영화, 역사, 미술 속 베네치아를 모두 보여주려 노력한 셈이다. 왠지 분위기는 시리즈로 나올 것 같은데 찾아보니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좀 더 많은 영화, 찾아서 볼 수 있는 좀 더 최신 영화들이 포함되었더라면 더더 좋았을 것 같아서 생각난 김에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찾아봤더니 의외로 최근 영화가 별로 없다. <투어리스트, 2010> <이탈리안 잡, 2003> <007 카지노 로얄, 2006> <베니스에서의 죽음, 1971> <센소, 1954> <월요일 아침, 2002> <에바, 1962> <쳐다보지 마라, 1973> <스파이더맨 파프롬홈, 2019>. 아뭏튼 영화와 여행의 조합은 언제나 환영이다. 거기에 미술과 역사까지 덤이라면 뭐 일단 읽고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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