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작은 아씨들 2 (1869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초호화 벨벳 에디션) - 영화 원작 소설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공민희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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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아씨들> 2편은 1편으로부터 3년이 지난 뒤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친절한 작가님은 그 3년동안 마치가와 주변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요약정리해서 설명해주시는 걸 잊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2편을 훨씬 재미있게 읽었다. 아마도 1편의 이야기는 어렸을 때 너무 많이 읽어서 익숙하기도 했고 어렸을 때 읽었던 2편의 이야기는 디테일이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점도 한몫했다. 동화책으로 나왔던 <작은 아씨들>은 이 뒷부분 이야기가 거의 생략되었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을 품어본다. 특히 베어 교수와 조의 이야기는 아예 없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역시나 이야기는 굉장히 교훈적인 면이 두드러진다. 어떤 사건들이 일어나지만 늘 그 사건들은 주변의 훌륭한 조언과 그 조언을 잘 새겨듣는 착한 마음들로 인해 잘 마무리가 되는데 당시의 출판 환경과 독자들이 바라는 어떤 기준같은 것들을 맞추기 위한 작가의 노력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마도 이런 생각들은 최근 그레타 거윅 감독의 영화 <작은 아씨들>에서 받은 인상이 더해져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에 조와 베어 교수가 만든 학교도 '남자아이들을 위한 학교'라니! 평소 조의 성향과 작가가 마치네 네 자매를 통해 그동안 이야기하고 보여주던 모든 가치관들이 갑자기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그런 느낌이었달까. 그럴 수 밖에 없었던 무언의 압력이 있었다고 믿어보고 싶다. 실제로 그 다음에 출간한 <Little Men>에서는 그 학교에 여자아이들도 있는 설정이었다고 하니 아마도 작가 역시 그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었을지도.

 

   어렸을 때는 조는 왜 로리의 청혼을 거절한 것일까라고 엄청 안타까워했던 것 같다. 지금 다시 읽으면 그보다 더 잘한 결정이 없는 것 같은데 말이다. 같은 성향을 지닌 사람들은 연인보다는 친구로 지내야만 좋은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는 작가의 통찰!에 감탄한다. 2편에서는 편지가 많이 등장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편지들이 가장 좋았다. 조가 뉴욕에서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 에이미가 유럽에서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를 읽다보면 신기하게도 실제 편지 속에서는 언급하지 않는 그들의 진짜 마음이 다른 이야기들 속에 숨어 있음에도 가장 잘 드러나게 된다는 점이 묘하게 매력적이라고나 할까.

 

   전혀 기억 속에 있지 않았던 장면 중 하나는 조가 어느 신문에 기고한 <다락방에서>라는 시였다. 이 시는 베어 교수가 조에게 찾아오게 되는 계기가 되긴 하지만 그 사실보다는 시를 통해 메그, 베스, 에이미와 함께 했던 시절을 추억하는 조의 절절한 마음(특히 베스)이 느껴져 내가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로 남게 될 것 같다. 영화에서 조가 출간하는 '작은 아씨들'이란 작품(실제 책에서는 이 장면은 없다)의 바탕이 되는 것이 바로 이 시가 아닐까라고 생각해본다.

 

   다시 읽은 <작은 아씨들>은 어렸을 때 읽었던 <작은 아씨들>과 분명 다르게 느껴졌지만 마치 부인의 이 마지막 말만큼은 그대로 가져다가 잘 보관해두고 언젠가 나 역시 이렇게 말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Oh, my girls, however long you may live, I never can wish you a greater happiness than this! 아, 우리 딸들, 너희들은 앞으로 얼마나 살든 지금만큼만 행복하면 소원이 없겠다! 

본문 p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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