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작은 아씨들 1 (1896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 영화 원작 소설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박지선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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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은 내가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을거야. 그러니 당신에게 사랑스러운 자녀가 될테고 각자 충실하게 임무를 다하면서 내면의 적과 용맹하게 싸워 훌륭하게 자신을 이겨낼 거야. 그래서 집으로 돌아갔을 때 나의 작은 아씨들이 더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우리라 믿어.

 

난 아버지가 '작은 아씨'라고 기꺼이 부르실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거야. (p24-25)

 

   어렸을 때 책이 닳도록 동화책으로 나온 <작은 아씨들>을 읽은 후로 성인이 되어서는 읽지 않았던 것 같고 개봉했던 영화 두편은 모두 보았다. 이 책을 다시 읽기 전까지 '작은 아씨들'이란 제목의 의미를 깊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야기가 시작할 때 마치가 네 자매들의 나이가 12살,13살,15살,16살이다. 당연히 아직 아이들이고 아이들은 보통 그 나이때 쯤 어른 흉내도 내고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이 한창일때이다. 그럴 때 전장에 가신 아버지가 쓴 편지에 자신들을 'Little Women'이라고 불러주면서 어른 대접을 해주니 감동이었던 거다. 그나저나 Little Women을 맨 처음 '작은 아씨들'이라고 누가 번역했을까. 사실 책에서 전달된 의미로 보았을 때 마땅히 번역할 우리말이 존재하지 않는 듯 하다. 그래도 '작은 아씨들'이라는 제목을 수십년 들어오다보니 이젠 입에 착 달라붙어서 작은 아씨들 아니면 안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사설이 길었지만 암튼 이 이야기는 마치가의 네 자매, 그러니까 메그, 조, 베스, 에이미가 '작은 아씨들'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나 할까. 각자가 생각하는 작은 아씨들의 모습은 모두 다르다. 물론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할일을 하고 내면에서 마구잡이로 분출되는 나쁜 자아를 꾹꾹 눌러야 한다는 지금 생각으로서는 다소 고리타분한 공통의 숙제가 있기는 하지만 작가는 그 부분을 제외하고는 네 자매의 개성에 맞추어 자신만의 '작은 아씨들'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때론 눈시울 촉촉 감동을, 때론 큰 웃음을 주는 재미를 적절히 섞어가며 풀어나간다. 작가인 루이자 메이 올콧은 실제로도 네 자매 중 둘째였다고 하니 이야기 속 조가 작가의 분신이었다고 보면 되겠다.

 

   <작은 아씨들 1편>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이야기의 시작에서 1년이 지난 이후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그러니까 아버지가 안계셨던 크리스마스 즈음부터 아버지가 돌아오신 크리스마스까지의 이야기인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그 후의 이야기는 <작은 아씨들 2편>이고 그 뒤로도 작은 아씨들의 속편인 <작은 신사들 Little Men>과 <조의 소년들 Jo's Boys>가 출간되었다고 하는데 속편 두권은 한번도 읽은 적이 없다. 번역본이 없는 걸 보니 흥행을 하지 못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와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버리니 책을 덜 읽은 듯 하다. 두번째 이야기를 어서 읽으러 고고.

 

* 요즘 초판본 표지로 다시 리커버 되는 책들이 많은데, 내가 선택한 책은 1896년 초판본 표지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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