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사람들 - 미스 페레그린이 이상한 아이들을 만나기 전
랜섬 릭스 지음, 조동섭 옮김 / 윌북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기묘한(이상한) 아이들 시리즈를 생뚱맞게 <시간의 지도>부터 읽었다. 물론 첫번째 이야기는 영화로 보긴 했지만. 그래도 <시간의 지도>는 완전 푹 빠져서 읽을 정도로 매력적이었고 모든 시리즈를 다 읽겠다고 마음먹고 시리즈는 아니지만 기묘한 사람들 이야기의 기원이라는 이 책을 먼저 선택했다. 이 책은 재미있게도 이상한 아이들 중의 한명인 투명인간 밀라드 눌링스가 기묘한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민담을 모아 발행한다는 설정으로 되어있다. 서명에 밀라드가 교육학 박사로 되어있는 걸로 봐서 루프안에서 살지 않고 일반 세상에서 살아 나이를 먹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마지막에 보니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과 지내는 동안 통신대학 강의로 스무개의 학위를 받은 문헌학에 뛰어난 학자로 나오는 걸 보면 여전히 아이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밀라드는 이 이야기를 읽는 이상적인 환경으로 '쌀쌀한 밤, 앞에는 타닥타닥 타오르는 벽난로가 있고 발치에는 쌔근쌔근 잠자는 엄숙곰이 있는 가운데'라고 했지만 이미 밖에는 벚꽃이 피었고 몸은 근질한데 꽃구경도 마음대로 못하고 집콕해야 하는 지금도 이 기묘한 사람들과 만나기에 나름 적합한 듯 하다.

 

   이야기속에는 총 10명의 기묘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아주 옛날에는 기묘한 사람들과 일반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섞여 살았는데 역시 인간들이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서로를 이용해먹고 같은 인간을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못된 습관을 그 옛날부터 가지고 있더라. 그리하여 기묘한 사람들은 경험으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아야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렇게 해서 서서히 기묘한 사람들은 일반인들에게서 멀어지게 된다. 10가지의 이야기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첫 '임브린', 그러니까 우리가 '미스 페레그린'으로 만났던 임브린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이다. 알다시피 임브린은 새로 변하는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알고 봤더니 임브린은 '여자로 변할 수 있는 새'였다. 최초 임브린은 참매였는데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에게 지어준 이름이 '이민'이었고 이민은 참매 언어로 '이상한 자'라는 뜻이다. 기묘한 사람들을 일반인들로부터 보호해주는 피난처인 시간이 무한 반복되는 루프도 이민이 만든 것이고 '임브린'이라는 이름도 '이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니 이 최초 임브린의 이야기는 이상한 아이들 시리즈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기록이라고 하겠다. 나머지 기묘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충분히 재미있으니 다 읽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이상한 아이들 시리즈를 탐독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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