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역사 다이제스트 100 New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17
한일동 지음 / 가람기획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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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다이제스트100 시리즈가 뭔가 했더니 각 나라의 역사를 100가지의 소제목으로 나누어 핵심적인 역사적 사실들만을 추려서 간략하고 쉽게 설명해놓은 시리즈이다. 시험대비 요점정리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맞을 듯 하다. 역사가 지루하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이런 책으로 간보기를 한 다음 추가로 관심있는 분야를 파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일 듯 하다. 아일랜드하면 생각나는 단편적 지식들이 있다. 제임스 조이스, 예이츠, IRA(아일랜드 공화군), 감자 마름잎병으로 인한 대기근, 그리고 식민지로서의 아픈 역사, 남북의 대립 등. 영문학 전공자로 제임스 조이스와 예이츠를 모르면 간첩일테고 1994년 영국에서 몇개월의 시간을 보냈을 때 지겹도록 들었던 이름이 IRA였다. 물론 그 때는 순전히 영국인의 입장에서 영국인의 입으로 들었던지라 당시 IRA의 이미지는 무력으로 무언가를 쟁취하려 하는 테러집단정도였다고 해두자. 그리고 아일랜드에 닥쳤던 끔찍했던 대기근은 너무나 유명한 역사이고 그들이 영국의 식민지였던 시절에 관한 부분은 우리나라의 그것과 자주 비교되기에 아는 정도. 이것이 아일랜드에 대한 나의 지식이었다.

 

   아일랜드에 관한 100가지 이야기이다 보니, 역사 뿐만 아니라 자연환경 혹은 기후에 대한 설명,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 그리고 종교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게 되는데, 책을 읽다보면 아일랜드의 역사는 그들의 땅과 언어와 종교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서는 온전하게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나라 전체가 마치 한덩어리의 비극으로 뭉쳐있는 그런 느낌이다. 제임스 조이스와 예이츠 말고도 아일랜드 혈통을 가진 문학가들은 놀랄 정도로 많고 IRA는 비록 무력이라는 방법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진정 아일랜드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투쟁했던 이들이고 7년간의 대기근은 자연재해가 아닌 방치된 인재였으며 영국이 아일랜드를 상대로 750년동안 가했던 행위들은 잔인하고 극악무도해서 평생을 사죄해도 충분치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왜 아일랜드인들이 영국을 그리도 싫어하는지 짐작하게 된다.

 

   현재의 아일랜드는 북아일랜드와 남아일랜드로 나뉘어 있고 남아일랜드는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이루어냈지만 북아일랜드 6개 주는 여전히 대영제국의 일부로 남기를 선택했다. 남아일랜드의 90%가 가톨릭교도인 반면 북아일랜드는 영국과 같은 신교도들이 대부분이며 남아일랜드의 공용어는 아일랜드어와 영어인 반면 북아일랜드의 공용어는 오로지 영어이다. 남,북 아일랜드의 대부분이 농업이 주요 산업이긴 하지만 남아일랜드는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을 받아들이지 않아 7년간의 대기근의 시기에 초토화된 반면 북아일랜드는 농업 이외에도 공업 등 산업혁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대기근의 직격탄을 피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여러가지 상황으로 결국 남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갈라설 수 밖에 없는 운명에 더해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 상황까지 와버린 것이다. 외부세력의 끊임없는 침략과 간섭으로 인해 비극적인 역사를 떠안을 수 밖에 없었던 점이 우리네와 비슷해 마음이 착잡해졌다.

 

   너무 간략하게만 기술된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역사 다이제스트의 기획 의도가 그런 듯 하니 좀 더 자세한 역사가 궁금한 독자라면 추가 독서를 통해 궁금증을 풀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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