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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 출간 70주년 기념 갈리마르 에디션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정장진 옮김 / 문예출판사 / 2019년 12월
평점 :
서재에 <어린 왕자>를 여러 출판사 버전으로 가지고 있는데 이번 갈리마르 에디션은 특별하다. <어린 왕자>는 프랑스어로 쓰였지만 실제 초판은 1943년 미국에서 영어 판본으로 출간되었다고 한다. 프랑스어판은 3년 후인 1946년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는데, 이번 스페셜 에디션은 그 출간 70주년을 기념하여 특별판으로 제작되었다. 단순히 책의 외형만 특별한 것이 아니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다큐에 버금가는 이야기들과 어린 왕자에 실릴 그림을 위한 데생과 수채화들, 그리고 생텍쥐페리 주변인들의 생생한 증언(?)까지 실려있다. 단순한 동화라고만 보기 어려운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설명들이 마치 한 나라의 탄생을 기리는 신화처럼 느껴진다.
탄생 설화 다음에는 진짜 <어린 왕자>가 실려있다. 다시 읽어도 아름답고 짠하다. 특히 여우와 길들임에 관해 이야기하는 부분과 마지막에 지구를 떠나기 위해 뱀을 찾는 모습,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마지막 부분까지 두근두근 읽어본다. '그 애가 돌아왔노라고' 생텍쥐페리에게 말해줄 수 있으면 좋으련만.
70주년 에디션의 스케일이 이것으로 끝일리가 없다. 아마도 이 특별판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은데 보아뱀이 삼킨 코끼리나 상자안에 든 양이 보이지 않는 어른들이라면 이 이어지는 세션에 주목해야 한다. 바로 '어린 왕자 읽기'! 어린 왕자의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이야기 속 메타포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것인데, 상상력이 부족한 어른들에게 안성맞춤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린 왕자, 나는 이렇게 읽었다' 코너까지... 이런 책은 어디에도 없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정말이지 이번 갈리마르 에디션은 어린 왕자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