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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를 알면 역사가 보인다 - 그림으로 보는 세계 신화 보물전
최희성 엮음 / 아이템비즈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처음 읽었던 세계신화를 다룬 책에 이런 말이 있었다. 신화란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너무나 인간적인 방법"이라고. 이번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이 말에 동감하게 되었다. 신화란 그저 예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황당무게한 이야기일뿐이거나 단순히 재미있으라고 만들어낸 이야기가 아니다. 각 나라 혹은 시대의 신화가 문명을 만들어내는데 어떠한 역할을 했으며 특히 역사에는 얼마만큼 영향을 미쳤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록이 바로 신화이다. 특히 이 책은 세계의 신화를 그냥 싣기만 한 것이 아니라 각 나라 신화의 중요한 모티브가 무엇이었으며 어떠한 역사적 배경에서 이런 신화들이 탄생했고 또 반대로 이런 신화들을 이용하여 어떤 역사들을 만들어냈는지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준다.
신화하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물론이고 세계 최초 문명의 탄생지라고 알고 있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신화 속 그 유명한 길가메시와 관련된 이야기, 메소포타미아와 이웃해 있으면서도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을 발전시키면서 3000여년이 넘는 기간동안 화려하게 발전했던 이집트 문명과 관련된 신화, 흔히 성경 속에서 많이 접하게 되는 헤브라이 문명의 신화, 비교적 생소한 아프리카, 폴로네시아 문명의 신화, 중국 및 일본과 인도 그리고 기타 아시아 국가들의 신화, 각종 영화와 소설 등으로 이제는 너무나 익숙한 북유럽 신화까지, 정말 말 그대로 세계의 신화를 집대성한 흔치 않은 기록 모음집이다. 또한 글만 빡빡하게 있으면 재미가 덜했을텐데, 페이지마다 이해를 돕는 풍부한 시각적 자료들인 그림과 사진들이 수록되어 있어 그림만 보더라도 세계의 신화들이 얼마나 비슷하면서도 다른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세계의 신화들이 대부분 창조신화와 대홍수 신화가 존재하고 완벽하지 않은 신들이 등장한다. 신들끼리의 불화에 인간들이 새우등 터지기도 하고 인간들의 잔꾀가 그들을 만든 창조주들을 농락하기도 한다. 신들이 인간을 질투하고 자신들의 지위를 넘볼까봐 괜한 트집으로 쓸어버리기도 한다. 이 세상의 모든 자연현상과 각 나라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들은 신들과 인간들이 남긴 애증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신화가 존재하지 않는 문명이 있을까마는..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들이 살지 않는 곳이 아닐까.
*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사실 : 핀란드가 북유럽 신화의 계통을 따르지 않는다는 점. 핀란드 신화는 다른 북유럽 국가들의 바이킹족 신화가 아닌 아시아계 핀족의 신화이고 핀란드어가 게르만어파가 아니라 우랄 알타이어족이란다!
* 우리나라 신화도 다루어줬으면 좋았을 걸.